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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사진취미와 유행에 대하여

저는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20대 청년입니다.
비록 취미지만, 제가 사진을 배우고 찍게 된 계기는 단 한번 주어진 해외여행의 경험으로부터 입니다. 여행을 통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노이즈는 자글자글하고 간판에 있는 글씨도 안보이더군요 당시 휴대폰이 아이폰6였습니다. 해외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시간을 내서 다녀온 만큼 다음여행이란 건 미정인지라..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고 있는 그 장면의 느낌을 최대한 가깝게 살려서 떠올리고자 사진기를 구매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이유의 취미 진사님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상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테고요, 상업이든 취미든 촬영기법이나 보정 또한 당시에 내가 가졌던 느낌(상업이라면 클라이언트의 요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지요. 잘난 사진은 아니지만 SLR클럽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사진을 찍고 올리고 피드백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견해에서 피드백이 아닌 그저 공격을 위해 연락해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앞뒤 없이 "네 사진 맘에 안 들어" 라든지 실제 인맥 중에서는 본인보다 늦게 사진기를 잡았기 때문에 장비가 후속일수도 있는건데. 제가 쥐고 있는 사진기를 욕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그런 사람들이 갖는 사진 철학 역시 저는 존중합니다. 다만 건강하게 보이지는 않아 안타깝기는 하죠
오늘 몇시간 전, 한 회원분과의 댓글로 저도 제 딴에는 처음에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습니다. 나름 제 사진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취미이지만 제 사진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다만, 그 회원분들처럼 생각을 갖는 분들에게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있습니다.
’동일한 프리셋’을 이용한 천편일률적인 보정방법이 SLR 상에서 유행한다고 하셨는데.. ‘동일한 프리셋’이라는 표현은 어폐가 있습니다. 프리셋 역시 편집자가 어떤 값만 프리셋으로 이용할지 저장해두는 방법도 다를 테고(화밸프리셋,색온도프리셋,HSL만 조정한 프리셋 등) 찍은 사진의 시간,날씨,지역 등 많은 변수에 따른 측광과 구도도 다를 테고요. 이러한 것 때문에 클리핑 방식과 색온도 조절만 해도 다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보정에 임하기 전 수장의 찍은 사진의 히스토그램들을 보셨다면 분명 아실 겁니다. 저와 같은 경우, 촬영 시점의 느낌은 나중에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재료상태로 보관하고자 무조건 RAW로만 촬영하기에 프로세스상 디지털암실을 반드시 이용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의 선호스타일이 아닌 작업물이 나올 수 있으리라 언제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회원분께서 본인 말씀으로 ‘인스타에서 유행하는’이라는 언급을 하셨으니 유행을 받아들이는 개인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말하고 계신지 자문자답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유행이고 대부분이 좋아하는 느낌의 보정방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고 객관적으로도 느낌이 자신이 선호하는 방법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말씀하신 SLR 상에서 천편일률적인 방법 역시 다수가 좋아하면 유행은 유행입니다. 내가 좋다고 남들이 좋아할 필요는 없고, 남들이 좋다고 나도 꼭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지요. 다수가 좋아하는 걸 따라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반면에 무보정 jpg사진을 선호하거나 최대한 현실과 가깝게 표현하려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선택지에서 저는 인스타그램에 사진 업로드하는 것 좋아합니다. 이곳에서 사귄 팔로워분들도 많고 서로 좋은 이야기도 해줄 수 있어서 더 좋았구요
이처럼 저 역시 유행에는 따르고 싶으나, 예술적 감각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그래도 그러한 느낌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요즘도 짬이 날때면 국내외로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읽어보고 있답니다. 온종일 보정프로그램 잡고 있었던 날도 있었고요.. 지금은 그 일련의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긴 했지만 그래도 "클릭 하나로 먹여버리고" 이럴 정도는 절대로 아닙니다. 그렇게 쉽게 될 수가 없어요. 이곳에서도 스냅사진을 찍고 라이트룸 작업도 즐기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분들 다 물어봐도 프리셋이나 돌리는 행동으로는 작업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대뜸 제게 “어떻게 보정 하냐?” 물어보는 분들에 대해서 글만으로 설명이 어려운 부분도 있고요 그래도 온 힘을 다해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활동이 반드시 남아있는 글로 나타나서 그것으로 그 사람의 인성이나 사진실력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니 포럼에 글 하나 없는 분이 대뜸 댓글로 사진에 대한 감상소감이나 세세한 거에서 어떤것이 궁금한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실례지만 프리셋 보내달라” 하시는 투로 얘기하는 분들도 계셨고요 (프리셋은 없고 제가 공부한 링크정도는 보내드릴 수 있어요), 물론 취미로서 Flickr나 500px를 개인적 아카이브로 이용해도 좋지만 한국인만의 커뮤니티적 요소가 가미된 SLR클럽에 사진을 올리면서 제가 올린 사진을 좋아해 주시고, 개인적으로 보정과 촬영 느낌에 대해 쪽지를 주고받는 일도 최근 많았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앞뒤가 없으신 몇몇 회원분들 때문에 그저 인터넷 커뮤니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취미사진이라면 내가 만족하는 선에서, 상업사진이라면 고객이 만족하는 선에서”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어느 정도의 선이 정해져 있지만 정해져 있지 않은 듯한 이유는 표현의 자유를 잘 보여주는 예술행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자유가 억압된 시대가 아니므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사진을 취미의 갖는 것의 좋은 면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자유로운 취미인 덕분에 저도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며 특별한 시선에 대하여 배우는 경우가 참 많네요.
글이 길어지다보니 많은 말을 해버렸네요 제가 올리는 사진이 그렇게 잘난 것도 아니지만서도 늘 쪽지로 이것저것 물어봐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늘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 고집은 버리고,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댓글
  • 리스닝스폐셜 2017/11/23 20:12

