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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객이 DC 영화를 재미없게 보게 된 이유

안녕하세요.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게'에 자주 리뷰를 남기는 유저입니다.
밑에 DC 영화를 재밌게 봤는데
많은 유튜버들이 흔히 '망했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언급하신 부분이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먼저, 요즘에 개인적인 일로 다른 유튜버의 리뷰는 잘 안보고 
또 최신영화를 즐기기만 해서 잘은 모르겠는데..

일단 유튜버분들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시선이 많이 들어간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튜버들의 특징이 마블 영화가 개봉을 할 때,
예고편을 보고 만화랑 비교 분석하여 영상을 만든 분들이 많습니다.
즉 마블, DC 영화 덕후분들이 상당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DC영화를 보면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들은 대부분이 '덕후'이기 때문입니다.

동북아시아에서 덕 중 상덕이라 불리는 건담 시리즈, 드래곤볼 등의 컨텐츠 시리즈도 까이는 판국에 
DC가 안 까이는 건 말이 안 되겠죠..
저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스티스리그의 흥행이 실패한 이유가 그냥 재미없어서입니다.
재미 없으니까 망작이라 말하는 건데
그게 다수에게 왜 재미가 없어졌는지 이유를 이제부터 말씀드리려 합니다.

먼저 오유에 많이 올라온 캐릭터 밸런스 문제가 좀 크고 아마 그 부분에 많이들 이야기 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히어로 영화가 몇 년째 개봉하면서 관객들이 '히어로 영화'의 전문가 집단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개봉시기에 언급을 했는데 그 때는 좀 많이 까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많은 분들이 인지해주실 거 같아 다시 그 내용을 씁니다.
많은 분들이 DC 영화가 재미없다고 느끼게 된 이유가 '인간적 고뇌'가 사라졌기 때문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거 히어로는 '고뇌'가 이야기의 완전한 중심에 있질 않았습니다.
즉 '고뇌'라는 게 '소스'처럼 작용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물론 과거 슈퍼맨 시리즈도 고뇌는 있었고
팀버튼의 배트맨도 고뇌가 있었습니다.

허나 뭐 팀버튼의 배트맨 2편 이후, 배트맨 시리즈는 '히어로의 목적'에 초점을 두는 영화로 변모했습니다.
그러면서 망했죠.
 
그런데 샘레이미 스파이더맨 이후부터 히어로 영화의 성공 공식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원작 속 캐릭터와 분위기를 살려라."
저는 개인적으로 히어로물의 마케팅의 기본이, 
'덕후를 위한 영화 만들기'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어떤 히어로물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가장 먼저 티켓을 구매할 사람들이 '덕후'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덕후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대중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한데
저는 그것을 가장 성공적으로 만든 영화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라본 마블이 캐릭터의 '고뇌'라는 것을 영화 스토리의 중심에 넣기 시작합니다.
과거 팀버튼이 보여준 배트맨 시리즈처럼 말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만화책' 에서 나오는 히어로들이 굉장히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고뇌와 고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영화 제작사들이 '괴뇌하는 히어로'라는 것은 히어로의 모습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왜 그렇게 심각해? 그것도 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말이야. 히어로는 빵빵 터트리는 게 제맛 아냐?'

이와 같은 생각이요.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시장의 변화에 의해 
이미 그걸 받아드릴 준비가 돼 있었고
2002년 개봉한 과 2003년 개봉한 로 간을 본 마블이 
2005년 으로 굳히기에 들어가고 엄청난 성공 이룩시킵니다.

물론 그래픽의 향연도 있었지만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를 '인간의 관점'에서 잘 해석한 이유가 저는 한 몫을 했다 봅니다.


샘 레이미의 과 ,
그리고 2005년 선보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영화는 '히어로 개인의 성장과 영웅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뇌하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 스파이더맨 = 개인의 삶과 영웅의 삶
- 아이언맨 = 나의 삶(무기 생산업자)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
- 배트맨 = 히어로란 무엇인가?
그런데 이런 고뇌는 전부 만화책 속에서 이미 수없이 밝힌 부분입니다.
결국 마블은 '엄청난 그래픽 + 탄탄한 스토리 + 캐릭터의 인간적 고뇌가 중심인 이야기'
이걸 만들어 냅니다.
즉 만화책을 실사화 시키는 것에 성공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최근 개봉한 꽤나 많은 애니메이션도 이런 흐름을 따릅니다.
도 장난감들의 향연으로 시작하여 '이별을 받아드리는 방법'이란 주제로 스토리를 마무리 했습니다.


