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5165290

공포)장례놀이

공포)장례놀이_1.png 공포)장례놀이_2.png

어린이는 어른의 시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불가해한 놀이를 종종 하는 것이다.
때로는 자신들조차 무엇이 재미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나와 동생이 바로 그랬다.

초등학교 3학년때의 한때, 2살 떨어진 남동생의 아키라와 "장례식 놀이"가 되는 조심성 없는 놀이를 부모님이 없을때 하고 있었다.

내 방에서 나는 반듯이 누워 가슴 위에서 두 손을 깍지 낀다. 얼굴에는 천을 씌우고 그 옆에서 동생은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마ー하ー 반ー야ー 바ー라ー 밀ー 다ー 심ー 경ー」라고 더듬어 간다. 그냥 그것만. 이제는 놀이라고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르고, 동생도 왜 그런 일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은 의미를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여러 번 동생과 장례놀이를 하고 있었고 이걸 부모님께는 비밀로 했다.
내가 생각해도 별난 아이였다고는 생각하지만, 친구 사귀기는 평범하게 하고 있었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특별히 뭔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한 적도 없다.

이건 그런 내가 최근에 본가에 귀성했을 때의 이야기.
현재 나는 사회인으로서 자립했고, 동생은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부모와 남동생이 살고 있는 것은 지은 지 15년 된 분양 맨션의 한 방.
가족들은 오랜만에 얼굴을 보인 나를 활짝 웃으며 환영하며 잠시 서로의 근황과 옛이야기에 꽃을 피웠고, 그리고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부모님 두 분은 차를 타고 나가셨고 집에는 나와 동생 두 명만 있었다.
얼마 못 본 사이에 동생은 몸도 얼굴도 완전히 어른스러워졌다.

"친정은 역시 안정네. ...있잖아, 이렇게 집에 둘만 있으면 말이야... 생각나지 않아? 옛날에 했던 그거"
서로 말이 없어서 뭔가 화제가 없을까 하고 그리 말하며 물을 주자 거실 소파 위에서 동생은 손에 든 스마트폰에서 고개를 들지 않고 '그게 뭐야'라고 귀찮다는 듯이 대답한다.

"아키라...그거 말이야. 그거 장례식놀이"
나는 예전에 둘이서 빠져 있던 그 놀이에 대해 대충 이야기해 주었다.

참고로 당시에는 이 아파트와는 다른 집에 살고 있었는데, 그곳은 사계절이 느껴지는 별채였다. 집은 여러 가지로 덜컹거림이 있었고, 아버지의 일 사정도 있어 내가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타이밍에 집을 내놓고 이 아파트로 넘어온 것이다.

내가 말을 마치자 동생은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거구나. 기억해. 그 일은. 솔직히 지금 들을 때까지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말이야. 응, 잘 기억하고 있어. 그립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엇이었을까? 그거"

사실 나도 지금까지 까먹고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늘 동생의 얼굴을 보고 문득 생각이 났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가만히 있던, 
웃는 얼굴이던 동생은 이번엔 미간을 찌푸리고 어려운 얼굴이 돼 있었다.

'근데 말이야... 뭔가 다르다. 누나의 이야기와 나의 기억이'
동생이 말하기를, 항상 시체 역할을 했던 것은 자기 쪽이고, 나는 불경을 외우는 역할이었다고 한다.
그럴 리가 없는데.

"어? 아니야. 불경은 언제나 아키라가 외웠잖아. 불경 역할은 난 한 번도 안 했어"
"아니, 절대 이상하다고. 나도 불경 역할을 한 번도 안 했고. 걸어도 돼. 맨날 누나는 목탁 때리는 척하면서 불경 올리고 나는 그 앞에서 죽은 척 했다니까? "

동생이 나를 놀리는 줄 알았는데, 그 진지한 눈빛을 보니 아무래도 진심인 것 같다. 원래 아키라는 이런 농담은 하지 않는 성격이다.

"에~ 절대 이상해. 항상 아키라쪽에서 꼬셔와서 내방에 가서 말이야..."
"그래, 그것도 이상하대. 장소는 항상 내 방이었어. 누나 방도 아니고, 대체로 항상 장례놀이를 권유해 온 것은 누나지? 내가 권유한 적은 없어. 절대로"
동생은 자신의 의견을 완강히 굽히지 않는 듯했다. 확연히 엇갈리는 나와 동생의 주장.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빠졌다.이 모순은 도대체 뭐지?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며 나는 잠시 침묵하고 생각한다.
이상하다면 이 장례놀이 자체가 애초에 이상하다.
왜 저런 놀이를 하려고 당시 생각했는지 전혀 의도가 불분명하다.
아무리 한가한 아이라고는 하지만 자기 가족을 시체로 보고 독경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이 아니다.
한두 번이면 알 수 있는데 자꾸 질리지도 않고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애초에 왜 나와 동생의 이 체험의 모순을 이제야 깨달았을까.
당시에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까?
생각할수록 수수께끼는 깊어져만 간다.

만약 저와 동생이 모두 거짓말 없이 진실을 말하고 있고, 그리고 이 상황에 억지로라도 설명을 한다면 요컨대…
나는 동생의 모습을 한 '무엇인가' 앞에서 시체 흉내를 내며 늘 불경을 들었다.
동생은 내 모습을 한 '무엇인가' 앞에서 시신 흉내를 내며 늘 불경을 들었다.
이런 생각에 어느새 나는 핏기가 가셨다.

어느새 정체 모를 무언가와 놀고 있던 우리들.
동생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 듯 서로 창백한 얼굴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달리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을까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릴 것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테이블에 팔꿈치를 괴고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던 동생이 다소 있어 천천히 입을 연다.

"이제 그만하자. 이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한다"
"응. 이제 그만하자, 이 이야기는"

그렇게 대답해 봤자 나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만은, 동생에게 확인해 두고 싶다.
"야, 마지막으로 하나만"
"그만 됐어."
"제발, 이게 마지막이니까. ···그때 장례놀이 하는중...어땠어?"

"··누나는 어때?"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솔직히 털어놓았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이대로 다 끝나도 괜찮았어."
"…그렇지?"
어긋남 없이 서로 공통된 것은 이 감정뿐.
그리고 나와 동생 사이에 장례놀이는 절대 금기가 됐다.
저 집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만약에 그 타이밍에 이사를 안 하고 그냥 저 집에 계속 살았으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무서운 기운이 흘러가 버린다.
예전에 살던 그 독채는 리모델링되어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상의 것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댓글
  • Anthi7💎🍃 2025/11/29 02:21

    누나가 되었다 언니가 되었다하는 괴이 현상이 일어나고 있구만

    (gCbJlT)

  • uspinme 2025/11/29 02:22

    눈으로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수를...

    (gCbJlT)

(gCbJ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