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실제로 겪어본 아이폰 스냅관련 썰

일하는 회사 같은 팀 남녀 직원이 지난주에 결혼식을 했습니다.(하라는 일만 하지 눈이 맞아서..왜...ㅡㅡㄷㄷㄷ)
두어달전, 이 친구들이 저한테 팀장님께서 사진 좀 찍어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하길래 당연히 거절했습니다.
(그냥 제돈 들여서 서브 작가를 한명 섭외해줄까 고민도 했쥬.)
그러다가 결혼식 목전에 이 친구들이 서브로 아이폰스냅을 불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뭐랄까...아이폰 스냅은 인터넷에서만 보이는 조금 특이한 현상 정도로 여겼는데, 막상 현실에서 들으니까 묘한 감정이 생겼습니다. “아니 돈아깝게 왜 폰카 사진에 돈을 쓰는가?”로 시작된 감정이 돈까지 써가면서 폰카를 서브로 부르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무보수알바로 그냥 찍어주겠다고 하고 당일전송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사진으로 밥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뭔지 모를 승부욕이....ㅡㅡ)
막상 가니까 아이폰 여성 작가분은 저를 후로훼쇼날로 오인하고 제 뒤를 졸졸 따라다녀서 살짝 당황했...
다행히 제가 겪은 아이폰 스냅 작가분은 민폐 안끼치고 메인 작가나 제 뒤에 살짝 떨어져서 열심히 찍더군요.
(오히려 신부님 요청으로 모노포드 세워서 영상찍는데, 카메라 앞으로 메인 작가가 자꾸 지나 다녀서 방해가 좀 되었습니다만 말그대로 메인이니까 제가 열심히 피해서 다녔...ㅡㅡ)
결과적으로 당일전송도 해줬고 우리 신부님 만족도도 높긴 했습니다만, 아이폰스냅이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이나 현상이 아니라 일종의 트렌드가 된 것 같아 수요발생 원인과 매력이 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수요 발생 및 선택의 이유]
1. 빠른 전송 – 뭐 이건 매우 당연한 1순위 고려사항일테구요.
2. 적당한(?) 품질 – 사진 좀 찍는 분들한테는 말도 안되는 결과물이지만, 보는 매체가 폰이라 대부분 수긍하고 무엇보다도 메인이나 서브 따라다니면서 비슷하게만 찍어줘도 꽤 괜찮은 구도의 사진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고화질에 때깔나는 사진은 야외촬영, 스튜디오 촬영, 본식 메인 촬영 사진이 있으니까 거의 실시간으로 비교적 싼 가격에 받을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3. 가성비 –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30만원 수준인데, 첫구매 이벤트 등등 명목으로 실비용은 1인 작가 기준으로 10만원대 중반 정도 형성된 것 같습니다. 웨딩서브 추가할려면 아무리 싸도 5~60만원 이상 들어가니까 보통 서브 작가는 잘 안부르거나 친구들한테 맡기는데, 10만원대 중반이면 감내할수 있는 수준의 비용으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1. 아이폰 스냅이 웨딩사진 업계 자체를 죽이지는 못하겠지만, 본식 서브 스냅 시장은 꽤 잠식할 것 같습니...아니 이미 잠식한 것 같습니다.
2. 일부 업체들은 아이폰스냅도 병행하거나, 홍보는 아이폰스냅인데 실제로는 미러리스 들고 가서 찍고 당일전송해주는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3. 다만, 안그래도 진입이 쉬운 만큼 큰돈 벌기 힘든 웨딩서브 스냅 시장이 더 쪼그라 들어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돈은커녕 일당 5만원짜리 신세가 될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습니다.(아이폰 스냅하시는 분 일당이 5만원...ㄷㄷㄷ
뭐 주마등 수준으로 지켜본 내용이라 이걸로 밥먹고 사시는 분들의 생각과 많이 다를수 있구요.
제일 중요한 건 결혼식 끝나고 이틀후 우리 신부님 카톡 프로필에 올라온 사진은 아이폰스냅 사진이었다는 것....ㅜㅜ
장비 다 팔고 최신형 아이폰 살겁니다.ㄷㄷ
첨부는 만족은 하셨지만 카톡 프로필 용도로는 아이폰 스냅한테 밀린 동네 아저씨 수준의 웨딩 서브 사진 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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