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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서민 교수님께 드리는 공개편지"에 대한 가능한 반박 등에 대한 재반박 1편(부제: 진구와 도라에몽의 대화)

이 글은 편지를 안 읽은 분들도 재미 삼아 읽을 수 있게 썼어요. 글이 너무 길어서 일단 1편만 썼으니 양해 바랍니다. 
가상의 대화로 꾸며봤습니다. 반박을 하는 사람은 진구, 재반박을 하는 사람은 도라에몽입니다. 도라에몽 팬은 아닌데 그냥 생각이 났네요. 
진구: 문빠들이 반대자들을 집단으로 억압하는 모습을 보면 홍위병이 연상돼.
 
도라에몽 : 갑자기 나치스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가 한 말이 생각나네. 
진구 : 뭐라고 했는데?
도라에몽 :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너 어젯밤 뒷산에서 불장난 했지?
진구: 응, 그런데?
도라에몽 : 근데 타다 만 재를 보니까 이문열 소설이 있더라?
진구: 사실 그 사람 마음에 좀 안들어서....
도라에몽 : 현대판 분서갱유구먼.
진구: 무슨... 말도 안되는... 내가 내 돈 주고 산 책 내가 태운건데 무슨 분서갱유? 분서갱유는 진시황 명으로 책 태우고 유학자 파묻고 그런거잖아.
도라에몽: 그럼 홍위병은?
진구: 내가 알기로는 중국 공산당 배후 아래 모택동이 등소평 같은 사람들에 맞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조직한 집단으로 알고 있는데... 생활비와 활동비도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도라에몽: 아하, 그럼 소위 “문빠”들은 민주당 배후 아래 문재인의 권력을 강화하고자 조직된 집단이구나. 돈 받아가면서 말야. 
진구: 그건 아니고, 네가 무슨 말 하려는지 알겠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건 자생적이건 아니건 간에 그 행태가 꼭 닮았다는 거야. 
도라에몽: 그럼 “문빠”들이 강의실에 난입해 교수를 끌어내고 고깔 모자 씌우고 시내를 끌고 다닌거야? 
진구: 그 정도까지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그러고 보니 너, 자꾸 그런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 홍위병과 문빠가 다르다는 거를 부각시키려는 거지? 
도라에몽: 이건 "극단적"이라는 정도의 문제가 아냐. 극단이냐 아니냐는 사실 경계가 희미한 기준이지. 확실한 기준이 있잖아. 초법적이냐 아니냐. 
진구: 그럼 너는 문빠의 지금 행태가 "적법"이라서 홍위병과는 다르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야?
도라에몽 : 우리는 지금 "아무 문제가 없냐, 있냐"를 논하고 있는게 아니라, “문빠”에 홍위병이란 딱지를 붙이는 행위가 온당한지 여부를 논하는 거야. 
진구: 누가 홍위병이라고 했어. 홍위병 식의 행태를 보인다는거지. 
도라에몽: 그 행태라는게 어떤 건데?
진구: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권에 비호의적인 댓글이 달릴 것 같은 기사에 좌표를 찍고 집단으로 몰려가서 호감도 높은 댓글들을 점유하잖아. 반대 댓글에는 악플을 달고. 
도라에몽: 좌표를 찍었다? 그럼 그 좌표를 내가 봤다고 치자. 그 기사를 내가 방문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겠네. 가더라도 댓글을 달 수도 있고, 안 달 수도 있고. 
진구 : 그건 네 맘이지. 
도라에몽 : 그럼 뭐가 문제야? 시민 개인이 본인의 기회비용을 투자해서 개인 의지와 개인 책임하에 한 일인데. 법원이 그 개인한테 댓글 달기 금지 판결이라도 내린거야?
진구: 좌표를 찍고 조직적으로 움직였잖아. 일종의 댓글 조작이지.
도라에몽: 방금 말했잖아. 좌표에 가는 것도, 거기 가서 댓글을 다는 것도 결국 개인의지인데 무슨 조직적 조작이라는 거야. 적어도 조직 구성원에게 어떤 이득을 주면서 좌표에 실제 갔는지, 댓글은 실제 달았는지까지 확인하고 그게 잘 안 됐으면 이득을 끊을 정도는 되어야지. 이런 걸 국민 세금으로 했다면 더욱 더 비난받아야 하는 거고. 
진구: 아무튼 어떤 한 집단의 편견이 사회 다양한 의견을 억압하는 행태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해.
도라에몽: 편견?  지금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시민 개인 또는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가 가치 중립적이고 균형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건 잘못된 환상이야. 왜 그래야 하지?
네 말대로 하면 노동조합은 자본과 노동의 이익을 모두 균형적으로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하고, 전경련 역시 마찬가지어야 하며, 항공업계는 화물업계와 선박업계의 이익도 생각해야 하고, 환경단체는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항상 생각해야 하며, “문빠”는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 모두를 골고루...
