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들 아시다시피 이번에 GR4가 발매되면서 플래시 접점 모양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GR4 전용으로 신형 플래시 GF-2가 함께 발매되었죠.
이 플래시는 GR4에서는 자동으로 광량조절이 되는데, 그 이외 모델에서는 풀발광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데, 아시다시피 이전 모델인 GR3에서는 펜탁스 플래시가 사용 가능해서,
펜탁스 AF201FG 플래시를 끼우면 TTL 발광이 됩니다.
(비록 리차징에 7초나 걸리는 대환장 파티가 벌어지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번 GR4는 굳이 TTL 발광이 가능했던 펜탁스 플래시를 버리고 새로운 접점을 만들었다는 말이죠.
그리고 새로 내 놓은게 떨렁 가이드넘버 3짜리 초소형 플래시 하나입니다.
(가격도 그야말로 창ㄹ...입니다.)
그럼 GR3/GR3x 유저 입장에서는 GF-2가 고독스 iM20이나 리플렉스랩 Gen2보다 나을게 없습니다.
리플렉스랩 Gen2는 GF-2보다 더 작고 저렴하고 예쁘며, 고독스 iM20은 수동 광량 조절도 가능하니까요.
이럴 거면 굳이 핫슈 접점을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싶네요.
이후 납득할 만한 후속 액세서리(GR4 전용 전자 뷰파인더라든가)를 내 놓지 않는다면,
그냥 액세서리 팔이를 위한 상술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서, 저는 펜탁스 유저는 아닙니다만, 이 상황이 펜탁스 유저분들께는 참 입맛이 쓸 것 같습니다.
플래시 접점의 물리적 규격 바꿔서 기존 플래시 장착이 안 되거나,
장착은 되지만 사용이 안되거나,
내부 통신 프로토콜 바꿔서 기존에 잘되던 매뉴얼 플래시도 (접점으로 발광신호만 전달) 못 쓰게 만드는 일은 모든 제조사들이 오랜 기간 해오던 일이었죠.
GR2에서 GR3으로 바뀔 때 플래시 접점이 변경된 것은 펜탁스와의 호환을 위해서라고 변명이 가능하지만, 이번 변경은 도대체 뭔가 싶네요.
이로써 GR시리즈는 GR2, GR3, GR4 모두 호환이 안 되는 괴상한 시리즈가 되어버렸네요.
다른회사들도 흔히 저지르는 일이죠...
어차피 플래시도 제대로 다 만들어주지도 못할거면서 왜들 그러는지..
캐논은 최근 X접점 자체를 없애버렸고,
니콘, 파나소닉, 후지필름은 구형 기종에서 잘 되던 플래시나 동조기가 새 기종에서 그냥 작동 안하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플래시도 제대로 다 만들어주지도 못할거면서'라는 말씀이 참 와닿습니다. 서드파티에서라도 만들어줄 수 있게 일관성이라도 가지면 참 좋을텐데요. 여러모로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