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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죽은 여자친구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25살의 평범한 남자입니다.

이야기는 6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제가 고등학생때일 때부터 시작합니다.

어쩌면 저주일수도 있겠죠.

조금 오래된 이야기에요.

참고로,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쓰는것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실화랍니다. 

편의상 반말로 이야기할게요



때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는 모 예고에 재학중이었고 남자는 엄청 희박했지 ㅎㅎ 천국이었어

등하교를 같은 동네 여자애들 3명이랑 같이 하고 시내나갈 때도 두 명 남자에 여자 다섯 명 이렇게 가구

근데 3년간 살다보니 여자에 대한 환상은 다 깨지더라ㅋㅋㅋㅋㅋ

예고는 그냥 남자가 키크고 평범해도 엄청 인기가 많았어 !

여자친구도 쉽게 사귀고 그랬지.

그런데 키도 크고 잘생긴 놈이 한 명 있었단다.박시후랑 똑같이 생겼어....ㅋㅋㅋㅋㅋㅋ

젠장..인기가 터졌지 다른학교에서두 지역에서 유명했으니까 뭐

공부도 잘하고 조소과였는데 조소도 엄청 잘하고 학교에서도 유망주.나는 디자인과였고...(안물어봤다면 미안)


얘를 시후라고 칭할게 ㅎㅎ 박시후형 이름 좀 빌릴게요.

시후는 고1 때부터 누나들의 총애를 받고 대시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시후는 중2 때부터 사귀어오던 여자가 있다고 그러는거야.

근데 여자애들이 가만히 냅두질 않았어 .

시후는 남녀공학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는데 밤에 막 여자애들이 찾아오고 술먹자 그러고..

근데 절대 문도 열어주지않고 없는 척 하더래 ㅋㅋ

나도 잘 안데려가고 그러더라.

여담이지만 타지역에서 온 애들이 많아서 자취하는 남자애들이 많았는데 여자애들이랑 어울려서 술먹고 여러가지 스캔들이 생기곤 했어

근데 시후는 철벽남이었지.... ㅠㅠ

절대 눈길도 안주고 어울려 놀긴하는데 선을 긋는 거?


어느날 학교앞에 시후 여자친구가 찾아와서 나랑 시후여친은 처음 만나게됐어

근데 진짜 시후 여친아니랄까봐 엄청 예쁜거야 ㅎㅎ

단백질인형같다고 해야하나 엄청 하얗고 까만머리에 머리길고 키는 아담하고

성형도 안했는데 눈코입이 그렇게 이쁠수가없었어 요즘 화제가되는 설리랑 비슷한이미지?

근데 약간 시후랑 이미지가 비슷했었어. 사랑하면 닮는다지.

내가 막 너네 둘이 분위기가 닮았다면서 사랑하면 닮는거구나 하면서 막 웃으니까 둘이서 분위기가 확 가라앉더라고.

내가 엄청 냉기류에 화들짝 놀라서 얼어붙으니까 

시후가 웃으면서 얘랑 나랑 닮았다니까 기분나쁘잖아!ㅎㅎㅎ 하면서 놀리고 설리닮은여친은 웃으면서 로우킥 날리더라.

둘이 같이 있으니까 평소 시후한테 추파던지던 애들은 다 쳇쳇거리고 헐 예쁘네. 이러고


설리닮은 여친은 유미라고 칭할게. 그냥 유미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이미지였어.

그렇게 자주 어울리다가 나는 유미 친구 소개받아서 사귀고 넷이 자주 놀았다.

유미도 다른 학교에서 엄청 인기 많았어.

둘다 서울에서 온터라, 토박이들 눈엔 엄청 신세계였지.세련되고 이쁘고 잘생기고.

유미랑 시후랑 이 먼 지역까지 같이 고등학교 지원해서 왔다더라.

유미는 일반 인문계고에 진학해서 다니고 있었구 둘이 지망하는 대학이 이 동네에 있었거든!

근데 어느날 무용과 여자애가 유미를 보게됐는데 나보고 이러는거야


쟤...좀 이상해.


라고 막 소름끼친다는 표정을 짓는거야.


"아니 시후 여친한테 왜그래 너도 시후 관심있어?"


라고 내가 물어보니까 그애가 춥다는듯이 자기 두팔을 슥슥 문지르면서 



"쟤보는데 뭔가 이세상에서 동떨어진 사람 기분이 든다..보는데 약간 소름끼친다."



라고 가버리더라고. 현대무용 하던앤데 무대에서 귀신도 자주 보고 좀 그런애였어.

시후는 나말고는 아무도 자기집에 들이지않았고 나도 자주 가진 않았는데

어느날 시후집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휴대폰을 놓고온걸 깨달았지.

내일 가져다 주겠지 하고 그냥 집에 갈려다가 여자친구가 화낼 것 같아서 다시 집으로 되돌아가서 문을 쿵쿵 두들기는데 응답이 없더라고;

야! 나라고! 하면서 문열었는데 문이 열리데.

들어가니까 평소엔 잠궈놓고 절대 못들어가게하던 방문이 열려있는거야.

아 참고로 투룸이었어 그 집.

입구 들어서면서 뻔히 방안이 보이는데 여자애방이더라고...

나도 모르게 어 여긴 무슨방이야 ?? 누구방이야? 하면서 들어가고 주방쪽에서 놀란듯한 유미가 날 쳐다보고 시후는 씻고 있었고.


나는 그제서야 사태파악을 하고 화들짝 나왔어.

고등학생 신분에 동거라는게 이때 당시 친구사이에서도 숨길만큼 어려운 이야기였지.

유미는 엄청 차가워진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시후는 머리털면서 유미를 달래더라고.


"그런 말할애 아니야 유미야..."


그런데도 유미가 엄청 살벌하게 나 쳐다보는데 그렇게 예쁜앤데도 눈빛이 뱀같달까?

그 무용과 애가 말했던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우수수수 돋는거야

왜냐면 나 봐버렸거든.


방안에 걸려있는 액자사진.

어린 유미와 어린 시후


그리고 부모님.




나는 도저히 내머리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아서 멍때리고 있는데 시후가 한숨을 쉬면서 내앞에 앉아서 설명해주더라고.


"저건 가족사진이야. 너도 봐서 알겠지만..."

"너네.....남매였냐"


시후는 한숨을 푹 쉬면서 이야기를 이어갔어.


남매는 아니래.