진구: 나 참, 그런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이래도 잘했다, 저래도 잘했다 너무 치우쳤잖아. 그런걸 사회 다른 집단에 강요하고... 
도라에몽: 그래 좀 속된 말로 일종의 팬질을 한다 쳐. 그게 뭐가 문제지? 다시 한 번 '편견'이라는 용어로 돌아갈께. 축구경기를 예로 들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시합을 중립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은 개별 팀들이나 그 선수들에게 있는게 아냐. 바로 심판이지. 우리 사회로 보면 공무원들, 선거관리위원회이고, 인터넷 세계로 보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이야. 
그리고, 일반시민이나 특히 권력적, 자본적 수단을 갖지 못한 개인 또는 집단에게 목소리를 좀 더 낮추고 좀 더 중립적, 균형적 시각을 갖추라는 요구는 성대 자체가 작아 목소리를 크게 못내고 게다가 맨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작게 말하라고 요구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현재의 불균형, 불공정 상황을 사회적 약자에게 계속 받아들이라는 것 밖에 안 되지. 아니, 사회적 약자고 뭐고를 떠나서 레알 마드리드 팀 선수들에게 바르셀로나 팀 골대에만 공을 넣으려고 하지 말고 가끔씩 자기 팀 골대에도 골을 넣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인 얘기야. 
진구: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공정하게 게임을 하지 않고 자꾸 반칙,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 댓글을 집단적으로 공격하고...
도라에몽 : 선수에게 심판처럼 중립을 유지할 의무는 없지만 페어플레이 룰을 지켜야 할 의무는 분명히 있어. 그런데 다시 한번 물을께. 그런 페이플레이의 기준을 정하고 그것을 집행하고 감시, 감독하는 쪽은 누구지? 바로 심판이고 인터넷 세계에서는 포털이야.
만약 “문빠”에 반대하는 쪽에서 현재의 상황이 페어플레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선수를 홍위병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면서 극렬하게 비난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까, 아니면 자기들이 생각하는 포털 댓글 방식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개선방향을 요구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까? 아니,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지. 소수의 기사들만 포털 메인에 노출된다는거. 이런 근원적인 문제는 도외시한 채, 소위 “문빠”들을 몰아내면 그 좁은 무대들은 중도적인 의견들로 가득찰까? 지식인이라면 제발 지엽적이고 소모적인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더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문제제기를 해줬으면 좋겠어. 바로 눈에 보이는 건 누가 말 못하겠어.
진구: 어쨌든 시스템을 아무리 개선해도 문빠들은 그걸 악용하겠지. 
도라에몽: 악용이 아니라 시스템 내 정해진 룰 안에서 시민 각자가 자발적 의지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최대한 표출하고자 노력하는 거겠지. 일반 시민의 의견들에 대해 인신공격성 악플을 달거나 하는 행위만 아니라면 정치적 의사 표현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홍위병 얘기로 돌아가면, 홍위병은 권력이 그 설립과 운영의 배후에 있고 그 행위가 초법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이 특징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민주사회의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시민들의 행위를 홍위병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일부의 경우 상당히 악의적인 목적이 있다고 봐. 공산세력과 다수의 폭력을 자동적으로 연상하게 하고 무지몽매한 이미지를 불어넣으려는 추악한 전략. 그야말로 괴벨스식 딱지라고 할까?
진구: 괴벨스식? 누가 지금 괴벨스식 딱지를 붙이는 건지 모르겠군. 
(다음 편에 계속)
 

댓글
  • 양샤오롱 2017/12/25 02:34

    아니 크리스마스 이브에 놀러가시지 않고 이런 좋은 글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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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서 2017/12/25 02:40

