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에 공론장이라고 할 만한 게
언론 보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장소밖에 없기 때문
공론장이라는 게 거창한 곳에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님
학생들 학급에서도 공론장은 만들어질 수 있음
공론장은 공동체에서 담론을 나누는 곳이니까
공동체가 존재하는 곳에는 다 공론장이 만들어질 수 있음
그럼 주민회라는 공동체에서 주차 개 ㅂㅅ같이 한 놈을
공론화 및 제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뭔데?
라고 한다면
그 공동체가, 소속된 각각 개인의 공적 지위를
부여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있기 때문
예컨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 공동체 안에서
각 개인은 주민등록번호와 사회적 지위라는
공적 지위를 부여받는 반면에
현재 일개 주민회에선
몇동 몇호 김아무개 씨라고밖에 혹은 그도 안 될 정도로
공적 지위를 부여하지 못하기 때문
이렇게 일상 속에 존재해야 할 공동체가 사라지니
작은 사건도 큰 공론장에서 소모해야 하는
과잉현상이 나타나는 것
우려스러운 점은
공동체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점임
사회적 안전망은 촘촘하면 좋은 만큼
내가 속한 공동체도 여러 층위에 있으면 좋음
한 동네에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공동체
같은 동아리에 있다는 속해 있다는 공동체
같은 종교를 믿는다는 공동체 등등
이런 다양한 층위의 공동체가 있어야
그만큼 사회적 안전망이 촘촘해지는 것
그런데 그런 작은 층위의 공동체가 사라졌으니
그만큼 한국 사회는 안전망이 취약하다는 뜻
이 말은 결국 되돌아와서
개인이 의지할 곳은 언론이 보도해주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공론장 뿐이라는 것임.
언젠가부터 그런 '여러 층위의 공동체'를 일종의 억압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음.
공론화를 할 수 있는 장이 커뮤와 언론으로 거의 끝이라는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