어릴적에 삼촌이랑숙모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유미만 남은거야.

결국 그래서 시후네 집에서 얹혀살게 됐는데 둘이서 같이 커왔는데 둘이 이성적으로 눈뜰 거 아냐?

부모님은 맞벌이고 둘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거야

같은 중학교 다니고 같은 반이던 어느날 대시받고 고백받는 유미를 보는데 화가 너무 나더래

그래서 중2 어느날 유미에게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내가 이런 마음이니 너와 계속 있을 수 없다고 다른지역 고등학교로 진학을 할거라고 했데.

그런데 웃긴건 유미가 자기는 그전부터 시후를 좋아했는데 말을 못했데..

그렇게 둘은 몰래몰래 사랑을 키워나가고 이 동네로 둘이 와버린거야.

유미는 집에서 독립하겠다고 하고 부모님 보험금 받은 걸로 지원받기로 하고 나오고 시후는 예고진학을 하겠다고 나온거야.

유미가 엄청 가라앉은 목소리로


"우리가 이상해..?"


라고 묻더라.

나는 몇년이 지나도 그 표정이 기억에 남아 


그리고 시간은 흘러 수능을 치고 우리 셋은 같은 대학에 붙었어ㅎㅎ

우리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이리저리 여행도 다니고 놀러다니고 술도 먹으러 다녔어.

그리고 얼마안있어 유미는 내 글의 제목의 주인공이 돼버리고 말았어.

교통사고로..


시후는 창백해진 얼굴로 장례를 치뤘어.

유미 친구들에겐 알려주지않고 서울에서 장례를 치뤘다.

시후랑 시후부모님이 장례집도하는 거 보면 친척인 걸 알게되니까....

장례를 치르고 유미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유미 친구들은 엄청 슬퍼했고.

싸이월드에는 추모일촌평 추모방명록이 가득 했어.


시후는 평소처럼 생활했는데 달라졌다면 웃질않는 거. 엄청 차가워진 거.

그게 또 매력적으로 보였는지 여자애들이 엄청 대시하긴하더라.

연예인지망생 여자애가 있었는데, 걔는 정말 누가봐도 예쁘고 금방 데뷔해도 될 외모였어.

걔가 시후에게 엄청나게 작업을 하더라고.

술자리 같은데에 다 따라와서 술취한 척 업어달라 그러고.

주구장창 고백해대는 통에

시후가 나 여자친구있다고 거절하며 말하니까, 그 여자애가 말해선 안될 말을 했어



"니 여자친구 죽었지않아?"


그리고 며칠뒤에 그 여자애는 계단에서 굴러서 다리를 다쳐서 철을 박게됐어.

평생 춤을 추지못하게 된거야.

눈치챘지..?

시후에게 집적대는 여자애들은 불운한 사고를 당하거나 잠수타고 학교에 나오지않거나 그런 일이 비일비재해지기 시작했어.

시후에게 관심갖고 대시하는 여자애들은 다 안좋은 일이 생기더라고.

적어도 내가 볼 땐 그랬어. 

집이 망해서 대학교 휴학하고..(미대는 등록금이 정말 비싸) 사고당해서 수술하고 강도를 당하기도 하고...

어떤 여자애는 시후꼬실거라고 성형했다가 부작용나서 얼굴 다 무너지고 우울증 치료받았다고 들었어.

그 성형외과 돌팔이로 엄청 유명한데 지금은 이름바꿨더라 


대신에 시후는 늘 기력이 없어보이고 다크써클도 내려오고.....살도 엄청 빠지고 있었어.

시후랑 나랑 군대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면서 둘이서 오랫만에 같이 술을 마셨던 날

시후가 나한테 정말 조심스럽게 손톱을 깨물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


"너 내가 이 말하면 미.친.놈같아 보일 것 같은데.."

"왜 혹시 나 사랑한단 이런 말만 아니면 된다."


시후가 하도 여자 안만나니까 게이설도 돌고 있었어 ㅡ.ㅡ


"유미....내 옆에 있다."


평소에 저런 말도 안하는 성격일뿐더러 농담도 안하는 놈이 저런 말을 하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너무 화가 나는거야.
 
소주병 바닥에 던져서 깨뜨리면서 내가 엄청 화를냈어
 

"이. 새. 끼야 정신안차리냐? 유미 죽었잖아...왜그러냐 너.."

"맞지 죽은 거 맞지..? 근데 늘 내 옆에 있어....지금은 없는데..."
 
 
나는 시후가 평소 침울하고 우울하면서도 약간의 공포를 느끼는듯한 표정으로 다니는 모습에 걱정을 많이 했었어. 

그런데 오늘은 정말 울듯한 표정으로 괴로운 듯 머리를 감싸쥐는거야
 

"장례치르고 49제 치르고 자다 일어났는데....유미가 옆에서 누워서 나 보고있는거야..."


시후는 괴로운듯이 입을 뗐어.

대략, 
 
 
49제가 끝난 다음날 꿈에 유미가 코스모스가 잔뜩 핀 들판을 혼자 걸어가길래 이름을 크게 불렀대. 

그니까 유미가 뒤돌아보면서 
 
 
"내이름이 뭐라고?"


라고 하더래.
 

"유미......김유미.."


시후는 계속 유미 이름을 반복하며 불렀대.

그러고 잠에서 깼는데 옆에 유미가 누워서 자기를 보고있더라는거야.

그리고 생전 눌린 적도 없는 가위에 눌린거야.
 
그러더니 유미가 자기위에 올라타더니 19금...행위를 하더래
 
유미랑은 중학교 때부터 관계를 가지던 사이였지만 그 모습에 너무 놀라서 움직이려해도 안움직여지더래....
 
 
"외로웠지? 응? 나없는 동안 외로웠지?"


유미가 표정없이 묻는데 유미가 올라타있는 부근은 너무 싸늘하더래

그러다 가위에서 깼는데 유미는 사라지고 올라탔던 부근의 싸늘함도 없어지더래.

문제는 밤마다 유미가 찾아와서,자기랑 관계를 가지더래
 
처음엔 너무 무섭고 몸도 안움직이고 두려웠는데 점점 손을 움직일수 있게되고 유미의 몸도 만질수 있게되더래 ;;
 
만졌는데 추운 겨울날 밖에 나갔다 온 사람의 몸을 만지는 기분?