    [리플수정]지난 글에 이어 역시 흡인력 있는 글빨이네요,
    다음 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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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드바틀렛 2017/12/25 02:43

    불펜에 칼럼 코너가 있다면 하나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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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드바틀렛 2017/12/25 02:53

    문자폭탄 때문에 정치하기 어렵다, 혹은 댓글 때문에 비판이 위축된다는 소리는 정말 헛소리라고 봐요, 정치인들이 선거때 불특적 다수에게 온갖 홍보 문자 날리는 건 상관없고 반대로 유권자의 항의성 문자를 받는 건 안 된다니? 그정도 비판도 못 받아들일 깡이면 정치 왜 합니까? 당장 때려쳐야지, 그리고 지식인이 무슨 밥줄 끊길까봐 혹은 감옥에 갈까봐도 아니고 댓글 공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비판을 못하고 위축된다? 나 참.. 정말이지 어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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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위한멜로디 2017/12/25 03:46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합니다. 서민이 웃긴게 그 좌표찍기라는게 본인이 옹호하는
    메갈이 엄청 잘하는건데 말이죠. 글쓴님 말씀처럼 각 커뮤니티에 기사 링크 올라오면 가서
    원문만 보고 오는 사람도 있고 댓글쓰고 추천 반대까지 누르고 오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거
    매우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주제도 다양하고요. 연예인 기사, 전공, 직업 관련 기사
    등등. 정치 기사만 안 된다 하는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요. 댓글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고소를 하든지 하시면 되고 개개인의 의견을 막을수는 없죠. 본인이 좋아하는 안희정
    기사도 살펴보면 좌표 찍고 찬양하는거 알 수 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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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망토 2017/12/25 04:33

    이야.... 쉽고 재밌고 논리적이고. 유시민 형님 급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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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리타 2017/12/25 06:17

    와우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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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o3soo7 2017/12/25 08:13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 기다리며...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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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mondesi 2017/12/25 08:26

    다음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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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미디어 2017/12/25 08:39

    위에 널위한 멜로디 님 말처럼
    서민이 옹호하는 메갈리아- 워마드- 여성단체- 페미단체- 트페미- 페북페미 등등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이
    좌표찍기, 무고로 성범죄자로 몰려도 인터넷 상에서 조리돌림하면서 성범죄자로 낙인찍기
    연예인 끌어내리기, 자영업자 망하게 하기, 예술가 활동 못하게 하기
    등등 서민이 옹호하는 범 페미니즘 단체에서 하고 있는 것이 좌표찍기 입니다.
    네이버 에 성범죄 관련 사건이 터지거나 페미 논란이 벌어지면 (임금격차, 여성일자리 논란)
    여성카페, 페미관련 모임에서 좌표찍기 항상 아주 조직적이고 꾸준하게 이뤄집니다.
    최근에 청와대 낙태죄 폐지 청원이 여초 집단, 페미 집단의 조직적 좌표찍기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따라서 서민 교수의 논리가 맞다면
    한국페미니즘은 정신병자이고 미친 사람들이며 홍위병과 같습니다.
    과연 서민교수는 자신의 논리에 자신이 덫에 걸리는 걸 어떻게 변명하려 할까요?
    또 빈정대고, 장난식으로 둘러대고 자신은 반어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회피하려 할 건지 궁금하네요.
    앞으로 교수 타이틀 달고 글 쓰려면 최소한 본인이 그동안 주장했던 내용들의 논리라도 틀리지 않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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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海龍 2017/12/25 11:47

    굉장히 재밌고 글이 읽고 이해하기 되게 쉽게 쓰여진게 글쓴이가 평소에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느껴집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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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ellynak 2017/12/25 13:22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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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今春花如雪 2017/12/25 16:43

    서 모 란 작자가 쓴글보단 훨 일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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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w 2017/12/26 01:47

    [리플수정]교수라고 씨부리는 인간은 좀 보고 배워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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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왁덕시글 2017/12/26 09:32

    언론 지지하는 교수는 지성인이고,
    문재인 지지하는 시민은 문빠라 낙인찍어 폄훼하고.
    그 교수는 언론도 권력이라는 사실 알고나 씨부리는 건지.
    엠팍글 읽고 공부 좀 더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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