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잠든 채로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다가, 옆에 자고 있던 아버지의 머리 위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엄마 이불 속으로 쑥쑥 파고 들어가더니 결국 엄마를 내쫓아 버리기도 하고… 듣고 있으면 웃음이 나오는 에피소드뿐이지만, 단 한 번만 정말 무서운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날 밤, 사촌 어머니가 문득 눈을 떴더니, 깜깜한 방 안에서 사촌이 상반신을 일으킨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더랍니다.
‘또 잠꼬대 하네…’ 하고 말을 걸려던 순간, 사촌이 고개를 숙인 채로 또렷하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열어 줘.”
잠시 놀라긴 했지만, 살짝 눕혀 주었더니 곧바로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다시 잠들어서 안심했다고 해요.
사촌 어머니가 겸사겸사 화장실에 가려고 복도로 나갔는데, 옆집 뒤편을 향해 있는 작은 창문 바깥쪽에서 뭔가가 흔들리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커튼 너머로 무언가가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어서 이상하다 싶어, 커튼을 걷으려고 하다가
‘우리 애들 방은 2층인데, 저 창문 밖에 대체 뭐가 서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무서워져서, 다시 아이들 방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이불 속에 들어가려는데, 자고 있어야 할 사촌이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열어 달라니까…”
역시 밤에는 괴담
역시 밤에는 괴담
홀리몰리 콰카몰리 로보카폴리
자다가 잠깐 유체이탈했나...
날씨도 추운데 좀 열어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