의 경우에도 예전 에서 보여주던 '선악구조가 아닌, 나의 본질과 본성을 탐구하는 영화로 제작됐고
이를 이어받아 에서는 인종차별이라는 사회적 구조를 집어 넣어 만들어졌습니다.
는 소수민족의 이야기로 만들어 버렸죠.
라는 애니메이션도 어른들의 아이 교육방법과 아이들이 잃어가고 있는 꿈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런 스토리 때문에 굉장히 많은 정상급 할리우드 배우가 더빙에 참여하기도 했죠.
 
그럼 영화판만 그러느냐?
미드영드의 경우에는 더더욱 발전된 스토리를 보여줬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최근 가 사회를 구성하는 스토리로 변모해 나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생각이 듭니다.
결국 현재 시청자, 관객들은 '살아 숨쉬는 캐릭터'에 열광하는 시선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살아 숨쉬게' 하려면 당연히 '탄탄한 스토리'가 있어야 하죠.
이것이 저는 할리우드의 스토리텔링이 강해진 이유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콘텐츠가 '살아있는 캐릭터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은 절반의 성공을 이룩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노메 '로이스'만 빼면요.
사족이지만 지금 나오는 DC의 시리즈를 보면 수퍼맨의 약점을 '클립톤'이 아닌 '로이스'로 바꾸려고 하는 듯 합니다.
이는 아마도 수퍼맨의 힘의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걸 '물질'이 아닌 '인간관계'로 만들고자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막말로 로이스를 인질로 잡으면 수퍼맨은 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밖에 없거든요.
클립톤 물질로 만든 감옥 안에 '로이스'를 붙잡아 놓고 인질로 잡았다면 수퍼맨은 그녀를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워너브라더스와 DC가 을 제작한 잭 스나이더를 데려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슈퍼맨 이후 를 통해 굳히기에 들어가야 할 DC가 그걸 해내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급했다고 할까..
 
관객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스토리의 히어로물이 아닌
복합적인,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히어로를 원하는데
뿐만 아니라 개연성이 짙은, 스토리텔링이 높은, 그런 이야기를 원하는데 



DC가 그걸 충족시키지 못했고
그래서 이번 가 망작이라 이야기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밸런스.
많은 사람들이 가 나올 때,
그리고 라는 드라마가 나올 때,
'캐릭터의 능력 밸런스'를 굉장히 걱정했습니다.

이번 속 '룬킹 토르' 역시도 많이들 걱정했습니다.

덕후들 사이에서는요.

물론 캐릭터의 능력 밸런스를 생각하다가 망한 작품도 있죠..;;

라고..

그런데 어찌했든, 마블은 이를 매우 성공적으로 맞췄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관객의 걱정을 해결시켜주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노스도 방심만 안하면 손가락 하나로 없앨 수 있는데 밸런스 붕괴되는 거 아냐?" 
라고 묻는 관객에게
"응, 아냐. 걱정마. 우리가 알아서 할게. 너네는 그냥 관람만 해. 대신 우리가 영화 속에 심어놓은 수수께끼를 밖에 나가서 사람들이랑 한 번 풀어 봐." 
라고 말한 마블.


안타깝게도 DC는 
"응, 맞아. 그래서 우린 그걸 이용했어~ 헤헤."
라고 말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죠.



 
이런 문제는 '게임'업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의 '리니지'열풍 속에서 스토리를 가진 'WOW"의 등장으로 리니지를 끌어내린 경우라든가
'시네마틱'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블라자드의 게임이 게임 속 컨텐츠 부족(복합적인 이유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부분이라든가


결국 지금의 관객, 시청자, 게이머는 '단순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복합적인 문제'를 기업, 회사, 제작사 등에서 해결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실제로 해결해주고 있고요.
할리우드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들이 들끓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일 DC에서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닦이"라는 별명은 계속해서 달고 살아야 할 것이며

그 결과는 먼저 이제는 할리우드 망작으로 변모한 시리즈처럼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가도만을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요.