그런 시린 기분이 들더래
 


그렇게 매일매일을 유미한테 기력을 뺏겨서 살도 빠지고 여자도 거들떠도 안보고 살도 빠져갔던거야.....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는데 창백하고 색이 없다는 느낌의 유미는 점점 빛이 밝아진다해야하나.

죽은사람 귀신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생기있어 보이더래.
 
점점 자기가 죽겠다고 유미보는건 좋은데 너무 힘이 빠진다고.....

시후가 힘들다면서 막 그러는거야...
 
이제는 해질녘부터 찾아와서 새벽에 사라지고 그런다더군.
 
 
자기한테 대시하는 여자애들한테 일이 생기는 것도 유미때문인 것 같다고...

그래서 여자애들한텐 말도 안붙인다고 그러더라고.

나는 어쩌냐...어쩌냐..이말 밖엔 못했어...

사실 우리 둘다 서로 유미에 죽음에 대해서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던거야.
 
 
나름 현역판정을 받았던 시후는 급으로 건강이 악화되서 군대면제가 떴어............난 갔다옴 ㅜㅜ



군대를 제대하고 시후를 만났을 때, 시후는 여전히 잘생겼지만,여전히 창백하고 핏기없어보였어.

그리고 시후는 기나긴 이야기를 해줬어.


결국 무당을 찾아갔고, 무당이 이야기를 해주는데 정말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싶더래.

유미가 부모님과 교통사고가 난 날, 유미도 원래 죽은 목숨이었는데 유미네 엄마가 죽어가면서 조상들한테 엄청나게 빌었다는거야. 

유미라도 살려달라고.


"죽은사람의 소원은 들어준다"라는 관례라도 있는건지....옛말이 정말 진짠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유미가 살았는데 유미가 입원해있을 때 시후엄마 꿈에 어떤 할머니가 나오더니

 
 "20살까지 절에 보내서 속세에 물들게 하지말라 특히 양기를 받으면 안된다." 


라고 시후네 엄마한테 엄청 낮은 저음으로 소름끼치게 이야기를 하더래
 
근데 시후네 엄마는 성당다니는 분이셨고 그런 것도 믿지도 않았던거야.

양기를 받으면 안된다는건 남자와 관계를 하고 스킨십을 하고 감정을 나누는 것을 말했던 것 같아.

그걸 어기고, 또 집안의 장손이며 친척인 시후와 관계를 가지고 연인이 되니 조상들이 엄청나게 노했다는거야.
 
결국 신이 원래는 죽은 목숨이었던 유미를 거둬드리기로 한 거겠지..?

둘이 너무 큰 죄를 지은 거래....시후네 집안이 옛날부터 짱짱한 양반집안이었다지.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슬프더라...사랑했을 뿐인데.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 죽기직전에 소원을 빈거야.

그 소원내용은


죽어서도 계속 평생 곁에 남고싶다.


였던 거야.

시후에게는 그게 족쇄가 되고 금기된 사랑에 대한 저주의 업보가 되버린거지.


더 쓰려는데 12시가 되가네!
12시가되면 글을 쓰지못해.....사정이 있거든
3분남았으니까 여기까지쓰고 내일 이어써줄게! 



소원이 들어진건지 자기 한에 성불을 못한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유미는 시후곁에 남은거지.

원한령이 되버린거야. 어쨌든 유미는 죽은 사람의 소원으로 인해 이승을 떠도는 혼령이 되버린거야.

시후는 정말 괴롭다는 표정이었는데, 그래도 2년 전보다는 아니었어
 
약간은 나아졌다는 표정이었지
 
 
그리고 나에게 팔에 찬 염주를 보여줬어

그 무당이 시후를 유미눈에서 숨긴거야.
 
그 염주를 차면 귀신눈에 보이지 않는다고하더라?
 
집도 이사하고 얼마간은 편하게 지냈다고...더 이상 유미는 보이지 않았는데
 
하지만 자꾸 유미가 자기를 찾는 꿈을 꾸었대.
 
꿈에서 침대에 누워있으면 막 이방저방 돌아다니면서 자기 이름을 부르더래
 
 
한 며칠은 그 꿈을 꿨는데, 무당말로는 절대로 대답하지 말라고....대답하면 주술이 풀려버린다면서 그렇다는거야.
 
유미에게서 보이지 않으니까 이제 마음껏 지내라고 안심하라고 하더래.
 
하지만 염주는 절대 빼지말라고.
 
 
이렇게 저렇게 시후는 유미에게서 벗어난 듯 했어
 
난 다행이라고 위로를 해주었고...
 
"야 그럼 여자친구 사겨도 되겠다 야~" 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어
 
그러니까 시후 표정이 약간 굳으면서 나에게 말하는거야
 

"만나는 여자가 있긴 해..."
 
 
솔직히, 솔직히 다른 여자 만나면 안된다는 법은 없지만 약간은 서운한 생각이 들더라.
 
유미는 죽어서도 곁에 있고 싶어했고 아직도 찾아다니는데...
 
 
"야야~ 잘됐다! 누군데 한번 보여주고 그래라!"
 
 
나는 약간의 마음의 뭔가가 턱 걸리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축하는 해줬어.
 
여자친구는 자기보다 연상이라더라. 게다가 유미랑 엄청 닮았다는거야
 
보자마자 유미인 줄 알고 엄청 놀랐는데, 유미를 닮은 사람이었고..
 
그 애를 까페에서 처음 보았는데 그 날 하필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상심하고 있는데
 
그 여자애가 다음날인가 시후를 찾아와서 휴대폰을 건네줬다는거야.
 
 
까페주인한테 이리저리 물어봐서 학교를 알아냈나봐. 과랑
 
아, 까페 단골이었어 시후는ㅋㅋ
 
그렇게 고맙다고 밥도 사주고 끝낼랬는데 그게 안되더래 자꾸 마주치더래. 우연히...
 
그러다 여자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고, 시후는 몇번을 더 만나봤는데
 
아무런 해꼬지도 없고 아무런 현상도 없더래.
 
오히려 이여자를 만나서 마음이 편해진달까...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잊혀지더래
 
그래서 둘은 정식으로 교제하게 된거야.
 

며칠뒤에 그 여자애를 소개시켜 줬는데 유미랑 너무 닮아서 나도 깜짝 놀랬지.
 
근데 유미랑은 다르게 뭔가 온화한 기분? 따뜻한 느낌이었어.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 걸어주는데 밝은 느낌? 되게 해맑더라.
 
