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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괴문서) 기분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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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선생님을 보면 볼 수록 기분이 나빠지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고백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고백해서 사귀기 시작해놓고

저 인간은 절 보면 이런다니까요?


"...아 글렀네"


"뭐, 뭐가 글렀다는건데요?!"


방금까지 뭘 보고 있던건지 모르겠지만

게슴츠레하게 웃으면서 폰보다가 제가 근처에만 가면

세상 끝난 표정으로 '또 너냐'라는 반응을 하는데 이게 말이나 되냐구요!?


"어디갈래."


"하아?! 선생님이 정한다했잖아요?!"


"아. 그랬어?"


그러면서 어제 자기가 오늘 데이트 리드한다 해놓고

막상 와서는 붕어마냥 뻐끔뻐끔거리는 저 표정이 너무 짜증나요.

좋아하는 여친이잖아요 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왜 그런 반응인건데요!?


진짜 누가보면 제가 선생님에게 억지로 눈물콧물

다 쏟아내면서 고백한 줄 알겠다구요.

조금이나마 좋다는 반응하는게 뭐가 그리도 어렵다고


뭐 그래도 괜찮아요. 이런 불성실한 선생님이라도

먼저 고백한건 저쪽이니까 승기는 저에게 있다구요.


"손 잡아줘요."


"갑자기?"


"자, 잡아줄 수 있잖아요!? 애인이잖아요!?"


"아-"


그래요. 이런식으로 저 인간한테 미끼를 던지면

샬레에서 보던거 처럼 평소대로 '어쩔 수 없네'하면서 잡아주겠죠.

진짜 어쩔 수 없는 선생님이라니까요-


"싫어. 손에 땀찬다고"


"하아아아?!"


방금 말 취소하겠습니다.

확실히 이 인간은 구제불능에 여심따윈 티끌도 모르는

능이버섯만도 못한 선생님이에요.

적어도 잡아주는 티라도 내야지 왜 그런 말을 하는건가요?!


...그런데 뭐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이 사람이 싫은데 그렇다고 너무 싫진 않아요.


"그리고 누가 요새 손잡고 데이트하니? 시대에 뒤떨어진것도 아니고"


"지, 지금 말 다했어요?!"


"보통 이렇게하지"


"어?"


방금까지 손잡는건 싫다고 해놓고,

제 팔을 가져다가 자기 팔에 팔짱을 끼더니

그대로 무심하게 툴툴거리시는데

도대체 손잡는건 싫어하면서 왜 이런건 하는건데요!?


그런 제 반응이 선생님에게 보였는지

그 사람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싫어?"


"...진짜 싫어요."


"그럼 계속하지 뭐"


그리고선 제가 싫어하는 말을하니 오히려 더 하겠다는

어린아이같은 말을 하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아 진짜 이 사람 너무 싫어요. 부끄럽지도 않나..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요.

선생님과 함께 옷을 보러 갔을 때였어요.


"이거 어때요?!"


"그걸로 살거야?"


그 사람은 또 새 옷을 입은 저를 무심하게 한번 쓱 흝어보고는 말을 하는데

굉장히 귀찮다는 표정을 했어요. 여친에게 그런 표정이라니

진짜 최악이에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런 선생님이라도

여러 스타일에 저를 보여준다면 넘어올게 분명하니-


"그냥 입어보는거죠! 어때요 감상은?"


"괜찮은데 말이지..지금 여기온지 3시간이나 지났어."


"3시간밖에요?"


"내가 옷걸이냐"


그 말 취소하겠습니다.

이 사람 눈은 옹이구멍이란걸 이제 깨달았어요.

물론 3시간 동안 옷 본다고 선생님에게 지금까지 입었던

옷들을 들고 있으라 했지만 그런 말을 저에게 할 수 있냐구요.

진짜 사람 화나게 하는 말솜씨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사람이에요.


"왜 말을 그렇게 하는거에요 선생님

그래도 저는 같이 와서 즐겁다고 하잖아요!!"


"재미없어."


"선생님!!!"


"난 너 얼굴만 봐도 되는데 굳이 옷을 봐야하는거야?"


"....아!!!!! 무, 무슨 말을 하는건데요!?"


그런데도 그 인간 말에 뭐가 좋다고 저는 왜 두근거리는건지

모르겠어요. 정말이지 다른 사람이 선생님 여친이었다면

금방 질려서 버려질 사람인데 저라서 받아주는거라구요.

좀 감사하게 생각하면 안되는건가요 선생님?!


그러다 어떤 식당에서 전 선생님에게 당당하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조금만 저 좋아하는 티좀 내면 안되는거에요?

감사하라구요 좀!"


"싫어"


"왜요!?"


"너에게 바보같은 얼굴 보여주기 싫어"


"응? 그게 무슨"


그러자 선생님은 보여주기 싫다면서 그 말을 했는데

그러고보니 생각났습니다.

이 사람 아까부터 적극적으로 행동할 땐

제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말을 하고 있었어요.

그렇다는건..?


"헤에..뭘까요 그 바보같은 얼굴이란건?"


"시끄러워 밥이나 먹어"


"그렇구나- 선생님은 저와 있는게 부끄럽고 너무 좋아서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는 쫄보셨군요 아- 다 알겠다구요-"


"안먹을거면 그냥 간다."


"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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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로 쓰면 10분안에 써지는 기묘한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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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parmesan 2025/04/22 21:36

    추천을 줄테니 더 써와 어서

    (o94Fh3)

  • Esper Q.LEE 2025/04/22 21:37

    논픽션이라 빠르게 써지는게 아닐까요? (막말)

    (o94Fh3)

  • JX138237 2025/04/22 21:37

    아코는 비대칭 전력이며 여기에 하나가 끼면 세계평화를 이룩한다

    (o94Fh3)

  • 深く暗い 幻想 2025/04/22 21:40

    ärgerlichlästigpaar.....

    (o94Fh3)

  • 深く暗い 幻想 2025/04/22 21:40

    (귀찮고 성가신 남녀커플)

    (o94Fh3)

(o94F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