    죄송하지만 공부한 링크 좀 보내주시면.. 캡쳐원 씁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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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0:15

    캡쳐원은 라이트룸에비해 국내컨텐츠가 현저히 적습니다. 저는 캡쳐원 프로를 이용하면서 http://tv.naver.com/captureonepro 에 있는 것들을 통해 어떤 툴이 있고 용도마다 어떤 수치로 썼을때 자연스러운지 늘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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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0:16

    캡쳐원 사용하시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쪽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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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닝스폐셜 2017/11/23 20:30

    보내주신 링크 3번 봤네요 ㅠㅠ. 컨텐츠가 없기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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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1:05

    저는 초반에 색 좀 연구해보고싶어서 마냥 제가 감각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덜컥 필름프리셋을 외국에서 지른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온데간데없어서 사용할 수 없지만, 그때 RGB CMY 전부다 어떻게 조정을 해야할지 메모지에 적어두고 이렇게 만들어보고 저렇게도 만들어보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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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돌이™ 2017/11/23 20:21

    저도 취미사진인데요... 다른거 생각하실거 없습니다. 취미사진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가 찍고 싶은것을 찍을 수 있다는점이죠
    솔직히 전 후보정을 잘 못하는데요... 프리셋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냥 찍고 제 느낌대로 손보면 그게 제사진이 되는거죠~ 대단한 사진은 아닙니다만 분명한건 이양반 사진은 고유의 느낌이 있더라 그런 소리는 듣는거 같습니다.
    맘상하신 일이 있으신거 같은데 저도 자꾸 모델과 어쩌구 저쩌구 그런 소리가 참 듣기 싫더라구요~ 커뮤니티의 숙명같습니다~ 힘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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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0:23

    보라돌이님 인물사진은 늘 잘 보고 있습니다. 몇몇 댓글은 부러움이 섞인 것을 넘어 좀처럼 보기 힘든 말도 하는 것도 보았지만, 잘 지내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인물사진 관해서는 어깨너머로 가장많이 보고있답니다. 볼 수 있는게 사실 공개된 메타값 정도지만 앞으로 장망원을 구매하게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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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0:25

    댓글로나마 위로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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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돌이™ 2017/11/23 20:33

