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덕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트인 만큼
일본어 표기법은 등장할 때마다 논란이 되곤 하는데
이 표기법 자체만 보면 논란이 일기 쉽지만
의외로 그 의도를 알고서 제대로 적용하면 전혀 문제가 안될 때가 많음
그래서 역자/화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함
먼저 일본어 표기법을 보면
어두의 거센 소리는 평음으로 적는게 있음
ㅋ, ㅌ, ㅊ를 ㄱ, ㄷ, ㅈ로 적음
씹덕판에서 일본어 표기갖고 논란이 생긴 경우는
내가 아는 한 전부 다 이 부분이었음
이것때문에 카난이 가난이 됐음
근데 위에 말했듯이
이건 의도가 잘못된 표기법이 아님
그 의도에 어긋나게 일괄적용한게 문제지
자세히 알아보자
일본어는 악센트가 있는 언어임
띄어쓰기가 없는 만큼 악센트가 중요한 언어고
대표적으로 비와 사탕은 둘 다 "아메"인데
악센트가 완전히 반대여서 명확히 구분되는 단어임
그런데 어두에 거센소리가 오면서 악센트가 낮게 주어진 경우
한국어에서는 거센소리와 평음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함
실제로 이 단어의 발음을 들어보면
"타이세츠"보다는 "다이세츠"에 가깝게 들림
내가 이것때문에 일본어 자판으로 이걸 한참을 입력 못하고 헤맸음
이게 잘 적용된 예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요토미의 일본어 표기는 とよとみ인데
_ ̄ ̄_
토요토미
이렇게 악센트가 구성돼서 도요토미로 들리고
그래서 도요토미라고 적음
의문의 역 창씨개명이 되어버린 고바야시도
악센트가 도요토미랑 비슷함
_ ̄ ̄ ̄
코바야시
그래서 고바야시로 적용됨
뭐 이 경우에는 출판사가 기싸움을 벌였다는 얘기도 있긴 한데
그건 제외하고 표기법 자체만 보고 이야기하면 그렇다는 거임
그리고 그거 말고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아래에서 설명할것
"간나의 일상"이 아니라 "칸나의 일상"이 된 것도 보면
(물론 다른 단어랑 겹쳐서 그런 탓도 있지만)
칸나의 악센트는
 ̄_
칸나
악센트가 어두에 들어있기 때문에 거센소리가 명확히 들리게 되고
그래서 간나로 들리지 않고 칸나로 들리고
그래서 간나라 적지 않고 칸나라 적는 것
근데 이 표기법의 반례로 코타츠와 타코야키가 있음
둘 다 악센트는 _ ̄ ̄로 구성됨
_ ̄ ̄ _ ̄ ̄ ̄
코타츠 타코야키
그래서 고타츠, 다코야키
뭐 표기법을 상세히 지키면 고타쓰가 되겠지만 그건 넘어갑시다
그런데 외래어 표기법 자체의 의도를 보면
각자 다르게 적는 것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 정해둔 권장사항임
코타츠를 들리는 그대로 고타쓰라고 적는 사람, 원어 표기 그대로 코타츠로 적는 사람이 있으면
고타쓰가 뭔지 코타츠가 뭔지 그 둘이 같은지 알 수가 없음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을 정해두고서 그걸 따르도록 권장해서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의 의도임
그리고 추가로 "권장사항"으로 둠으로써
그 표기법이 다시 혼란을 낳는 현상을 실무자가 막을 수 있게 해뒀음
그런데 코타츠, 타코야키 모두 원어 표기 그대로 이미 전해진지 오래임
그래서 코타츠, 타코야키라고 적는 것이 오히려 혼란을 막을 수 있고
고타쓰, 다코야키로 적으면 오히려 혼란이 생김
그래서 코타츠, 타코야키를 권장하게 됨
위에서 얘기한 고바야시의 경우
이미 인터넷에서 상당히 인기를 끈 뒤에 출판된 만화임
2013년 5월부터 연재한데다 일본 첫 출판이 2014년 5월이고
한국 첫 출판은 2016년 6월임
그래서 이미 "코바야시"로 굳었을텐데
굳이 거기다 표기법을 들먹이면서 고바야시로 한 것은
불필요한 혼란을 만드는 일이라는 거지
애니메이션이 표기법 적용 안하고 "코바야시"로 들어온건 그거 때문임
기존 표기법을 사용함으로써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
덤으로 사람들이 검색하기 용이하게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쉽게 한 것
교토는 きょうと로, 본래 일본어 표기 그대로 옮기면 "쿄우토"임
여기서, 장음을 표기하지 않고 생략하니 쿄토가 되고
어두의 거센소리를 평음으로 바꾸면서 교토가 되는데
문제는 교토의 악센트는
 ̄ ̄__
きょうと
이렇게 구성돼있음
그래서 왜 이게 교토냐, 쿄토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이 미친 개지랄맞은 언어는 앞뒤에 붙는 말에 따라 악센트가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교토에 보통 부, 시가 붙을 것을 고려해서 "교토"가 된게 아닐까 싶음
근데 요즘은 "쿄토" 단독으로 쓰였을 때의 악센트가, 뒤에 시가 붙고도 적용될 때가 있어서
"쿄토"가 되는게 맞지 않나 싶은데
이것도 기존에 이미 널리 퍼진 단어라서
심지어 위의 예시들의 배 이상 오랫동안 쓰인 거라서
혼란을 막기 위해 교토로 유지하는 것 같음
그럼 이쯤에서 가난(かなん)을 알아보면
창작물에 쓰인 인명인데다
일본어에서 악센트는 표기하지 않는게 보통이라서
악센트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애니메이션에서 카난을 부르는 경우를 보면
 ̄__
かなん
으로 들림
이게 아니더라도
여러 단어들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악센트대로면
_ ̄ ̄
かなん
정도가 되는데 이대로 발음해보면 상당히 어색하게 들림
아마 일괄적용하다가 대참사가 일어난 부분
이래서 역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요약
일본어 표기법을 적용했다 -> 잘못은 아님
일본어 표기법의 의도는 ㅈ까고 개떡같이 일괄적용했다 -> 정확한 지적
들리는 거랑 표기랑 다르다 -> 직관적인 지적
문제는 이게 잘못됐단걸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그따구로 적어놔도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 사람이 그걸 문제시하고 지적하는거 자체가 너무 일뽕씹덕같다는 점일까...
읽히는대로 번역하면 옛날 만화들처럼 미유끼 , 까미유 이래 불러야겠지.. 나름 순화해서 잘 번약했다고 생각한다
읽히는대로 번역하면 옛날 만화들처럼 미유끼 , 까미유 이래 불러야겠지.. 나름 순화해서 잘 번약했다고 생각한다
"비일본인" 그래프트 로렌스를 소환하고 턴을 마치겠다
이런 정보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