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샵 후기]회사는 사원을 바보로 아는 건지 알고 그러는 건지.jpg

저희 회사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입니다. 월요일에 워크샵을 다녀왔는데, 며칠 전부터 건의사항을 받아서 대표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젊은 직원들의 주요 불만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포괄임금제로 인한 추가근무 무보상 (가장 큰 불만)
• 유연근무제 미도입
• 동호회 지원 부족
• 커피머신, 비품 지원 문제
특히 포괄임금제 때문에 야근해도 추가 보상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근태 관리는 팀장이 하면 될 텐데, 대표는 일찍 출근하는 걸 유독 좋아해서 전체 회식에서 일찍 오는 사람을 상까지 줬더라고요. 다른 회사들은 다 유연근무제를 한다며 젊은 직원들 불만이 많습니다.
동호회 지원은 자발적으로 만들면 회식비 정도 지원해준다는 수준이고, 커피머신은 현재 가정용이라 한계가 있어서 대용량으로 바꿔준다고 하는데 이건 해줄 것 같습니다.
스낵바는 운영하고 있긴 한데 음료와 빵이 종종 떨어져도 성의 없게 관리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보면 회사 일도 어떨지 짐작이 갑니다.
정작 회사 경영을 보면 방향을 잘못 잡아서 몇십억 들여 안 팔리는 칩을 만들고, 사업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엉뚱한 인력에 1년 지원하고 엉뚱한 회사에 투자하고 임대료까지 대주고 있습니다. 이 돈을 직원들에게 썼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가장 어이없는 건 대표가 계속 "우리가 가족"이라고 강조하는 겁니다. 가족은 1차 관계, 친구는 2차 관계, 회사는 3차 관계라고 사회시간에 배웠는데, 실제로는 회사를 3차적 관계로 대하는 게 느껴지면서 입으로만 가족 타령하니까 참 낯 간지럽고 역겹습니다.
대표가 진짜 가족한테 이렇게 대하는지 궁금합니다. 가족을 자르거나 돈 몇 푼 때문에 나가게 만드는지 말이죠.
저는 최대한 다닐 수 있을 때까지 월급 루팡하려고 하고, 동료 중 한 명은 회사가 상장하고 별다른 메리트 없으면 나간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