허나 중국 관객들도 대다수의 관객처럼 콘텐츠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게 되겠죠.
댓글
  • dollmarket 2017/11/26 17:30

    마블(디즈니)은 제작진이 덕후인 티가 확 나요. 메이킹 영상을 보더라도 다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집니다. "오덕오덕~ 오더덕~!"
    반면, DC(워너브라더스)는 장사꾼 티가 확 나요. 마블이 영화로 대박나니까 "어이구 저거 돈 된다~" 하면서 영화 찍어내는 느낌입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마블과 DC,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의 경우에 적합한 말입니다.

    (8mFSkw)

  • chanceux 2017/11/26 19:40

    최근에 마블 영화들 보면 이 양반들 이제 이런 류 영화 만드는데는 아주 도가 텄구나 싶어요

    (8mFSkw)

  • 바닥이차다 2017/11/26 19:58

    아직도 생각나네요. 수어사이드의 술집씬 ㅋㅋㅋ

    (8mFSkw)

  • 멍멍하는냥이 2017/11/26 19:59

    글에 나오는 리니지도 처음에는 만화를 기초로 하여
    스토리가 있는 온라인 게임이라 그만한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못봤지만 베 대 슈를 보고 느꼈던 감정이
    이번에 혼자서는 지킬수 없다에도 나온거 같더군요.
    어거지로 만든 스토리
    시빌워를 보면서 왜 저들은 싸워야하는가 하고
    납득을 하는 반면
    베 대 슈는 왜 싸워? 이유가 뭐야를 영화 끝나고 까지도
    생각하고 또 검색하게 만들더라구요.
    아직 저스티스 리그를 안봤지만 그럴거 같더라구요

    (8mFSkw)

  • 개판일세 2017/11/26 20:20

    뭐...배트맨이 총을 쓴다매여???? ㅋㅋㅋㅋ
    그걸로 게임끝 ㅋ

    (8mFSkw)

  • 콜라성애자 2017/11/26 20:27

    이번 저스티스 리그를 본 저의 한줄평은 딱 이겁니다.
    “맛있는 음식들을 비벼서 맛없게 만들었다”

    (8mFSkw)

  • Dragonic 2017/11/26 20:39

    Dc란점빼고
    액션영화로서도 별로였어요...

    (8mFSkw)

  • 문학파 2017/11/26 21:01

    진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근 몇년동안 극장에서 본 영화 중에
    가장 최악이었음

    (8mFSkw)

