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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드라이브의 일본시장 패배를 상징하는 3개의 게임

16비트 시장에서 메가드라이브가 슈퍼패미컴에 패한 사실은 너무 유명한 사실이지.


하지만 하드 성능때문이라고만은 말할수가 없는게 미국에서는 마케팅 잘해서 이긴걸로 유명하고 남미에서도 저소득층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기에 실제로 망했다고 할만한건 본진인 일본이었다.


일본에서의 메가드라이브 판매량은 공식적으로는 358만대. 실 가동 댓수는 300만이 살짝 넘을것으로 추정된다.


왜 일본에서는 망했고 미국에서는 성공했는지 많은 매체나 꺼라위키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기는 한데 당시 게이머가 느꼈던 패배요인에 대해서는 의외로 언급이 별로 없는것도 같아서 한번 언급해보려고 한다.


메가드라이브가 일본에서 망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인데 1. RPG의 부재, 2. 소프트 수 자체가 적음, 3. 유행에 못따라감


여기까지는 지적이 다 비슷하니까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였는지를 딱 소프트 3개만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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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가드라이브 테트리스 발매불발 사건.


한국에 퍼진 테트리스는 거의 패미컴판이 주류였기에 와닫지가 않을건데 일본에서는 세가 테트리스가 중심이었다. 이게 꼬여서 발매 못하는 바람에 슈퍼패미컴과의 초기 싸움에서 일반인 게이머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메가드라이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고등학생, 대학생 남자들이 하는 게임기라 저게 많이 뼈아팠다. 이거 발매불발 스노우볼로 인해 모든게 꼬였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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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타시스타 3


메가드라이브 망한 책임에 대해서 의외로 언급되지 않는 게임. 실제로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이게 후대에 끼친 악영향도 무시 못한다. 좀 심하게 말하면 새턴, 드캐까지 이어진 불신은 여기서부터 시작된거. 

판타시스타2가 촉박한 개발일정과 시대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비주얼적으로나 충격적인 설정이나 스토리로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매우 좋았던 게임이다. 당연히 그 후속작은 더 좋은 물건일거라 기대를 할수밖에 없었다. 이것만 성공했다면 메가드라이브 rpg라인업이 시궁창이 되는 미래는 없었을거라는 말도 나오지. 뭐가 문제였냐고? 쉽게 비유하자면 짜장면을 시켰는데 짬뽕이 온거. 팬들이 원한건 sf풍 정통진화였는데 막상 나온 게임은 다회차 플레이 전제의 분기가 많은 rpg.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공략집도 이제 걸음마 단계이던 상황에서 저게 어필이 되었을까? 유튜브 시대가 되고나서야 조금 재평가 된거지 당시 반응은 참담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원래 판타시스타로 개발되던게 아니었는데 막판에 노선변경되고 이름을 갖다붙인거라 그렇다. 그래서 정식 명칭도 오락가락하다가 판타시스타를 나중에 붙인거고 원제는 부제로 붙어있던 시간의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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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트리트 파이터 2


92년 게임계는 진짜 이것만 바라보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 

슈퍼패미컴판 92년 6월 발매, 메가드라이브판 93년 9월 발매.

여기서 뭐가 문제인지 더 말해야 하나? 심지어는 pc엔진판보다 늦은거임.

사실 완성도는 나중에 나왔고 용량이 더 컸던 메가드라이판이 조금 낫기는 했다. 조작감도 패드 구조상 메가드라이브쪽이 승룡권 입력이 편하기는 했고 선입력도 너그러웠어. 

서드파티이긴 했지만 어떻게든 이때부터 캡콤을 잘 지원했어야 했다. 이 문제가 새턴에 드캐까지 이어지면서 반쪽짜리 게임기 이미지가 너무 치명적으로 박혔다. 게이머 입장에서 본다면 늦어도 92년 연말에는 나왔어야 그나마 좀 승부라도 됐을거라 1년 3개월 차이는 진짜 요즘처럼 게임 수명이 긴 시대에도 치명적인 기간인데 저 시절에 저렇다는건........

내 주변에 실제로 벌어진 이야기 하나 해주자면 메가드라이브판 샀더니 친구들은 이미 오락실하고 슈퍼패미컴판을 질리게 해서 추석때 샀더니 같이 할 사람이 없던 참사가 벌어진 친구가 있었다.


4. 소프트의 부재


더 엄밀히 말하면 뒷북이 너무 많았다. 그 시대에 어울리는 게임이라고 해봐야 진짜로 냉정하게 봐서 소닉3하고 선더포스4정도밖에 떠오르지가 않는다. 