얘는 맑음이라고 부를게. 실제 이름도 이거랑 비슷해 ㅎㅎ
 
 
웃긴 건 나는 또 시후 여친의 친구랑 교제하기 시작했어 -_-
 
 
그리고 넷이서 바다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차를 타고 넷이서 여행을 떠났어.
 
펜션도 잡아놓고 바베큐파티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엄청 즐거웠어
 
그리고 뭐 성인이니까 *-_-* 방은 두 개짜리였지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곯아 떨어졌다가, 담배가 피고싶어서 밖으로 나왔어.
 
그때 시계를 보니까 4시 44분이더라 (정말 또렷하게 기억나 ;;)
 
 
그런데 차 세워놓은 곳 바로 옆에서 어떤 검은색 긴머리의 여자가 흰옷을 입고 쭈그려앉아서 얼굴을 파묻고 있는거야.
 
놀러왔다가 싸웠나....왜 저러고 있지 싶어서 계속 쳐다봤어.
 
그리고 얼굴을 살짝 드는데 눈매가 맑음이누나 인 것 같더라고
 
 
"맑음이 누나! 거기서 뭐해"
 
 
라면서 다가가는데 세상에
 
 
유미였어.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유미는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고 희미하게 미소지었어
 
 
나는...나는 정말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고.
 
 
"김..유미?"
 
 
라고 얼어붙은 입을 떼자마자, 유미가 서서히 일어서는거야
 
 
 
"도와줘"
 
 
 
분명 유미 입은 가만히 다물려져 있는데 머릿속으로 들려오는거야.
 
유미의 처절한 목소리가
 
 
"나 좀...도와줘..."
 
 
그러면서 큰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
 
 
"유미야....너..."
 
 
이렇게 말하는데 유미는 사라지더라.
 
다음날 멍하게 멍때리다가...시후한테 말할까 하다가...그냥 헛것을 본거라고 생각하고 가슴에 묻기로 생각했어.
 
 
 
그런데.....
 
다들 집에 데려다주고 내차를 몰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차안에 누가 있는 기분이 들더라고....
 
백미러를 보는데 뒷자석에 누가 있는거야.
 
물건일까? 아니면 뭐지? 싶어서 뒤돌아보고 싶은데
 
너무 무서워서 앞만보고 운전하고 얼른 내려서 (주차하다 다긁었었지)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어.
 
 

 
그날밤 나는 유령을 봤어.
 
어떤 기척에 문득 잠이 깨서 옆을 보는데, 어떤 소녀가 책상에 앉아있는거야.
 
창문을 열어놓고 잤었는데 달빛이 들어와서 그애를 비추는데,
 
 
흰 옷을 입고 검은 긴 머리를 한 여자였어.
 
몸집이 작고 가냘프고....유미인 것 같았어.
 
책상앞에 앉아서 턱을 괴고 벽 어딘가를 계속 주시하고 있더라고.
 
뭔가 과거회상을 하는듯한....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띄워져있었어.
 
그런데.....무섭다기보단 뭔가 너무 아름답더라고... 그 모습이
 
 
 
나는 계속 숨죽이고 있었고...가위는 눌리지않았더라고.
 
그러다 그애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데 나는 눈을 꼭 감고 자는 척을 했어
 
유미는 오랜시간 동안 그 책상에 앉아있다가, 스르륵 일어나서 창문밖으로 사라지더라고.
 
 
 
나한테 아무런 해꼬지는 하지않았는데
 
나는 미.친.놈 같았어.
 
매일 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거야.
 
나는 아마 그때 귀신이 되버린 유미에게 반한 것 같아.
 
홀린걸까.....나도 잘 모르겠다.
 
 
 
유미는 가끔 내방에 찾아와 책상에 앉아 어딘가를 계속 주시하다 사라지곤했어.
 
뭘 그렇게 보는걸까, 하고 거기 앉아봤는데
 
내가 벽에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 가족사진 등등을 붙여놨거든.
 
거기 시후사진이 있었어. 고등학교 때의....
 
 
아마 그걸 보고 가는 것 같더라.
 
 
시후랑 나는 암묵적으로 유미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않았어.
 
나는 얼마안가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어.
 
난 그때 마음 속으로 유미를 좋아해버리게 된거야.
 
 
 
시후가 묘사한 유미는 무섭고, 공격적이고, 자신의 정기를 빨아먹게되버린 앙칼진 여자였는데
 
내가 보는 유미는 선녀같달까..달에서 찾아오는...
 
한번이라도 유미가 내옆에 와서 말을 걸어줬으면 싶기도했어.
 
 
유미가 찾아오는날은 주말이 가장 많았어.
 
그래서 주말마다 꼬박꼬박 집에 들어갔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몇 번의 대시도 받았지만 다 거절했을 정도로 빠져버렸어.
 
 
그날도 유미가 내방에 찾아왔는데 책상에 엎드려서 약간 몸을 들썩이더라고.
 
우는 것 같았어.
 
마음에 슬픔이 전해져온달까.
 
나는 나도 모르게 유미이름을 불렀어.
 
 
"유미야"
 
 
정적이 조금 흐르더니 엎드린 채로 고개를 돌려서 유미가 나를 보는거야.
 
 
"울지마라."
 
 
나는 애써 유미를 달래보려고 했어.
 
유미가 내쪽으로 몸을 완전히 돌리더니
 
 
"....도와줘"
 
 
한마디 하더니 또 일어서서 창문쪽으로 사라지려고 하는거야.
 

 
가지마라.
 
말하려는데 입이 안떨어지더라.
 
가지마라....
 
 

마음속으로 몇번을 외쳤는지 몰라.
 
뭘 도와달라는 건데.
 
그 이후로 유미는 내 방에 오지않았고 유미의 기일이 다가왔어.



유미의 기일이 다가오고 시후한테 유미 기일날 납골당에 찾아가볼거냐구 물어보니까 음....이러고 망설이는거야.
 
작년부터 가지않았다는거야.
 
무서워서...
 
 
그래도 가족인데 그리고 이제 괴롭히지 않으니까 같이 가보자고 설득했어
 
맑음이는 유미의 존재를 모른대...
 
시후는 유미를 자기 인생에서 완전히 잊고싶어 하는 듯 했어.
 
 
결국 끌고가다시피 나랑 시후랑 납골당에 찾아갔어.

시후는 유미사진 앞에서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어.
 
