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3년
뜬금 없이 엄마와 일본에 가게 됐다
사실 이것도 가려 해서 간 건 아니다
비행기 핫딜(키타큐슈 왕복 7만원)이 떴길래
혼자 가려고 예매했다
그런데 엄마가 진심으로 "왜 너 혼자 감?" 해서
엄마 거만 따로 핫딜 없이 12만원인가 주고 예매해서 같이 갔다
그리고 우리 둘은 극P다
호텔도 대충 잡으려 했는데 극J 동생이
"시발럼아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엄마 데려 가는데 그게 머하는 거임"
해서 호텔만 괜찮은 데로 잡아줬다
(좋은 데였다)
당연하지만 갈 곳 따위 정하지 않았다
대충 구글지도 보고
"만화 박물관? 여기 가봐야지"
"모지코? 여기도 가봐야겠다" 정도로 했다
맛집? 찾아보지 않았다
쇼핑몰 7/8층에 있는 가게 갔다
대충 눈에 보이는데 들어갔다
체인점 스테이크 집이었다
3박 4일 일정인데 (일본식) 중국요리만 세 번 먹었다
볶음밥 두 끼 먹었다
모지코에서 뭐 먹으려는데 줄 서있길래 그냥 옆 가게 갔다
여하튼 이틀 잘 놀았는데 두 개만 정했으니 3일차에 갈 데가 없다
엄마가 전날 저녁에 "내일 어디 가?" 했다
"몰라? 어디라도 가겠지" 했다
"그래 어디라도 가겠지" 하셨다
다음 날 아침, 진짜 어디라도 가야지 싶었다
엄마가 씻는 동안 구글 지도 봤다
좀 멀지만 하카타 가보면 괜찮지 싶었다
그렇게 엄마한테 "하카타 갈래? 좀 먼데."
"갈 데 없다며? ㄱㄱ" 하셨다
"기차랑 지하철 있는데."
"얼만데?"
"기차는 좀 비싼데 빠르고 지하철은 싼데 1시간 30분 쯤 걸리네"
"집에서 서울 가는 거랑 비슷하네 지하철 타자"
하고 지하철 타고 갔다
기다리고 뭐 하고 하는 시간까지 편도 2시간 쯤 걸렸다
가서 쇼핑몰 하나 보고 라면 먹었더니 저녁이었다
다시 두 시간 타고 호텔로 왔다
나중에 들은 동생은 왜인지 "이건 좀;;" 했다
그리고 어디서 여행 이야기 나오고
J랑 P랑 여행 스타일 이야기 나올 때
이 이야기 해주면 자칭 P들이
"아, 저 사실 J인 듯;;"하고 한 발 물러선다
참고로 동생은 어디 여행 가면 이런 걸 만들어서 가족한테 나눠준다
형제 사이에서 "양자택일 극단적이야~"가 흐르고 있다
계획이 아예 없으면 이런 여행도 나쁘지 않은데? 로 갈 수 있구나...
엥 나 P-J 반반에서 J가 51%라서 J로 뜬 사람인데
저 P모자의 여행 이해가 되는디.
진짜 잘못되면 큰일날 필수적인요소(숙소.교통)만 계획.예약해두고 식사나 관광 엑티비티는 즉석에서 땡기는거 골라서 다니는거 ㅋㅋ
반반인 나도 이런데 P가 짙으면 저럴수도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