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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고인물의 잔소리를 새겨 들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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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저런아재들할일하면산신령처럼가라짐 ㅋㅋㅋㅋ
초행인 등산이었는데 한 고인물이 이쪽이야해서 따라갔더니
바위가 딱 밟기 좋게 되어있음..
그런데 바위 밟고 다음 바위를 밟으면서 아래를 보니 뭔가 이상함..
뭔가 어렴풋이 겁나 먼거리의 물체를 볼때의 형상이 스치고 지나감..
지나간후 아래를 보니 천길 낭떠러지였음..
고인물들은 친절하긴한데 설명이 좀 건너뛰는게 많음..
길을 물으면 저 앞이야 ~ 그러며 항상 다왔다고 함..
그 뒤로도 몇 시간 가야되는데..
제발 등산 고수님들. 사실만 답해 주세요.
얼마 정도 남았냐는 말에 거의 다 왔어요. 라는 답을 듣고 1시간 반을 더 올라갔습니다.
이 양반님. 1시간 반이 주관적이겠지만 거의 다는 아니자나요.
아들이 8살이었을때 같이 관악산에 갔었음. 정상찍고 하산하려는데 왠지 왔던 길과는 다른 길로 가보고 싶었음.
핸드폰이 꺼져있었지만 등산로가 버젓이 있으니까 겁없이 인적이 드문 산길을 내려갔음. 근데 30분쯤가니까 위험한 암릉같은 게 나오고 도저히 애를 데리고 갈 만한 길이 아닌 거임. 그래서 안되겠다 원래 올라왔던 길로 가자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밟았는데 갑자기 왠 할아버지가 나타나심.
백발에 등산화, 등산바지, 등산모자에 배낭엔 산악회이름이 찍힌 스테인리스컵이 대롱대롱 달려있었음. 영감님은 우리에게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고 물으셨는데 앞의 저 길이 위험해보여서 원래 길로 돌아간다고 하니 "내 생각엔 저길 살짝 돌아서 가면 좋은 길과 만나게 될걸세"라고 하심. 순간 전문가포스가 느껴져서 그 조언을 받아들였는데......정확히 30분 후 나는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되었음. 영감님은 나와 같은 관악산 초짜였고 우린 이상한 암릉같은 길을 헤매고 돌아다녔는데 위험한 길을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한발 한발 걷는 것은 그야말로 고역이었음. 영감님은 겸언쩍었는지 "이렇게 가다보면 항상 좋은 길을 만나게 되어있거든" 이러면서 오트밀 미니바이트 사탕을 나눠주심. 3시간 후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졌는데 다행히 아는 길을 만남, 무너미바위 1km라는 팻말과 함께. 오르막길을 가야한다는 뜻임.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밤나무를 만났고 밤을 줍고 간다고 하는 영감님과 작별하고, 겨우겨우 절뚝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감. 집에 와서 지도를 찾아보니 처음에 가려던 길은 악명높은 8봉길이었고....그 후 나는 산에 가기 전에 무조건 지리를 파악하는 습관이 생겼음.
그리고 고수처럼 보인다고 다 고수는 아니니 속지말자라는 생각도 굳혀졌고.
아직까지 아들과 나는 오트밀 미니바이트 사탕을 관악산 할배 사탕이라고 부름.
유일한 거짓 “거의 다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