내방에 찾아와서 짓던 유미의 표정이랑 비슷해서 조금 마음이 아프더라.
 
 
"유미야,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어디있을까 유미는..."
 
 
나도 모르게 시후에게 말을 꺼냈고 시후가 덤덤하게
 
 
"이제 돌아가지 않았을까...?" 


라고 내게 되물었어.
 
한참을 둘이서 서있다가. 꽃을 놔두고 뒤돌아서는데 갑자기 유미 자리에 올려놨던 액자가 쨍그랑 떨어지더니 깨져버린거야.
 
시후는 사색이 되어 나를 쳐다봤어.
 
나도 너무 놀랐지만 기분탓일거라고 시후를 달래서 돌아왔지.
 
돌아나오는 길에 어떤 어린애가 막 뛰어다니길래
 

"얘 여기서는 뛰는 거 아니다? 엄마랑 왔어?" 


하고 물어보는데 걔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른쪽으로 뛰어가버리더라고.
 
 
"혼날텐데 그치?" 


하고 시후를 돌아보는데 시후가 알 수 없단 표정으로 내게 물었어.
 
 
"애가 어딨는데?"
 
 
난 내가 잘못봤나...하고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난 자주 귀신을 보게 됐어.
 
한번 귀신을 접하게되면 귀신을 보는 영감이 생긴대.
 
차도를 건너다 차 사이로 사라지는 귀신도 보고...

강의실에 혼자 앉아있다가 내가 강의실에 들어서면 사라져버리는 귀신도 보고.... 헛것처럼 말야.
 
 
 
그리고 어느날은 꿈에 유미가 나타났어.
 
꽃이 엄청 펴있는 들판위에서 서서 나를 쳐다보는데 여전히 표정은 슬펐어.
 
 
"유미야. 어디가있어 지금..."
 
 
나는 유미를 향해 소리쳤고, 유미의 대답이 들려왔어.
 
 
"시후 옆에."
 

그리고 갑자기 시야가 캄캄해지더니 또다시 머릿속에서 도와줘...라는 말이 들려오면서 잠에서 깼어.
 
나는 유미를 성불시켜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한을 풀어줘야 하지않을까......이승을 떠도는게 너무 안된거야.
 
 
그렇게 말하니까 시후는 이대로 놔둬달라고....이대로 괜찮다고 그러는거야.
 
내가 자꾸만 주제넘게 나선 것 같아서 그냥 알겠다고하고.
 
나는 자꾸 귀신같은 게 보였기 때문에 엄마랑 같이 아시는 무당할머니한테 찾아갔어.
 
뭐...뻔하게도 무당할머니께서는 나를 보면서 혀를 쯧쯧 차더군.
 
 
"죽은 사람은 산 사람한테 미련을 가지고 산 사람은 죽은 사람에게 미련을 가지고 있구만."
 

아무 말도 안했는데 딱 그러더라고....
 
 
"아아......제 친구 이야기요?"
 
 
라고 묻자 갑자기 정색하시면서 -_-
 
 
"아니, 니 이야기잖아. "
 
 
라고 하시더라고.
 
 
"너는 피난처같은 존재야"
 
 
라고 한마디 하시고는 상위에 쌀을 흩뿌리더니 이리저리 만져보시더라.
 
 
"걔가 갈곳을 잃어서 자꾸 너한테 온다. 그러다보니 니 눈에 헛것이 자주 보이겠다."
 
 
유미이야기인 것 같더라고...... 나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부탁드렸어.
 
 
대략, 유미랑 나랑 시후는 전생부터 계속 윤회하며 이어져온 인연들이래.
 
전생에 유미랑 시후가 죄를 크게 지었고, 나는 전생에 유미의 친오빠였데.
 
전생에 유미대신 내가 죽어서, 이번생에 유미가 먼저 죽어버린거라고.
 
하지만 죄가 많아서 편히 쉬질 못하고 이승을 떠돌면서 고통받고있대.
 
어떤 고통이요? 라고 물으니
 
 
니 친구 옆에 있는 고통
 
이라고 짤막하게 말씀하시는거야.
 
시후옆에 있고싶다고 그렇게 소원했는데 고통스럽다니.
 
 
그 이야기를 하니까 상을 한번 탕 치시더니 나한테 답답하다는듯이 말씀하시더라.
 
 
"니가 죽어서 니 마누라 지켜보는데 니 마누라가 새남편 만나서 장가드는 꼴 곱게 보겠냐"
 
 
물론 시후에게 다가왔던 여자들이 모두 해꼬지를 당하긴 했어.
 
그래도 이젠 유미눈엔 시후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고 했었잖아? 이해가 안되는거야.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미를 저 세상으로 편히 보내줘야한다고 하더라.
 
안그러면 시후도 곧 죽어서 유미랑 같이 가게된다고.......
 
 
난 일단 시후를 만나서 내가 들은 이야길 해줬고 다시 그 할머니를 찾았어.
 
할머니께서 염주를 보더니 보여달라고 하시더라.
 
절대 빼지말라고 하던데...라고 시후가 머뭇거리자 엄청 역정을 내시면서 나한텐 괜찮아!!!!라고 하시더군.
 
결국 염주를 벗어 할머니께 드렸는데 할머니 손에 닿자마자 염주끈이 뚝 끊어져 염주알이 우수수수 쏟아져 버리는거야.
 
 
"이건 소용이 없어... 이건 색귀 쫓는거야"
 

라면서 염주알을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더라고;;
 
 
"유미가 색귀가 되었다는 거에요..?"
 
"멍청한 것...너만 안보일 뿐 그 영가는 너 다 보고있었다 니가 뭘하는지 어딜 나다니는지."
 
 
시후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고개를 푹 숙였어.
 
얘기로즉슨... 시후의 맘이 허해지고 약해지니까 

유미의 모습을 한 색귀가 시후의 정기를 빨아들이고 주변 여자애들한테도 몹쓸 짓을 한거래.
 
유미는 그것 때문에 저승에 못가고 다시 돌아온거래. 죽어서도 지켜주고 싶다고.
 
원래는 시후가 해를 당해야하는데 유미가 지켜준거고, 주변여자애들은 해를 당한거야.
 
사고를 당한다던지 이런 해는 벗어났지만 색귀의 행위는 막을수가 없어서 시후 엄마의 꿈에 나타나서 무당에게 찾아가도록 유도를 했대.
 