  • 인생을즐4 2017/11/26 21:45

    참 안타까운게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들은 전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깡패 인지도를 지닌 캐릭터들입니다. 8-90년대에 이미 지구 반대편 조그마한 개발도상국에서조차 아이들이 빨간 망토 두르고 뛰어다녔고 손가락으로 가면 모양 만들어 얼굴에 대고 배트맨! 외친게 디씨 코믹스 대표 히어로들의 인지도 수준입니다. ‘미드’ 열풍이 불기도 수십년 전에 이미 ‘특선 외화’를 통해 원더우먼과 플래시를 접할 정도였죠.
    이웃 동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08년 MCU 최초 작품이 된 영화 아이언맨1편이 개봉하기 전까지 이들의 세계적 인지도는 슈퍼맨 배트맨에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죠.
    마블은 어려웠던 시절 자사의 최대 인기 라인업인 엑스맨과 스파이디의 판권을 다른 회사들에 팔아치워 연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차 떼고 포 떼고 남아있는 어벤져스 라인업만으로 MCU를 구축해서 지금은 세계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냈죠.(올해 개봉한 MCU 영화 3편의 총수익이 20억불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가오갤2 8억 돌파, 스파이디 홈커밍 8억 돌파, 토르3 7억 돌파 후 현재 진행형...ㄷㄷㄷ) 평균 1억 중반의 순제작비로 평균 7-8억의 대박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항상 평균 이상의 평점을 유지할 정도로 각각의 영화 편당 완성도도 잘 관리 중이죠.
    디씨는 마블이 MCU를 시작할 시점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DCFU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위에 말한 막강한 인지도의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플래시 등을 그대로 풀 활용 해서 굵직 굵직하게 스타트를 끊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각각의 영화들의 완성도였습니다.
    사실 디씨도 처음부터 조급하게 마음 먹었던건 아니에요. 최종병기 숲뱉을 아껴두고 그린랜턴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벽돌을 쌓아보려 했거든요. 그러나 결과는 뭐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장렬한 반지닦이로 끝났죠.. 결국 시작과 동시에 리붓을 해야 했던 DCFU는 적당히 괜찮긴 했지만 슈퍼맨 이름값에 비하면 미묘하게 아쉬운 완성도의 맨옵스틸을 내지른 후 광란의 조급한 질주를 달려왔죠.
    저스티스 리그의 지금과 같은 슬픈 결과물은 히어로 개별 영화를 먼저 찍었어야 했냐 팀업 무비로 먼저 질렀어야 했냐 하는 전략의 문제 보다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 문제로 보입니다. 조급함과 성급함이 문제는 맞는데, DCFU 전체 프랜차이즈의 전개 방법이나 전략의 문제라기 보다는 각각의 영화 안에서 연출과 스토리가 너무 조급해 하다 무너지는 게 문제란거죠. 사실 슈퍼맨과 배트맨 정도 되면 그 무지막지한 인지도도 인지도지만 이미 여러차례 영상화를 거쳐 캐릭터의 특징이 전세계 영화팬들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상태죠. 그렇다면 그걸 교묘하게 이용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면서도 살짝 살짝 변주하는 형태로 개성을 부여하고 이 둘을 중심축으로 팀업무비를 먼저 내지르는 것도 나쁜 전략은 아니긴 했을겁니다. 마치 ‘이미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이 완성된 상태에서 이들의 팀업무비인 시빌워를 통해 신 캐릭터들을 업어 키워 등장시킨 마블 블랙팬서’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그러나 디씨는 슈퍼맨 배트맨 이 두 훌륭한 기둥을 잘 이용해 중심을 잡기는 커녕 막강한 인지도의 두 캐릭터들 조차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갈팡지팡하며 낭비해버리고 맙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과 화해, 슈퍼맨의 죽음과 부활, 이건 그 자체로 엄청난 이슈들인데 캐릭터 구축과 관객에게 공감대 형성을 할 여지도 주지 않은채 대뜸 싸움을 붙이고 대충 싸우지 말고 ㅅㅅ해 ㅅㅅ 하며 화해시키고 대강대강 죽여버린 후 별 기대감도 들지 않는 부활 예고를 합니다. 그러고는 이 난장판을 바탕으로 메인 이벤트 팀업무비를 발촉시키니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이었던거죠. DCEU의 문제는 캐릭터들이 별 매력이 없다는 겁니다. 훌륭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비주얼 하나는 만화책 찢고 나온듯한 강려크한 외모를 자랑하지만 스토리와 배경설정과 연출이 따라주지 못해 각각의 개성과 포지션이 흐리멍텅 흐지부지한 상태입니다. MCU 어벤져스를 구성하는 히어로들은 각각의 파워밸런스는 천차만별일지언정 각자 어느정도 맡은 역할과 영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서로 연결되며 캐미를 보여주죠. 각자의 영역과 역할과 개성이 명확하다보니 이 영웅과 저 영웅을 붙여놓기만 해도 이야기가 솟아나옵니다. 호구아이라 불리는 호크아이만 해도 나타샤랑 붙이면 쿵짝 잘 맞는 전우이자 친구, 스칼렛 위치랑 붙이면 멘토와 멘티, 개미맨과 붙이면 원작의 개미화살 콤보 등등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흥미를 유발하죠. 기실 우리가 어벤져스에서 느끼는 재미의 절반 이상은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서로서로 이리저리 얽히며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을 보는 것에 있습니다. 근데 DCFU엔 냉정히 말해 그게 없어요. 사이보그, 아쿠아맨은 첫 등장인만큼 자신의 역할과 포지션을 강력하게 인식시켜줬어야 하는데 그에 실패한 걸로 보입니다. 숲과 뱉, 플래시와 원더우먼 같은 깡패 인지도의 익숙한 캐릭터들조차 자기 자리를 못찾아 어색하게 방황하는 일이 잦은 판국이니까요.
