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이 풀렸거든요."
"네? 축복이요?"
"네. 축복이요. 별 건 아니고, 제 얼굴에 걸려있던 축복가 풀렸거든요."
"그런 건 못 느꼈는데..."
"신께서 직접 걸어주신 축복이었는데, 상위 존재가 간섭할 권한이 점점 약해지면서 축복도 풀린 모양이네요."
"그, 그러면 지금의 얼굴은 당신의 진짜 얼굴이라는 건가요?"
"그런 셈이죠, 안타깝게도."
성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진짜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자제심을 순식간에 넘어섰으니.
그것은 또한 이계에서 온 기사의 진짜 얼굴을 어떤 동료보다도 먼저 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 탓이었다.
"하지 마세요."
"에, 어, 어라? 죄송해요..."
"궁금하신 건 알지만, 보여드릴 수는 없어요. 용사님께 향하는 이 여정을 끝마치지 않으면."
"이유는 뭔가요?"
"못생겨서요."
"...네?"
"성녀님이 외모로 사람을 차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사람의 한계는 생각보다 명확하거든요."
"그런..."
아쉬움, 혼란, 연민, 짜증. 다양한 감정이 성녀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것을 모르는 척, 이계에서 온 기사는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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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만두세요! 지금 그런 짓을 했다가는 후회한다고요!"
"그건 싫어요, 당신이 뭐든, 어떻게 생겼든, 무엇을 해야 하든 상관없어요... 당신을, 당신을 원해!"
"크윽, 무슨 힘이...!"
"성녀지만, 그 전에 수인이니까요."
발정기를 맞이한 성녀의 손이 기사의 투구를 벗겨내었다.
살짝 우그러진 투구 겉면을 본 기사는, 그저 체념한 듯 가면을 쓴 얼굴을 앞으로 들이밀었다.
"후회는, 하지 마세요."
"안 해요."
투두둑-
가면은 쉽게 벗겨졌다.
그리고, 벗겨진 가면 밑.
"...이건, 꽤나 쓸만한 얼굴이었네요?"
"네? 발정기가 와서 시야가 흐려지셨습니까?"
기사가 간과한 게 있다.
이세계에 떨어진 그는, 확실히 못생긴 사람이었으며 피부 트러블도 심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기사다.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일은 적으며, 매일같이 컴퓨터만 하던 그때완 다르게 매일같이 마수들과 싸우며 바닥을 구른다.
살은 빠지고, 몸은 탄탄해진다.
작은 고통 앞에 무릎꿇는 일은 없으며, 욕망 앞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남자로서 그의 가치는 평균을 상회한다.
적어도, 발정기를 맞이한 수인에게 길 가다 덮쳐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잘 먹을게요, 기사님."
"드디어 성녀가 미쳐버렸나..."
기사가 자신의 외모가 훨씬 개선되었음을 깨닫기가지 D-100
기사를 모욕하는 용사를 성녀가 박살내기까지 D-99
용사가 와 와꾸 실화냐라고 하자마자
수인 성녀가 코스모 환수권을...
......음. 그럴듯한데. 음..
용사가 와 와꾸 실화냐라고 하자마자
수인 성녀가 코스모 환수권을...
맛있네
오... 수인 성녀... 츄릅
그럼 신이랑 계약했으니 거기로 하나요 엉덩이로 하나요
제목은 용사라고 해놓고 왜 기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