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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여행을 다녀오며 사진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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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Sony A7R and A7S and FE85mm f1.4 GM and DZOptics Kerlee 35mm f1.2
지난 금, 토, 일 어머니 모시고 일본 나가사키를 다녀왔습니다. 에어 서울 비행기 표를 왕복으로 인당 9만원 가량에 득템했는데 알아보니 엄청나게 싼 가격이었더군요:D
예정대로라면 나가사키 이나사야마 전망대에서 야경을 담고 어머니 사진 및 여행 스냅 사진도 충분히 담아보고자 A7R과 A7S 투바디에 각각 35밀리와 85밀리를 물리고 21밀리 광각 단렌즈에 삼각대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갔는데 사실 삼각대는 가지고 갈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 모시고 가는 여행에 야경 사진에 대한 욕심을 부리는건 좀 과한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야경을 찍기 위해선 최소 일몰 한시간 전에 전망대 포인트에 올라야하고 기다리고 촬영하는 시간 동안 어머니의 일정은 붕 떠버리니까요.
머 첫 날 일정이었던 전망대 야경 촬영은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둘째 날 하우스텐보스에서도 야경 촬영을 노려봤는데 어느 순간 여행이 아닌 고행을 하고 있던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첫날 이미 18000보 가량 걸었고 하우스텐보스도 10000보 이상은 걸었을텐데 한쪽은 투바디와 렌즈 3개가 든 가방을, 다른 한쪽은 삼각대까지 매고 다녔으니 지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여행 가기 직전에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여행 내내 기침으로 고생했네요.)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자리에 사진과 여행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불가할뿐 더러 둘 다 놓치곤 만다는 교훈을 얻었네요. 사진에 대한 욕심을 좀 내려놓고 어머니와 천천히 여유롭게 여행 그 자체를 즐겼다면 하우스텐보스에서의 시간도 아주 괜찮았을텐데 결국 체력 고갈로 밤이 더 아름다운 하우스텐보스의 야경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삼각대는 가져가서 한번도 쓰지 못했고 일정으로 잡아놓은 야경 촬영도 모두 취소, 컨디션 관리마저 실패하여 여행 그 자체를 완전히 즐기지 못했지요. 그래도 첫째 날에는 어머니와 맛있는 나가사키 음식을 먹고 후쿠노유에서 나가사키 야경을 바라보며 즐긴 온천이 정말 좋았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온천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음에 다시 오고 싶다고 하셨고요.
사진을 찍는 여행은 혼자 왔을 때 비로소 가능하고 일행이 있는 여행에선 사진에 대해 마음을 비우는 자세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 이번 여행이었습니다.
촬영하기 편하게 투 바디에 물려도 정작 제 경우 85밀리 꺼내쓸 일이 별로 없더군요. (21밀리는 야경을 안 찍었으니 딱 한번 마운트해서 5장 정도 찍고 가방에만 있었고요.) 셋째 날, 아쉬운 마음에 85밀리로 전차 사진을 좀 담긴 했는데 다음 여행에는 85밀리를 포기하고 작고 무게 부담이 없는 21밀리는 챙겨주고 원바디에 주력으로 50밀리 아니면 35밀리 둘 중에 하나 정도로 써야겠단 다짐을 했습니다.
아마도 기회가 된다면 사진만 담으러 혼자 나가사키를 다시 방문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야경 자체는 500px 등지에서 찾아봐도 비슷한 느낌이 나는 부산 봉래산 야경이 훨씬 아름다운듯 합니다. 나가사키는 일몰이 뒤로 지는 포인트에 부산과 비교해도 도심 자체가 꽤나 어두워서 개인적으로 결과물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보이네요. 새삼 일본 야경 촬영 부재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부산으로 달려가고 싶어집니다:D
댓글
  • sky.rain 2017/11/20 20:45

    색감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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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shS0UL 2017/11/20 20:46

    감사합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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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iswein 2017/11/20 21:00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글 이네요 공감됩니다.
    가족과 같이 갔는데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시간을 온전하게 함께 즐기지 못한다는건 아쉽죠.
    찍어둔 사진을 나중에 얼마나 보게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를 보고 느끼는게 더 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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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shS0UL 2017/11/20 21:05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때론 사진이 아닌, 눈으로 담는게 가장 좋은 법이지요. 욕심이 과하면 매사 좋은 일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어머니 사진을 많이 담아드렸으니 여행을 약간 제대로 못 즐긴 부분은 과거지사로 잊고 좋은 기억으로만 만족하려고 합니다:) 다만 다음에는 장비 챙길 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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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좀걸린족발 2017/11/20 21:04

    나가사끼 짬뽕이 정말 맛이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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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shS0UL 2017/11/20 21:06

    네~ 맛있습니다. 저도 어머니도 만족했어요. 사해루라는 곳을 다녀왔는데 탕수육이나 칠리 새우 같은 요리류는 별로지만 나가사키 짬뽕 자체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허나 둘쨋날 먹었던 돈가스가 이번 여행 음식 끝판왕이었네요. 일본 돈가스가 이렇게 맛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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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혈총각 V 2017/11/20 21:16

    정말 좋은글입니다.. 사진초보지만 공감이 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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