    슈퍼맨과 배트맨 같은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도 이걸 활용을 못하다니 대체 뭘 한걸까요. 슈퍼맨의 사망과 뱉 숲의 대결 같은 흥미진진한 이슈를 흐리멍텅 흐지부지 낭비하고, 이름 그대로 조커 역할을 할 디씨 코믹스 가장 유명한 빌런 중 하나인 조커를 자살닦이에서 사랑꾼으로 만들어버리고, 각각의 영화에서 디씨는 조바심에 무너져 캐릭터의 기본 골격 구축에 완벽히 실패해버렸습니다. 너무너무 안타까워요. 어릴적부터의 영웅이었던 슈퍼맨과 배트맨이, 플래시와 원더우먼이 한자리에 모이는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엉망으로 방황하는 꼴을 본다는게 말이죠.
    디씨 영화 제작진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훌륭한 교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얼마전 개봉했던 MCU의 스파이더맨 홈커밍입니다. 소니의 몇차례의 실패 끝에 조건부로 돌아온 마블 최강 인기 캐릭터를, 마블 스튜디오는 아주 능청스럽고 교활하게 잘 활용했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 십수년 사이에 이미 두번이나 시리즈화 되고 두번이나 리붓된 프랜차이즈입니다. 대중의 기대치는 엄청나게 높은데, 피로감은 위험수치까지 쌓여있는 독이 든 성배인 셈이죠. 마블은 이 매력적인, 그러나 우리에게 지나치게 친숙해져버린 상태의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담백함’을 선택했습니다. 두번의 시리즈화에서 스파이디의 상징적 액션이 된 마천루 거미줄 스윙 액션? 과감히 빼버립니다. 오히려 고층 빌딩 사이에 그네를 타다 실수해 건물 옥상에 철푸덕 자빠지는 미숙한 스파이디을 원경에서 태연하게 잡아주죠. 그리곤 의도적으로 스파이디가 자기 장기를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계속해서 몰아넣습니다. 스파이디는 주변 환경에 따라 전투력과 전투 비주얼이 크게 영향을 받는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이런 스파이디를 개활지, 주택가, 평지에 홀로 솟아있는 워싱턴 기념탑, 시골길 도로변, 강 한가운데의 유람선, 결국에는 고공비행 중인 비행기 위까지 끌고 가죠. 자기 영역으로 상황을 리드해 끌고 오는 노련한 히어로가 아니라 상황에 질질 끌려다니는 미숙한 청소년 히어로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그간 익숙하게 그려져왔고 관객이 기대하던 화려한 마천루 거미줄 스윙 액션을 과감히 빼버렸습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건 어른이 되고 싶은 청소년이자 어벤져스에 끼고 싶어하는 초짜 동네 히어로의 귀엽고 웃기고 흥미로운 성장담과, 오후 햇살을 배경으로 건물 테라스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 스파이디의 모습, 남의 도움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나 일어서는 피터파커의 모습들이었죠. 자사 최고의 인기 캐릭터를 되가져와 이걸로 뭔가 대단하게 대단한 무언가를 보여주려 조바심을 낼 법도 했을텐데, 마블은 아주 태연하고 능청스럽게 뺄 것 다 뺀 담백한 오리진+성장담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이미 기존 어벤져스 프랜차이즈가 크게 성공하고 있어왔기에 부릴 수 있는 여유라고도 볼 수 있지만 자기네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 애정과 관심과 이해도가 뒷받침 되었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었죠.
    디씨도 바로 이걸 배워야 할 겁니다. 슈퍼맨과 배트맨이라는 매력 넘치고 인기 넘치는 캐릭터들을 가지고 그 부담감과 조바심에 깔려 무너질 게 아니라, 어설픈 후까시 이빠이 데쓰네 연출들로 일관할 게 아니라, 담백하게 비울 것을 비우고 그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와 방향 설정, 역할과 포지션 설정을 먼저 해줘야 합니다. 사실 워낙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 이런 기본 뼈대만 살짝 잘 잡아주면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마구 뱉어낼 캐릭터들이에요. 서로 서로 부대끼며 갈등도 만들고 협력도 하고 넘치는 캐미를 뽐낼 캐릭터들이고요. 디씨가 해야 할 일은 프랜차이즈 전체를 솔로 무비 먼저냐 팀업 무비 먼저냐 이런 장사 전략 짜는 일 따위 말고,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관객들 이전에 자신들부터 먼저 이해를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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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지 2017/11/26 22:58

