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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후기.

스포 )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후기._1.webp

스포 )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후기._2.jpg


1.

평소에 창작물 보면서 잘 안 우는 편인데

(그래서 친구놈들이 눈물샘이 말랐냐는 말도 함)


소설/영화를 안 가리고 프랑켄슈타인에서 맹인 할아버지 나오는 장면만 보면 펑펑 운단 말이지



2.

원작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은 좀 더 개차반스럽게 변한 반면

크리처의 캐릭터성은 본래의 '순수했으나 떨어진 신의 기적'에 가깝게 시나리오가 바뀜.



프랑켄슈타인의 경우 탄생의 순간 보였던 아버지와도 같은 순수한 기쁨,

그리고 생애 마지막 순간에서의 회한 섞인 고회를 제외하면


나름대로 창조물이 일으킨 일, 그리고 자신이 벌린 일에 책임이라도 지려 했던 원작과 달리

작중에서 크리처에게 표한 감정은 대놓고 경멸과 자기 부정 뿐이었다는 게 차이점.



크리처의 경우 원작에서는 결국 비참하게 타락한 악인이라는 게 명시되나


초반 북극에서의 살인들을 제외하면 일어난 살인들은 대부분 사고와 과실 치사로 변경되었고,

그 내부에 조금이라도 남은 인간성의 여부가 하술할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냄.



이 점들을 제외하고도 


영화에서 두 주인공 못지않은 중요 인물인 엘리자베스,

 프랑켄슈타인의 가족 관계 같은 점도 꽤 변경된 점이 많아서 신선했음


할아버지에 대해서도 원작에선 그냥 가족들이 편견으로 크리처를 내쫓은 거라면

영화판에선 늑대에게 난장판이 된 집+사망한 할아버지 때문에 기겁했다는 이유도 생겼고



3.

그리고 가장 큰 원작과의 차이점은,


결국 프랑켄슈타인이 진심으로 참회하고, 크리처는 그것을 받아들여 용서했다는 점.



물론 이미 벌어진 일들은 너무 많기에 돌이킬 수 없으나


회초리를 들고 자신을 때리던 아버지를 그렇게 경멸했으면서

쇠 몽둥이로 창조물의 다리를 때리던 똑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남자가


삶의 끝의 끝에서라도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생명의 상징인 태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이 땅에 태어난 죄밖에 없는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4.

시각적인 부분으로는 여태껏 보던 델토로 감독다운

히힣괴물너무좋아그로테스크좋아 스러운 연출이 진짜 최고



예고편에서도 나왔던 피뢰침 연결부터 크리처 탄생까지의 시퀀스는 말할 필요도 없고


크리처 이전의 실패한 실험작들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도

완전 노빠꾸 취향100% 디자인으로 만들어 놨길래 보면서 속으로 폭소함


시체 짜집는 장면도 살점 가르고 뼈 꺾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려서 입 찢어져라 웃었고

얼마 되지는 않지만 액션도 19세 답게 적나라한 장기 적출이 보여져서 오 싶었음



개인적으로는 크리처 탄생을 너무 개쩔게 보여줘서

이야 이 정도면 신부 창조는 어떻게 연출하려나 싶었는데


신부는 뭔 신부여 꺼져ㅗ 시전하는 거 보고 좀 아쉬웠다ㅋㅋㅋㅋㅋㅋㅋ



스포 )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후기._3.webp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 아저씨 참 '어딘가 왜곡된 천사' 이미지 좋아한단 말이야


헬보이도 그렇고 저번 피노키오도 그렇고 좀 확장된 의미로는 판의 미로도 마찬가지고



5.

작중 내내


"뭐냐 저 괴물은"


"곰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었다, 끔찍한 존재임은 틀림없다"


"너 같은 끔찍한 존재를 다시 만들 수는 없다"


라고들 하시는데....



스포 )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후기._4.png


스포 )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후기._5.jpg


아니 '시체로 만든 키메라인 유사인간 괴물'을 감안해도

딱봐도 그냥 미친 개존잘 아니냐 이 알못들아


저정도면 인외 중에선 차은우급 미남이겠구먼 쯧쯧





개인적인 평점은 4.5(★★★★☆)


원작과 다른 이야기 및 엔딩을 내는 과정에서 뒷 부분 전개가 조금 헐거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소설을 읽었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상상했던 if를 만들어줘서 좋았음

댓글
  • 익명-jk4NDk1 2025/11/04 17:20

    괴물이 너무 잘생겨서 실패한 프랑켄슈타인 영화가 되는건가

    (53JXbE)

  • 야쿠삼나무 2025/11/04 17:22

    뭐 저건 농담성으로 하는 이야기고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보면 오히려 델토로 취향 팍팍 가미한 캐릭답게
    딱 봐도 아 이건 인간이 아니라 닮은 무언가다 싶은 비주얼이 꽤 나옴
    특히 옷을 입기 전까진 절개 및 봉합 흔적이 적나라한 맨몸으로만 나오기도 하고

    (53JXbE)

  • 익명-jk4NDk1 2025/11/04 17:20

    사실 프랑켄슈타인이 완벽한 인간을 만들려고 한거니까 잘생겨야 맞을거같기도 하고...

    (53JXbE)

  • 코파카바나 2025/11/04 17:23

    완벽한 부위들로 접합하다 되려 못생겨졌던걸로 기억함

    (53JXbE)

  • 코파카바나 2025/11/04 17:23

    잘생기면 크리처의 고뇌 자체가 무의미해지긴한데 ㅋㅋㅋㅋ

    (53JXbE)

(53JX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