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요한계시록은 왜 2000여년간 떡밥이 되었나?

요한계시록, 혹은 요한의 묵시록은

전승에 의하면 1세기 경 로마제국의 기독교 박해로 파트모스 섬에 유배당한  예수의 제자 사도 요한이 

특별한 종교적인 환상을 목격한 것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혹은 신학 학계에서는 장로 요한이라는 별개의 인물, 혹은 요한의 이름을 빌린 불명의 저자가 기록한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

아무튼 요한계시록은 처음 기록된 이후로 인류역사 내내 수많은 음모론과 종말론 떡밥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666, 적그리스도, 묵시록의 4기사 등이 있다

오늘날까지 온갖 사이비들이 지들 입맛대로 해석하며 종말론으로 겁을 주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런 별의별 해석이 난무하는 이유는 요한계시록이 상당히 특이한 성격을 가진 문학작품이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은 장르적으로 ‘히브리 묵시문학’에 속한다

동일한 장르의 구약성경이 바로 다니엘서이다

다니엘서는 요한계시록과 거의 유사하게 괴물의 형상, 특이한 징조, 게마트리아(문자를 숫자로 변환하여 암호화하는 고대 이스라엘의 수비학) 등을 통해 미래의 역사를 예언하는 예언서이다

그런데 요한계시록은 이런 히브리 묵시문학 장르를 그리스어로 기록했다는 특수성을 가진다

즉, 요한계시록은 히브리 묵시문학에 대해 알고있는 유대인이 그리스어에도 정통할 경우 오해 없이 그 뜻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전제를 깔고 요한계시록을 해석하면, 당시 로마제국의 기독교 박해로 고통받는 신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박해의 주체인 로마 황제가 곧 적그리스도이니 굴복하거나 배교하지 말고 신앙을 지킨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통치가 이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에 임할 것이라는 내용이 된다

그런데 후대로 넘어가면서 그리스어는 알지만 히브리 묵시문학의 해석방법을 모르는 경우, 번역으로 인해 그리스어라는 열쇠가 빠져버린 경우 등이 생겨나면서 요한계시록은 점차 흥미위주의 종말론 찌라시로 해석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겨났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중적인 인식이 거의 개선되지 않아서 요한계시록은 오늘날에도 온갖 종말론 떡밥의 원천이 되는 수난을 당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