    캐릭터에 대한 이해에 필요한 시간을 전혀 안 주고 시작함
    마블은 애초에 왠만한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개인영화나 다른 영화에서 이미 다 시키고 나서 시작하는데
    디씨는 그런거 없음 땅하고 시작해서 응 얘는 이런 애야 얘는 이런 애가 넘어가서 갑자기 시작함
    당연히 그럼 잘 모르지 애초에 그 영화만 봐서는 공감할 수도 없는 유머도 몇 개 섞여있음 그러니 당연히 노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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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초콜릿 2017/11/26 23:06

    아니, 그냥 스토리가 이상해요. 관객이 납득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마블 영화도 따지고 보면 뭔가 핀트가 안 맞는 장면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곱씹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워요.
    근데 DC는 영화보는 중간에 관객이 ''저게 말이 돼? 관객을 우롱하는 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걸 잊게할 무언가가 없습니다.
    전작의 경우 배트맨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서 슈퍼맨을 위기상황에 몰아넣는 장면이 있지만, ''느금마사?! 울엄 마사! 우린 친구다!!!!''라는 것 때문에 둘이 싸우는 장면은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장면은 내적으로 보면 굉장히 의미심장하지만 관객은 '''왜 엄마 이름이 나와?'''로 밖에 받아드리지 못하죠. 그래서 평가도 박하고요.
    이번 저스티스 리그는 보통 액션 영화라고 해도 욕 먹을 스토리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욕하는 것일 뿐, 별 이유는 없습니다.

    (8mFSkw)

  • jarvis 2017/11/26 23:12

    디씨는 마블보다 유치한느낌이들고 스토리도 그닥....
    그냥 뭔가 끌리는게없음
    마블도 처음부터 좋아했던건 아닌데 뭔가 그냥 마블에 눈이 더 가

    (8mFSkw)

  • 바예크 2017/11/26 23:14

    저스티스 은근 기대 많이 했는데ㅋㅋㅋㅋㅋ
    요즘은 그냥...
    마블이 엑스맨 판권 되찾아올수도 있다는데
    한번더 확장해서
    어벤저스vs엑스맨 영화버전으로 나오길 기도합니다
    요즘은 사이클롭스 흑화해서 다크히어로로 인기몰이 중이라던데
    이 버전까지 진행하면 행복할듯

    (8mFSkw)

  • 쭈뱀 2017/11/26 23:19

    어... 간단하게 제 소감을 말하면,
    1. 마블은 각 캐릭터가 그 캐릭터일수밖에 없는 개성을 만듭니다. ( 인격 포함. 아이언맨 이전에 토니 스타크. 캡아 이전에 스티브 로저스 )
    여기에 서사가 합쳐지니 캐릭터 무비로 봐도 즐겁고 세계관을 즐기는 연대기로 봐도 즐겁습니다.
    2. 디시는 그 캐릭터에 다른 어떤 슈퍼-파워한 히어로를 집어넣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 서사는 있는데 캐릭터가 없습니다. 뭐랄까... 퀄리티 쩌는 콘티를 보는 느낌?
    3. 그리고 같은 세계관에서의 영화 사이에서 캐릭터의 성격과 능력 변화를 설득시키는데 실패하면서, 서사마저 무너지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장점과 단점들이 얽히면서 성공과 실패가 나뉘어졌죠.
    그런데 제가 영화들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저거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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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모팔 2017/11/26 23:24

    아무리 맛있는 요리도 먹다보면 질리게 됩니다~ 만화 주인공 소재의 영화도 슬슬 한계에 오게되지요~~ 다음 블루오션 테마들을 찾을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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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오 2017/11/26 23:58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의 고뇌를 만들지를 말던가
    맨오브스틸에서 슈퍼맨의 쩌는 액션을 만들지를 말던가
    원더우먼 단독영화를 재미있게 만들지를 말던가
    이 세가지가 없었다면 저스티스리그는 명작이었을 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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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사요 2017/11/27 00:04


    차라리 같은 영화판인 저스티스리그 워처럼(극장개봉은 아님)
    "야 늬들 얘네 알지? 그러니까 그냥 얘네들이 힘 모아서 다크사이드랑 싸우는거만 봐"라고 하는게 나았을겁니다.
    상황은 비슷합니다. 각캐릭터 단독시리즈 없음(저스티스리그워는 새로 리부트된 시리즈임). 처음으로 팀결성함. 사이보그는 방금 탄생해서 고뇌중.
    오히려 트리니티가 서로 안면을 튼 사이에, 주도적으로 팀을 만들 이유나 계기도 확실한 실사쪽이 상황이 좋았죠.
    근데 결과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엄청 괜찮은 선례가 있는데 대체 뭐한겈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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