원래 성당다니시고 안믿으시는 분이라서 말야..
 
 
당연히 유미가 한 짓이 아니니 무당은 색귀 및 다른 귀신들이 보이지 않도록 염주를 줬어.
 
안보이고 반응을 하지않으면 색귀는 힘을 쓸 수가 없다더라.
 
그러다보니 유미는 계속 시후곁에 있었는데 시후는 몰랐던거고...
 
시후가 새로운 사랑을 하고 맑음이누나랑 행복한 모습을 괴롭게 지켜봤다는 거지.
 
 
왜 성불을 하지않은 거에요. 라고 물어보니까
 
그게 유미의 인과율이고 죗값이래...
 
 
조상이 노했고.
 
또 유미가..자살을 했대.
 

우린 말도 안된다며 고개를 저으며 그냥 사고였다고 교통사고라고 말했더니
 
 
"...자살귀야.." 라고 읊조리시더라고....
 
 
굿을 해서 유미의 혼을 달래자고 그러시더라고.
 
그리고 시후는 시후 부모님께 유미의 죽음에 관해 여쭈어봤어.
 
계속 교통사고일뿐이라고 완강하게 주장하시던 아버지께서 결국 한숨을 쉬시면서 말하더래.
 
 
"아니라고 믿고싶었는데...."
 
 
라며 운을 떼셨대.
 


다시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  그 둘이 중3 때였데.
 
엄마들의 직감은 정말 정확하잖아?
 
시후 침대에서 유미 머리카락이 나오고 둘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우연히 시내에서 그 둘을 봤는데 연인처럼 걸어다니니까....
 
둘이 친척관계 그 이상이 되어버렸다는 걸 눈치챈거야.
 
결국 어머니는 유미를 불러서 남겨둔 보험금을 꼬박꼬박 보내줄테니 고등학교는 타지역으로 가라고 했대. 

그리고 여기서 가족의 인연을 끊자고....
 
 
어머니는 아들편이잖아.유미 탓만 한거야.
 
시후도 그 사실을 알았어.
 
결국 유미는 타지역으로 원서를 썼는데 시후도 따라가려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 예고에 진학했어. 

거의 도망간거지... 부모님이 일체 지원안해준다고 했는데 계속 1등하고 대학도 장학생으로 입학하니 부모님도 포기한거지.
 
그렇게 그 둘은 운명을 거스른 거였어.
 

어느날 유미가 찾아와 어머니 아버지께 말하길 임신했다고.... 

이제 성인이니까 낳고 싶다고 시후와 자기 사이를 허락해달라고 하더래.
 
시후는 그 사실을 모른다고...시후 부모님께 먼저 허락받고 싶다고.
 
 
당연히 안된다고 낙태하라고 설득한거야.
 
 
시후는 대학졸업 후 좋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도 시킬 예정이고 너는 걸림돌일 뿐이라고...

사촌과 그런 짓거리를 한 손가락질 받을 놈으로 만든 건 너라고.
 
언젠가는 너네 사이 들키게 돼있다고...
 
너만 없으면, 우리 아들은 아무 문제도 없다고.
 
 
 
그렇게 말해버린거야.
 
 
 
그 며칠 후 유미는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어.
 
세상에 아무도 없었던 유미는 결국 세상을 등져버리고 말았어.
 
자기만 없으면 시후는 행복할거라고 생각해버린거야..
 
 
시후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끝없이 눈물을 흘렸어.
 
나도 바보같이 같이 울고 말았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죽어서도 혼자라는 고독을 느껴야 했을 유미가...
 
행복한 자신의 연인의 모습을 억지로 억지로 봐야했다니...
 
그러고 보면 주말엔 시후와 맑음이 누나가 늘 같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유미가 우리집으로 와서 멍하니 앉아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맑음이누나에게도 이 사실을 전해야겠다고 사실대로 말하겠다 하더라.
 
그리고 시후와 나와 셋이 만나 소주 한잔 하며 그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 맑음이 누나는 의외의 말을 했어.

어쨌든....뭐 맑음이 누나에게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다 이야기했어.

그런데 놀라기는 커녕 알고있었다는듯이 반응하는거야
 
 
처음 시후를 만났을 때, 어디서 많이 본듯한 기분이 들더래.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마주치고... 이것도 이유가 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니 다음에 쓸게!
 

그리고 시후를 만나고부터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대 . 자기랑 똑같이 생긴 여자한테...
 
몸이 움직이지 않는 순간 어떤 여자가 자기 목을 조르면서 서럽게 운대.
 
그리고 가위에 눌리기 전날밤 꿈을 꿨는데, 어떤 여자가 자살을 하려고 하더래
 
말리려고 다가가는데 얼굴이 자기 얼굴이더란거야.
 
 
자기 친한 동생이 약간 신끼가 있는데, 언니 남자한테 원한이 있어, 라고 말하더래.
 
원한이 그남자에게서 고스란히 묻어와서 언니가 가위에 눌리는 거라고...
 
시후에게는 말안하고 있었대.
 
먼저 말해줄때까지 기다린거지
 
 
근데 그 신끼있는 여자애가 누군지 알아?
 
고등학교 때, 유미를 보고 소름끼친다고 말했던 그 무용과 여자애였어.
 
 
원래 예능 계열이 귀신을 되게 잘 본다...? 다들 알고있으려나..
 
그렇게 우리 4명은 묘한 인연으로 모이게 됐어.
 
 
그리고 새로 알게된 건, 무당마다 능력이 다르고 보는 것도 다르대.
 
첫번째 무당은 유미와 유미 어머니가 이승을 떠돈다는 사실과 시후의 색귀를 봐줬고
 
할머님은 나랑 시후와 유미와의 인연과 인과율을 봐줬어.
 
 
무용과 친구를 미소라고 할게.
 
얘는 신받고 이런 애는 아니었는데 귀신의 말이 들린대. 들린다기보단 느끼는 것?
 
그 귀신의 감정이랄까...그게 느껴진데.
 
도대체 뭐라고 하는데? 라고 말했더니
 
 
용서못해. 너무 분해. 라는게 느껴진다는거야.
 
 
 
분명 내가 봤던 유미랑은 딴판이었어.
 
유미는 그냥 슬퍼보였고 예뻤지 . 살아 생전처럼.
 
그리고 우리는 시후 아버지가 알아낸 유명한 무당을 찾아갔어.
 