판타시스타4가 잘 나오긴 했어도 3때 하도 데여서인지 너무 무난하게 나왔다는 느낌이고 그나마도 연출방식 자체가 용량 여유있던 pc엔진이나 메가cd에서나 쓸법한걸 롬팩으로 한거라 별 감흥도 없었어. 

그리고 지금도 메가드라이브 rpg 팬들에게 욕먹는 서징오라. 이거 공개된게 93년 4월인데 실제 발매된건 95년 3월. 당연한 말이지만 저땐 이미 새턴도 나와서 메가드라이브는 끝난 상황. 지금이야 발매연기에 별 감흥 없는데 저 시절 발매연기는 게이머가 참아주는게 길어야 6개월에 두번정도. 애초에 공개시기에 스샷까지 나왔으면 못해도 40%가까이는 만들었다는 말이고 발매일부터 역산하면 거의 3년이 좀 못되는 개발기간인거. 대작게임들도 1년이면 나오던 시대에 말이다. 

건스타 히어로즈나 에일리언솔져, 라이트 크루세이더, 배트맨같은 명작들이 죄다 너무 늦었다. 시기상 용량 문제가 가장 크긴 했을건데 그걸 감안해도 이것들이 1년이상 일찍 나왔어야 간신히 슈퍼패미컴하고 싸워보기라도 했을거다. 더 정확하게 시기를 지정하자면 파판6 시기에 맞붙는정도는 했어야 했다. 


사실 소프트의 부재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건 오랜 시간동안 즐길수 있는 rpg의 부재가 문제인데 얼굴에 철판 깔았다는 평가였던 신창세기 라그나센티는 제쳐두고라도 스토리 오브 도어정도의 게임을 94년 이전에 최소 다섯개는 냈어야 했다. 애초에 판타시스타 3 말아먹은게 90년인데 4년동안 뭐했냐라고 물으면 진짜 답 안나오는거.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게임을 위해 하드 구입을 고려할만한 독점작이 최소 3개에 총 플레이시간 300시간은 보장해줄만한 라인업이 필요했는데 템포가 빠른편인 게임이 많았던 메가드라이브 특성상 이게 더 안맞았다. 


그 외에 다른 장르를 보면 슈팅 빼고는 슈퍼패미컴에 우위인게 없었다는게 유명한 이야기인데 의외로 캐릭터게임이 괜찮은게 많았다. 뭐 이쪽은 잘나갔던 미국덕에 이식작 받은거에 불과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플레이 감각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았던 아랑전설2가 좋았다.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오락실 안간다면 말이지. 


사실 세가에 대한 비판점은 이렇게 말아먹고 뭐가 문제였는지 전혀 반성을 안하고 완벽하게 똑같은 실수를 새턴때 그대로 반복했다는데에 있다. 32비트 시대까지도 명백하게 rpg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낸 rpg시리즈가 없다는거. 심지어는 드캐 망할때 낸 게임인 세가가가에서도 세가는 안만들어본 장르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대놓고 rpg하고 미소녀게임은 못한다고 언급하는건 진짜 웃겼다. 정작 업계에서 모에(萌え)를 가장 먼저 언급한 회사이면서. 


내가 위에 언급한 치명적인 실책인 소프트 3개를 긍정적인쪽으로 if 붙인다면 아마 일본내 500만개는 달성 가능했을거다. 물론 슈퍼패미컴을 이겼을거라는 결과는 안나왔겠지만 그래도 일본에서의 새턴 보급대수까지만 가능했어도 꽤 괜찮았을거고 그럼 그럭저럭 괜찮은 시리즈도 나왔을수도 있고 32비트 초창기 대결에서도 살짝 우위에 설수도 있었을거고. 




쓰고 보니까 일부러 유명 유튜브나 잡지등에서 다룬 내용은 최대한 많이 안다뤄서 막상 분량은 그리 많지 않네. 


다음번엔 시간나면 새턴시대엔 뭐가 문제였는가도 한번 써볼게. 이건 당시 스탭 증언도 약간 들은게 있어서 뇌피셜보다는 살짝 나은 내용이 될듯.

댓글
  • 전부 터트릴꼬얌 2025/08/25 05:15

    테트리스가 그정도 인기구나
    난 가볍게 할만한 게임이라 생각하긴 해도 돈주고 하긴 애매하다는 느낌인데

    (YPxQ6J)

  • 方外士 2025/08/25 05:24

    메가 드라이브 판 스파2가
    이렇게 부드러웠었나...?
    분명 꽝이식된 걸 봤던 기억이 있는데

    (YPxQ6J)

  • 푸어곰 2025/08/25 05:28

    우리쪽에는 슈퍼겜보이 라고 냈었지
    게임샵에서 타수진 틀어놨던거 생각나네

    (YPxQ6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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