축생들밖에 안 보이는데, 웬 백제인하시겠지만,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의 미완성작 '불새'의 마지막 편인 태양편의 주인공 이누가네 스쿠네는 늑대인간처럼 보이지만, 사람 맞습니다. 원래 이누가네는 백제 왕족 출신인 하리마로 백제 부흥 운동에 참전하였지만, 당군에 패하여 얼굴 가죽이 벗겨지고 거기에 늑대 얼굴 가죽을 뒤집어쓰게 되는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됩니다(태양편 첫 장면부터가 전멸한 백제 부흥군의 시체들 ㅠㅠ). 겨우 목숨을 건져서 왜로 건너가는데, 당시 왜도 격동의 시대인지라 이누가네 스쿠네는 진신의 난이라는 유명한 사건을 겪습니다. 그 와중에 요괴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도 발휘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백제인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콘텐츠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일본 만화의 거장이 멸망한 백제 왕족의 후손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야기를 그렸다는 게 신기합니다. 물론 백제 부흥 운동이 실패하고 일본 열도에서 본격적인 사건이 펼쳐지기에 백제의 풍습 같은 건 자세히 묘사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만, 사실상 '불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답게 이누가네의 인생 역정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럼 백제인이 지금 여우인지 고라니인지 재랑 합체하는거냐..?
덕분에 좋은 정보 알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