정치인들도 왔다갔다 한다던가..? 하여튼 ..경북권까지 갔지뭐야;
 

그 동네는 동네 가운데 엄청나게 큰 느티나무가 있었어.
 
엄청 큰 기와집을 들어섰는데, 선한 인상의 아주머니께서 우리를 맞아주시고
 
20대 후반정도 밖에 안된 젊은 여자더라. 화장도 요즘애들처럼 하고 그냥 아가씨였어.
 
 
"무녀"라고 하더라.
 
 
우리가 들어서서 쭈뼛쭈뼛하는데도 

네일아트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톡톡톡 두들기다가 우리를 확 쳐다보는데 뭔가 전율이 느껴진달까. 

사람이 그렇게 기가 쎈 건 처음 봤어;
 
 
 "밖에 서있는 애도 데리고 들어오지 그래?"
 
 
무녀누나의 첫마디였어.
 
우리는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우리가 다에요, 라고 말했더니 시후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하더라고.
 
 
"너 땜에 세상에 남은 앤데 니가 책임져야지?"
 
 
시후는 엄청 당황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했어.
 
 
"뭐야, 너 거기 있어라 그럼"
 

무녀누나가 픽 웃는데 그땐 사람좋아보이더라 ;;
 
 
"어이구 어이구 이리 얽히고 저리 얽혔구나"
 

라고 혼자 중얼거리더니 자리에 폭 앉더니 또 한마디하기를
 
 
모녀가 떠돌고 있잖아 지금.
 
 
이라고 하는거야..... 

모녀라니.. 하며 시후와 나는 서로 눈을 마주쳤어.

무녀누나가 이야기를 계속 해주더라.
 
 
유미엄마가, 시후한테 엄청나게 한을 가지고 있대.
 
유미가 자살한 것도 시후 탓으로 생각하고 있다는거야.
 
 
그래서 색귀를 보내 괴롭혔고, 주변 여자애들을 다치게 한 게 유미엄마래.

혹여나 시후가 다른 여자 만나는 거 보면 유미가 슬퍼할까봐.
 
 
그러다 유미가 겨우 엄마를 막아냈고, 무당에게 가도록 유도해서 색귀도 쫓아낸거야
 
그런데 시후가 맑음이누나를 만나게되고, 유미는 그걸 보면서 괴로워하고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떠돌았대
 
 
유미같은 경우의 귀신은 보통 한곳에 머물거나 누군가의 곁에 머물러 있는 편인데,
 
그곳을 벗어나 떠돌아다니면 점점 혼이 빠져 귀신을 잡아먹는 귀신한테 잡혀서 그대로 지옥으로 간대. 

다시는 환생할 수 없고, 아예 영혼이 세상에서 지워지는거야.
 
유미엄마는 그대로 맑음이 누나를 괴롭히기 시작한거고;; 유미 땜에 가위에서 끝난 듯...
 
 
정말 상황이 복잡하지..? ㅠㅠ
 
 
유미엄마부터 달래야 유미 또한 편히 성불할 수 있다고 하더라.
 
무녀누나가 약간 썩소를 지으면서 말하더라
 
 
"근데 너네 돈많냐? 난 비싼데."
  
ㅡㅡ;
 

그렇게 시후부모님과 맑음이누나 부모님 합의하에 둘을 달래고 성불시키는 제사굿을 지내기로 했어. 

그 마을 자체에 영험한 신들이 엄청 많다고 하더라.
 
영감있는 사람도 되게 많이 살고있대.
 
마을의 기의 흐름이 그렇다고 하더라.
 
 
그리고 유미는 영혼결혼식을 지내주는게 어떻냐고 맑음이누나네 어머님이 말하는 순간 쨍그랑 하고 찬장에서 접시가 깨져버리더라...
 
시후부모님도 맑음이누나 부모님도 침묵하고 그 깨진 접시만 바라봤어.
 
 
"싫다는데요? 지조있는 여자네, 근데 마냥 행복한 결말은 나지 않을 거에요"
 
 
무녀누나가 장군처럼 서서 앉아있는 우리들을 바라봤어.
 
 
"세 명의 인연은 이 생에서 끝이 납니다.
 
아주 오랜 전생부터 셋은 윤회를 거듭하며 만나서 살아왔어요. 이제 그 인연을 끊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자 무녀누나 등뒤에 병풍이 파르르르르 떨리면서 촛불의 불씨가 흔들리더라.
 
 
"내가 운명까지 조정하는 대단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셋의 인연은 이미 아주 오래 전 끝났는데, 서로 염원해서 겨우 이어져나간거고, 그게 인과율로 나타난거에요.
 
이대로 끊지않으면, 이번 생에는 둘이 죽어요. 다음 생에는 셋이 죽고.. 

이미 끊긴 인연의 순환을 제자리로 갖다 놓을 거에요. 그건 할 수 있거든요"
 
 
그러더니 무녀누나가 내게 와서 살짝 귓속말을 해주는데....

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
 
 
 
내가 전생에 친오빠면서 유미를 사랑했대....

시후와 유미는 부부였는데, 내가 과거에 앞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었데; (좀 뜬금포지?) 예지몽같은?

그래서 원래 죽을 운명인 유미 대신 내가 죽었대.  운명을 거스른거야...

그리고 동생을 사랑해서 조상이 엄청 노했다고 하더라.

근친을 마음에 두는게 엄청 큰 죄악이라고 여겨진다네; 불효나 패륜수준으로...
 

나는 전생에 죽으면서 , 다음 생에 유미를 다시 만나고싶다고 소원을 빈거야

그래서 이번 생에 유미와 시후의 근친이라는 죄를 옆에서 지켜보며 바라본거야.
 
 
 
내가 친오빠로써 유미를 사랑하지않았고,

유미가 운명대로 순리대로 하늘나라로 갔다면

다음 생에 만나고싶다고 염원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연이 끝나고 다른 인생으로 평범하게 살아갔을거란거야..
 
 
 
무녀누나가 내 등을 토닥토닥 하면서
 
 
"사람 감정이라는게 순리되로 되는 건 아니야."
 
 
라고 내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더라.
 

유미가 쉽게 인연을 끊고 싶지 않아 한대. 

다음 생에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다음 생에는 시후랑 남으로 태어나, 사랑하지 않아도 되니 보기만 하고 싶다고..
 
이번 생에 19년밖에 못살았고..시후랑도 축복받지 못한 만남에 얼마나 아쉽겠어.
 