    그런 시간들이 자신의 사진을 만들어가는 과정일거에요~ 저는 항상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거든요~ 아 저곳에서 이렇게 찍으면 참 좋겠다... 그런식으로요~
    그래서 유명한 출사지보다는 그냥 제 눈에 좋은 그런 곳에서 촬영을 많이 합니다. 사람도 없고 좋죠... 그렇게 자신의 노하우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것도 좋은거 같네요~^^
    그리고 메타값은 뭐 딱히 감출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게 고급정보도 아닌데 굳이 없앨필요는 없겠죠~ 그냥 오픈할 수 있는건 다 오픈합니다. 셋팅값 똑같이 놓고 찍는다고 똑같은 사진 비슷한 느낌이 나오는건 또 아니더군요~ 그래서 자신만의 느낌이 필요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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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0:44

    정말 마음에 와닿는 좋은 말씀이십니다^^ 편한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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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경이^ 2017/11/23 20:38

    진짜 사진한장 안올리면서 남의 사진에 왈가왈부 좀 안했으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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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0:44

    그렇죠 참... 그래도 앞으로는 좋게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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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같으니 2017/11/23 20:44

    자소서 느낌이 나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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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1:00

    ㅋㅋㅋ 한참 자소서쓸때라 그런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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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콥헤오 2017/11/23 20:46

    어떤 글인지 알거 같네요. 크게 마음 쓰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세상엔 여러 사람들이 있잖아요.
    하나하나 대응하는것보다 그냥 이상한 사람이구나.. 하고 넘기시면 제일 좋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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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1:00

    조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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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승호 2017/11/23 20:47

    간 글 잘 읽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저는 상업 사진의 세계를 동경하며 그 정도의 퀄리티를 추구하고자 애쓰는 취미 찍사입니다. 저는 니콘을 씁니다만, 메이커를 떠나서 사진을 공부하고 추구하는 지향점들이 동의가 되는 부분이 많아서 추천 한방 누르고 갑니다.
    근데 취미사진사와 상업 사진사의 정의를 너무나 명료하게 정의해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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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1:02

    사실 저 정의도 제가 사진 접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할까? 생각하다가 여러 공부글 중에서 발췌해놨던 문장입니다. 참 어떤 개념에 있어서 공공선이란 없지만, 항상 저 말을 되뇌이면서 임하고 있어요. 저도 상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취미였을때 가장 큰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업으로 하시는 분들의 애환을 제가 이해하기엔 부족하다 생각이 들어서 지금 만족하며 즐기고 있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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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45거위들의나라 2017/11/23 20:49

    카페에서 각자의 개성이 있고 취향이 있어 장점을 공유하고 취사 선택하면 되는 것 같은데 너무 상업화되고 남에게 강요하는 모습은 별로인 것 같았는데 올바른 말씀 잘 듣고 갑니다 각자 스스로 개성적으로 사진예술 취향을 가꾸면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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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1:03

    개성이라는 말이 딱이네요 글쓸때는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조심스러웠는데 21세기는 개성의 시대인만큼 이렇다할 '나만의 것'이라 할만한 것을 위해 늘 연구하고 공부하겠습니다.
    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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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 2017/11/23 20:57

    신경쓰지마세요.. 커뮤니티라는게 원래 별별사람 다있습니다.
    내가찍은 사진 내가 만족하는데 누가 그걸 평가합니까? 그리고 가장 큰문제는 나와 다른거를 인정못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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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진 2017/11/23 21:04

    맞습니다. 배울것 천지인데말이죠
    요즘 기술이 좋아서 정말 못하는게 없더군요~
    소중한 한마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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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R 2017/11/23 21:13

    무슨일인가~ 하고 작성글을 한번 살펴봤는데
    무시하셔도 될 것 같네요
    사진들에서 본인의 뚜렷한 감성이 보여서 부럽습니다
    그것이 유행하는 감성이건 유명한 누구의 감성이건
    취미사진사가 뭔가 뚜렷한 한가지 감성을 지속적으로
    나타낼 수 있으면 정점아닐까요
    세상에없던 본인만의 새로운 감성이 있으면
    그건 그냥 예술가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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