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차로 3명을 구한 父子

제천 화재 현장에서 3명 구조한 외벽청소업체 父子…"멀리서 연기 보고 바로 달려갔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 사다리차를 끌고가 8층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있던 남성 3명의 목숨을 구해낸 부자(父子)의 사연이 공개됐다.
외벽 청소와 유리 설치 사업을 하는 아버지 이양섭(54)씨와 함께 3명을 구조한 이기현(28)씨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난간에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근처에 있으면 장비를 빨리 끌고 오라”는 아버지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당시 구조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일을 마치고 시내를 지나던 중 아버지로부터 “근처에 있으면 빨리 장비를 끌고 와라. 지금 난간에 사람들이 매달려 있으니까 우리 장비가 들어오면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전화를 받고 오후 5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아버지 이양섭씨는 멀리서 연기를 보고 큰 불이 났다고 판단해 인근에 거주하는 지인들에게 화재 여부를 확인한 후 곧바로 현장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깨진 유리창 사이로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며 "일단은 난간에 있던 3명을 구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장비를 빨리 펴서 구조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장비를 펴고 나니 연기가 너무 거세 난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아버지 이양섭씨가 베테랑이어서 감각적으로 사다리차를 운전해 벽에 붙일 수 있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어 “사람이 버킷에 타는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 1분 정도 대기한 후 최대한 조심스럽게 내렸다. 한 4층 높이 정도 내려오니 3명이 타고 있는 게 보이더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내리자마자 위에 더 사람이 있나 싶어 물어봤지만 더 이상 그쪽에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빨리 장비를 철수시켜 다른 구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살피면서 장비를 옮겼다”고 당시 구조과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