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몸밖에 나와있던 아기… 고난도 수술로 기적의 생존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심장을 흉강 안으로 넣고 가슴 부위를 배양 피부로 덮는 고난도 재건 수술에 성공(사진 가운데)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 태어난 박서린(현재 8개월) 양은 심장이소증을 앓았다. 태어났을 때 심장을 보호해야 할 흉골이 없고 가슴과 복부의 피부조직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흉부가 열려 있는 상태였다. 아기가 울면서 힘을 줄 때마다 심장과 폐 일부가 몸 밖으로 밀려 나왔고, 폐 기능이 극도로 저하돼 자가 호흡으로는 생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였다. 심장이소증은 심장이 흉곽 안에 위치하지 않고 몸 바깥으로 나와 있는 원인 불명의 초희귀 선천성 질환이다. 100만 명당 5~8명에게 발생하며, 환자의 90% 이상은 출생 전 사망하거나 태어나더라도 72시간을 넘기지 못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심장이소증 신생아의 생존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었다.
서린 양은 임신 12주 단계부터 심장이소증이 발견됐다. 다른 병원에서 희망이 없다는 말을 했지만,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태아의 심장 구조가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부모에게 출산을 권유했다. 서린 양이 태어난 후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수차례 회의를 통해 흉강 내 공간을 확보해 심장을 넣은 뒤 그 위를 배양시킨 피부로 덮어 흉부를 재건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은기 성형외과 교수가 개방된 흉부와 노출된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임시로 인공 피부를 덮는 수술을 시행했고, 최세훈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심장을 흉강 내에 넣는 수술을 했다. 6월 10일에는 김 교수가 서린 양의 피부를 소량 떼어 배양한 자기 유래 배양피부를 흉부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서린 양은 건강을 점차 회복해 일반병동으로 이동할 수 있었고, 최근 퇴원해 정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다니면서 이상 없이 성장하고 있다. 향후 최종 교정을 위해 3세 이상까지 성장을 기다린 후에 추가 수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린 양의 어머니는 “치료 사례와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서울아산병원 모든 의료진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치료 방법을 찾아내며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 백재숙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심장과 교수는 “한 걸음이라도 계속 내딛으려는 마음이 새로운 가능성과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희귀질환을 가진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건강하게 잘자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