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을 이용하는 유게이들에게

유머 탭 유지를 위한 짤방

안녕하세요 유게이 여러분.

오랜만에 글을 써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글을 처음 써봐서 좀 얼떨떨하긴 한데..

저는 과거에나 유머글을 쓰고, 요새는 일이 바빠서 오랫동안 눈팅 정도만 하는 개인에 불과합니다.

저에게 루리웹은 어릴때부터 이용해왔던 게임 정보 웹사이트를 넘어,

유게를 통해 웃음과 따뜻한 추억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최근 유게에 개인에 대한 과도한 모욕 혹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글이 수없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게시판 분위기에 휩쓸려 비슷한 글과 댓글이 재생산되는 것을 보고

힘든 인생 속 작은 미소라도 얻기 위해 유머를 보러 온 과거와 너무 다른 유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루이틀일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정치 관련은 북유게로 넘어가면서 유머게시판은 어느정도 유머만 올리는 게시판이 되었습니다.

다만, 연예계 혹은 일부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유머 게시판을 통해 정보가 공유되는 것은 단순히 가능했습니다.

그건 그냥 정보공유 차원이라고 인식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유머 게시판에도 지켜야할 선은 있었습니다.

실존 인물에게는 '키보드에 손떼라'라고 댓글에서 알려주는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이런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니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할 수 있지 않냐'라고 말씀해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피해사실을 떠나 모욕으로 나아가는 순간.

가해자가 했다는 악플과 사이버테러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우리가 피해자라면 가해자와는 달라야하는거 아닙니까?

상대방이 선을 넘었다고 우리도 같이 선을 넘으면 그들과 우리의 경계는 허물어지는 것 아닙니까?

저는 제가 애정하는 루리웹의 이용자들께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혐오가 유머가 되어선 안됩니다.

혐오가 또다른 혐오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저도 여러분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용하는 루리웹은 익명 게시판이 아닙니다.

닉네임으로 글을 쓰지만 가입 시 메일, 이름과 생년월일을 요구하는 준익명 웹사이트입니다.

우리가 쓰는 글이 타인에게 칼날이 되어 상처를 주게 된다면 

양날의 검처럼 자신에게도 그 칼날이 향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