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그럴 때가 있다.
분명히 자기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지만,
가끔 그 상대방이 의식되서 신경이 쓰이는 때가 말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보자.
심약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고,
무엇보다도 한 학생에게 무턱대고 의지하는 선생이 있다.
"..히, 히나양..저, 저기 벌레가아.."
"걱정마 선생님"
그 선생은 자신의 학생인 히나에게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히나는 어떤 것이라도 들어준다.
분명 그런건 거절해도 될텐데 말이다.
'..선생님은 내 옆에만 있으면 돼'
하지만 그런 히나에게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는데
그런 선생이 다른 학생도 아닌 자기만을 의지하기에
마음은 싱글벙글한 상태지만 말이다.
그런데 만약 그런 선생이 주말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일정이 있다는 말을 듣게되면 어떻게 될까?
"서류정리는 끝났어 선생님."
"에헤헤..고마워요 히나양. 덕분에 빨리 끝났네요오"
그 날은 히나가 샬레의 당번으로서 선생의 일을 도와주고 있을 때였다.
어느때와 다름없이 그녀의 일을 끝내고 시간이 남았을까
히나는 그런 선생에게 권유를 해보려했고
"저..저 선생님!"
"네에?"
"이번 주말. 나 예정이 없거든. 혹시 괜찮으면 같이 어울려줄 수 있을까?"
"아 미안해요 히나양 저 그 날 만날 사람이 있어서어"
그 권유를 말한지 30초만에 선생에게서
칼같은 거절의 의사로 돌아와 히나의 마음에 콕 박히게 된다.
"그, 그렇구나...아, 알았어"
히나는 잠깐동안 실연이라도 당한듯 몸을 휘청거렸다.
하지만 자신에게 의지하는 선생에게도 만날 사람이 있는건 그럴 수 있다
생각했고 심호흡을 하며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만날 사람이란게 혹시 다른 학원 학생이야?"
"그런건 아닌데.. 가족과도 같은 사람이에요.
이번에 시간이 어떨결에 맞아서 에헤헤.."
"뭐, 뭐..?!"
그것도 잠시, 선생이 만날 사람이 학생들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하자
애써 침착한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일이외엔 아무것도 모르던 17세의 소녀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따듯하고, 기대하는 표정을 하는 선생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서, 선생님에게 애인이 있었구나..'
그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었으니까
물론 여기까지가 히나의 착각이다.
"...나 잠깐 학원에 일이 있어서 돌아가볼게"
"앗..도와주셔서 고마웠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오"
선생에게 권유를 거절당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상처까지 받게된
히나는 비틀거리면서 샬레를 나가는데
선생은 그런 히나가 어디 아픈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주말이 찾아오고
"...."
히나는 선생이 만나는 사람에 대해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던건지
그녀의 동의없이 선생 뒤를 몰래 따라다니고 있었다.
물론 질투로 그런건 아니다.
'선생님이 이상한 사람에게 휘둘리는거면 위험하니까'
평소에도 유약한 모습을 자주보이던 선생이었으니
혹시라도 만나는 사람에게 위험한 일을 당하는게 아닐까 걱정되었으니까
'..그나저나 선생님 사복이 어른스럽네'
다만 부가로 선생의 사복차림을 볼 수 있어서 이득이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여. 누님!"
그러던 그때였을까 어떤 한 남성이 선생에게 다가오며 인사를 건네었다.
히나의 눈엔 선글라스를 끼고 조금 불량해보였던 남성이었는데
"호코군..에헤헤"
"?!"
그런 남성에게 선생은 서슴없이 그의 팔을 끌어안았다.
평소에는 누군가에게 다가가는걸 상상되지도 않던 선생인데
'아, 아니야..선생님은 저러지 못해..이건 잘못 된거야'
그 모습을 본 히나는 현실을 부정하면서까지 이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어우씨..안떨어집니까 징그럽게"
"오, 오랜만인데 너무해요오.."
하지만 남성이 그런 선생을 떨어뜨려도 계속해도 붙으려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히나는 절망해버렸다.
'그, 그렇구나..나는 그런줄도 모르고 선생님에겐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바보같네 나..'
그러면서 지금 이렇게 있는것도 선생에게 피해가 갈테니
히나는 그만 그 자리에서 떠나기 시작했따.
다만, 아까부터 자기쪽으로 이상한 시선이 오는게 신경쓰였던걸까
선생이 만나고 있던 남성이 히나를 눈치채게 되고
"...저기 누님?"
"네에?"
"제 카드 줄테니까 잠깐 커피 좀 사와주시겠슴까. 잠깐 전화할 때가 있어서"
"아..네! 호코군은 바닐라라떼죠? 그럼 갔다올게요!"
전화를 핑계로 선생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는 급히 히나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후 였을까.
"하아..선생님은 그저 날 학생으로 볼텐데 왜 그런..하아.."
히나는 여태까지 선생이 자기를 의지하는게 특별한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실연당한 여자애처럼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이 잠깐만 멈춰봐!!"
"..응?"
그러던도중 자신의 뒤에서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히나는 뒤를 돌았고,
자기를 부른 사람은 아까 선생 옆에 있던 남성이었다.
원래라면 그저 평범하게 왜 부른건지 물어볼텐데
지금 히나에겐 그런 마음이 있을 여유가 없었다.
"...뭐야"
"아, 아니 부른건데 왜 이리 까칠해 얘?!"
자기를 부른 남성에게 히나는 지금 염장지르려고 온거냐며
반쯤 화가난 표정으로 바라보게되고 남성은 그 모습에 살짝 겁먹었다.
하지만 그런 포스를 풍기는 히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남성은
자기 할말을 이어가는데
"너 누님 도와주는 애 맞지?"
"..그게 뭐"
"표정 좀 풀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내 하나뿐인 누나를 도와주는 사람이니까"
"하아..그게 뭐...응? 누나?"
그러다 남성이 하는 말 중 '누나'라고 하는 말에 히나는 잠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 잠깐만 누나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라니..가족인데 뭐가 이상한거야?"
"하아?!"
히나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는데, 모습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데다가
심지어 선생을 누님이라고 부르는 그 남성이 선생과 가족사이라는게 놀라웠다.
그러다 남성은 히나가 무슨 오해를 하는지 이해하게됐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되고
"누님이라고 하는건 내가 하는일이 그런쪽이라 그런거니까"
"...그런데 왜 선생님이 당신에게 팔짱을..? 남매는 사이 안좋은거 아니었어?"
"아. 그건 저 누님 버릇. 친한 사람에게 엉겨붙는 그런 타입이라서 그렇고~
애초에 내가 태어날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서로 따로 살아선지 평범한 남매사이완 달라"
"..그렇구나?"
그 이야기를 통해 히나는 지금까지 자기가 하고 있던 생각들이
전부 착각이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 히나의 감정은 어떨까
'....아아아아아아!!!!'
여태까지 헛발질을 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져서인지
히나는 그대로 얼굴을 붉히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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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가 왜 새벽에 업로드 되는거죠?
그거야 새벽에 업로드하면 조용히 묻힐 수 있기때문이죠.
오
맛나는데
새벽인데 안묻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