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숭유억불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사건.history

정조 4년(1780년),

연암 박지원이 건륭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청나라에 가다.

야 얘들아. 사신단들 모여봐라.

모처럼 청나라에 왔는데 너희 기념품 하나 정도는 챙겨가야 하지 않겠니?

아유 챙겨주시면 저희야 좋죠ㅋㅋ 뭡니까?

응. 불상.

왜? 이거 활불*에게 직접 받은 거야. 가치가 꽤 되지 않겠니?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학자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불교 굿즈를 기념품으로 챙겨갑니까.

그렇긴 한데... 이미 받아온 걸 어째. 싫으면 딴 애들한테 넘겨라.

그렇지! 역관들 줍시다!

역관 친구들 통역하느라 고생 많았으니까!

아니 이런 식으로 짬처리하깁니까?

쓸 데도 없는 불상 같은 걸 받아서 어따 쓰라고?

조선에서야 그렇지만 청나라에선 팔아넘길 수라도 있잖나.

팔아서 뭐 짜장면이라도 사드시게

아이... 참... 팔아서 은 70냥으로 바꿔오긴 했지만

이거 불상 판 돈으로 밥 사먹었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평생까임권인데...

그렇지! 마부들 줍시다!

마부 친구들 말 끄느라 고생 많았으니까!

아유 역관 어르신들. 갑자기 웬 돈입니까?

자네들 고생하는 거 고마워서 가져왔지.

불상 팔아서 번 돈인데, 은 70냥 쯤 되니까 알아서들 나눠 가지시게.

부... 불상이요?

어... 왜. 싫은가? 그래도 돈인데?

아니 불상 판 돈을 쪽팔려서 어떻게 씁니까.

이걸로는 어디 가서 술 한 잔도 못 얻어마십니다

... 위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실제로 적힌 대목.

심지어는 활불 앞에서 절하길 거부했다가 불교의 열렬한 신자인 건륭제에게 큰 분노를 사서

수도로 돌아가는 길에 황제로부터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적혀 있다

활불에게서 받은 불상은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적혀있지 않지만,

돌아오는 길에 어느 한적한 절에 몰래 봉안했다는 설이 우세하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