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만 년 전 북한의 평강군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흘러내렸다.
용암이 식으면서 수축하여 다각형 기둥 모양의 절리 구조가 만들어졌다.
철원 한탄강에는 드르니 매표소에서 순담계곡까지 잔도길이 있고
태봉대교에서 순담계곡까지 물 위에 부교를 띄워 물윗길도 있다.
우리 내외는 23년 가을에 잔도길을 탐방했고,
올해 3월 마지막 주에는 물윗길을 걸었다.
맑은 날에는 물윗길에서 반짝거리는 윤슬을 원없이 볼 수 있다.
반짝이는 강물과 주상절리 절벽으로 둘러쳐진 풍경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안내원의 말에 따르면 눈 쌓인 절벽을 보면서
꽁꽁 언 강물 위를 걷는 것도 정말 좋다며 겨울에 꼭 다시 방문하란다.

남편은 걸음이 빠르다.
나 역시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면서 촬영을 하고 나름 열심히 쫓아 간다.
젊은 시절 나의 걸음은 다른 사람들이 보조를 맞출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세월과 함께 걸음의 속도가 줄기는 했어도 내 또래에 비하면 그래도 빠른 편이다.
남편은 늘 앞서 가면서 중간 중간 뒤를 돌아보며 기다려준다.
남편도 운동이 될 만큼은 빨리걷기를 해야 하니 속도를 맞춰주지 못하는 나로서는 미안스럽긴 하다.
내가 뒤쳐지는 건 절대 사진 촬영 때문이 아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추는 경우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나의 보폭과 속도를 유지하면서 카메라 셔속을 대충 맞춰 놓고 대부분 걸어가면서 촬영을 한다.
호우 때는 나무 위까지도 강물이 불어나는가 보다.

중간 쯤 가다 보니 붕어빵을 파는 곳이 있어서 우리는 2개씩 먹었다.


이 날은 초여름 날씨였다.
아니~? 눈이 이렇게나 많이 쌓여 있다니..?
안내원께 여쭈니,
겨울에는 물윗길 양쪽 절벽에 묻어 놓은 호스로 물을 뿌려 빙벽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눈을 한 쪽으로 밀어 놓은 거라고.
양쪽으로 둘러쳐진 하얀색 빙벽을 보면서 꽁꽁 언 강물 위를 걷는 것도 멋진 경험이겠다.

국가등록문화제 제26호로 지정된 승일교다.
김일성이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었고
이승만 정권 때 교각과 보를 완성해서 1958년에 개통하고
승일교라고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승일교라는 이름의 유래는 세 가지의 설이 있다.
(1)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한 자씩 따서 승일교라고 했다는 설.
철원군 주민들 사이에 전해 오는 이야기다.
(2) '김일성을 이기자'라는 의미로 승일교로 했다는 설.
(3) 한국 전쟁에서 전투 중 전사한 연대장 박승일 대령을 기리기 위해서
그의 이름을 딴 승일교라는 설.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3)번이다.
승일교는 현재 노후화 되어 자동차는 다닐 수 없고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다.
바로 옆에 한탄대교를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자동차가 다니고 있다.


태봉대교 매표소에서 순담계곡까지 물윗길은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주말에는 순담계곡에서 태봉대교 매표소까지 왕복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우리는 1시간 30분 정도 걷다가 강물이 내려다 보이는 바위 위에서 잠시 쉬었다.
사과도 먹고 물도 마시고 흐르는 강물을 보며 휴식했다.



앗싸 1등 ~ 산에 오르고 있습니다
봄이라 등산하기 딱 좋겠어요.
안전 등반하세요. 캄사~ 캄사~!!
경치도 아름답지만, 기다려주는 夫心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ㅎㅎㅎ
무뚝뚝한 남자지만 속내는 기포요. 호호호..
승---------일-----------교! 참 오랜만에 듣는 철원 다리 이름입니다! 제가 군생활을 철원 모부대에서(포병-그것도 인사과^^)근무하다 저녁 즈음에 큰 사고가 났었답니다. 측지반이 훈련마치고 귀가하다 저 승일교에서 차가 전복되는사고! 그 때 컴컴한 밤에 인사장교와 몇몇이 간 적이 있었죠! 처음이자 마지막! .................1986년도이니, 그 이후로는 한번도 가본적 없는 철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본다,가본다! 하면서도 못가본 곳이네요^^^^^^^^
오오.. 어느날갑자기님에게는 잊지 못할 승일교네요. ㅎㅎ
지금은 승일교는 사람만 다닐 수 있어요.
노후화 되어 자동차는 옆에 있는 한탄대교로 다닙니다.
전복 된 차에서 무사한 건 천운이네요. 차카게 사셔서 하늘이 도왔을 겁니다.
..제가 탄것이 아니고 사고났다는 연락을 받고 자대에서 인사장교와 같이 사고현장으로 갔었어요^^^ 사고는 측지반..(부임한지 몇일 안된 측지장교만 사망-지금은 현충원 안장)이었죠..
으으으.. 저런.. 그런 비극이..
철원은 해 지면 정말 깜깜하지요.
지방 가면 저도 가로등이 없어서 운전하기 좀 겁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