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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서 꺼낸 연애.

 
 
 
얼마전에, 추석지나고 간만에 냉장고를 정리했어요
마트에서 뭐 사다놓고 잊어버린것들
배달음식 시켜놓고 절반쯤 남은것들
여자혼자 사는 자취방이 그렇죠 뭐.
- 남자분들도 그런건가요?; -
 
그런데,
그 물건들 사이에서
생일날 받았던 케이크가 나오더라구요.
간만에 받은 케이크라 아껴뒀던 것 같은데
유통기한도 도통 알 수 없는 케이크였어요.
 
그걸보고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상처를 주고받기 싫으니까.
딱히 달라질것같지 않아서.
조금은 아껴놔야지 했던 감정들도
내 마음 저 구석에 처박혀서
유통기한이 지난게 있겠구나 싶은 생각.
 
누군가는,
나처럼 소중한 감정이라고 아껴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유통기한이 지나서
나에게도, 남에게도 쓸모없는 감정이 되질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댓글
  • 서유랭 2016/12/21 15:00

    멋있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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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보다탱구 2016/12/21 21:48

    와 글이 알록달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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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18 2016/12/21 22:40

    (유통기한 지난 케익을 퍼먹으며)
    유통기한은 유통의 기한일 뿐입니다.
    취식 가능 기한이 아닙니다.
    (3일 간 복통과 설사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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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ㅁㅈ이 2016/12/21 23:37

    어... 이런 제목과 내용의 책을 본 것 같아요. 아 표절이란 이야기 아니에요 절대!! 대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나네요. 감정은 유통기한처럼 딱 그 날짜가 지나면 사라지거나 없어지거나 부패하지 않는 것 같아요.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무기한이 아닐까 싶어요 ^^ 글 잘 읽고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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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oove기타 2016/12/21 23:46

    시적이네요
    유통기한이 지났지만 복통으로 시달린다는 댓글 마저도
    비오는 날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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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말랑이 2016/12/22 00:39

    사진도 지우고 물건도 치웠는데 뜻밖의 장소에서 나오더라구요. 요리못하는 저를위해 서툴지만 밥해준다고 전남친이 이것저것 사서 사용하고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남은 재료가 구석에 있었어요. 잊을만 하면 다시 나타나고. 이번에 이사갈때 뭔가 또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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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재입니다 2016/12/22 02:33

    가까이 내손에 있을땐
    그냥 내꺼지 하다가
    떠나고 나서야 시간이 흘러야
    그 소중함을 알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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