(19년 맞아 생일 안지났을 때였거든)
 
 
그렇게 굿이 시작됐는데, 내가 봐왔던 굿이랑은 좀 달랐어; 

진혼제라는데 막 티비에서 보듯 방울 휘두르고 꽹과리치고 그런건 줄 알았는데
 
뭔가 대하사극의 왕 즉위식삘?... 엄청 거했어. 

과정이나 이런 건 자세히 모르겠어.
 
사람들도 엄청 모이고 등도 달구 음식도 엄청 거하게 차린거야
 
그러더니 한 세 명 정도 한복을 입고 나오더니 하늘하늘 춤을 추더라
 
 
할머니 한 명이 앉아서 막 곡같은 걸 하는데 흐느끼는 소리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노래같기도 하고 되게 비통한 소리로 곡을 하시더라
 
근데 미소가 갑자기 몸을 들썩들썩 하는거야;

자기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인다고....하면서 팔을 약간씩 흔들더라.
 
(미소는 현대무용 전공이야)
 
 
시후가 검은 옷을 입고 유미 영정사진을 들고 들어와 유미엄마 영정사진 옆에 뒀어.
 
그리고는 절하듯 엎드려서는 계속 흐느끼는거야.
 
춤추던 무녀 한 분이(나이가 좀드심) 오시더니 시후옆에 앉아서 통곡을 하는거야.
 
왜그랬니!!!!!!!!!!!!!!!! 하면서 엄청 한스럽게 우시더라..애절하게..
 
그러면서 할머니 곡소리는 더욱더 맞물려 그 상황은 엄청나게 비통해졌어.
 
 
그 무녀분께서 유미 영정사진을 끌어안으면서 내딸...내딸...불쌍해서 어떡하니..
 
괜히 살으라했다...괜히 더 살다오라했다... 하면서 막 우시더라;
 
유미네 어머님이 빙의된거야.
 

시후랑 시후 부모님이 막 달래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러고...
 
유미 좋은 곳에 보낼테니 이젠 편히 가시라고.... 막 한참 달래니까
 
시후를 딱 쳐다보고
 
맑음이누나를 딱 쳐다보더니 
 
 
"미안했다." 하고는  고개를 푹 숙이더라. 

그러고는 몇몇가지 흰천을 뭐 어떻게하고 하더니 이름을 적은 한지? 같은 걸 막 태우더라.
 
그 순간 그자리에 모든 사람들이 합장을 하더라.
 
나도 움찔해서 합장하고...
 
 
 
그리고 무녀누나가 나왔는데 자기 몸에 유미를 실은 것 같았어.
 
꿈에서 봤던...내 방에 찾아올 때 봤던 그 표정을 비슷하게 하고 있었거든.
 

무녀누나는 통곡도 하지 않고 담담해보였는데 눈빛은 너무 슬퍼보였어.
 
시후는 엄청 울면서 무녀누나에게 다가가 끌어안더라고.

 
"유미야...미안하다.. 나 몰랐어...왜 말 안했어.."
 
 
무녀누나도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데 유미랑 겹쳐 보여서 나도 울고 말았어.
 
 
"나 아직 더 살고싶은데 너무 슬퍼.....후회돼...힘들어도 살아서 곁에 있을 걸 그랬어..." 
 
 
유미를 담은 무녀누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더라고...

사근사근한 목소리..유미였어.
 
 
시후는 계속 미안하다고 울었고.
 
유미는 고등학교 때, 처음봤던 그 둘모습처럼 시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하더라
 
 
"네 탓이 아니야....진심으로 사랑했어. 이말 전하고싶었어."
 
 
시후도 울면서 나도 너무 사랑한다고 널 잊은 척 지운 척 살려고 했는데 잘안됐다고...상처줘서 미안하다고 말하더라.
 
 
"시후야 ...아니 사촌오빠. 나 이제 갈게.....여기 많은 죽은 사람들이 와있는데,나보고 부럽대 ..이렇게 성불할 기회가 와서...

좋은 사람들이 이렇게 좋게 보내준다고.. 나보고 얼른 가라고 그게 오빠한테 행복한 거라고... 옆에서 말해주고있어.....

나 갈게...안녕. 행복해."
 
 
그리고는 나한테 고개를 돌려서 쳐다보고 말해주더라.
 
댓글
  • 영선아재 2017/12/04 22:29

    잘 봤습니다. 나이들수록 부쩍 눈물이 잦네요..

    (LzaQuq)

  • S#arp 2017/12/04 22:44

    진짜 엄청난 글인데...
    예전 무당 사례글 편집한 거 무지하게 볼 때도 이런 글은...
    서정범님 정도 연구해야 자작할 수 있을 듯 하네요.
    무섭기도 슬프고도 애잔하네요.

    (LzaQuq)

  • ☆서풍☆ 2017/12/04 22:46

    슬픈 인연이였군요......

    (LzaQuq)

  • 010 2017/12/04 22:57

    재밌네요

    (LzaQuq)

  • Liar* 2017/12/04 23:11

    잘 봤습니다 ㅎㅎ
    사실여부를 떠나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ㅎㅎ

    (LzaQuq)

  • 택배야어서와 2017/12/05 22:48

    글 자체가 되게 재밌는데 되게 소설(자작)같네요
    원래 그런거 전혀 못알아채는데 신기하게 읽는데 딱 그런 생각이드네요...!

    (LzaQuq)

  • 메르엠 2017/12/05 22:49

    소설

    (LzaQuq)

  • 고르고13 2017/12/05 23:12

    와........

    (LzaQuq)

  • 선동out 2017/12/05 23:22

    소설2 근데 베스트셀러 소설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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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휼륭한새끼 2017/12/05 23:25

    잼난다.... 이불덮고 폰으로 보니 꼬맹이때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는 대사 듣는 기분?? 글 감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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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콩 2017/12/05 23:37

    재밌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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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청년1 2017/12/05 23:45

    긴글 잘 안 읽는데 뭔가 이 글은 끝까지 읽게 됐네요...
    왠지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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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꾸내꾸빵꾸 2017/12/05 23:51

    와.. 정말 반전의 반전이라서 계속 소름 돋으면서 봤네요. 이렇게 긴 글을 이렇게 몰입해서 읽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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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탑방백구 2017/12/05 23:59

    그래서 맑음이 누나는 시후와 엌던 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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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UKASE 2017/12/06 00:11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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