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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지중해가 아닌 '유럽' 문명의 기원, 언필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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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계사시간에 메소포타미아 -> 미노아 -> 그리스 순으로 문명이 무슨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배우기 때문에

지중해권이 아닌 '유럽 대륙'의 문명발전에 대해선 대체로 배우지 않음.

하지만 중국에서 황하문명이 일어나고 하나라 상나라가 나온다고 한반도에 아무 인간도 살지 않았던것은 아닌 것처럼

유럽 역시 대륙에서 자생적인 문화들이 발달해왔음



지중해권이 아닌 '유럽 대륙'의 문명의 기원은 유럽중부의 대표적인 문화권인 


'언필드 문화(urnfield culture)'라고 할수 있음.



언필드 문화는 유럽 청동기 시대 후기(약 기원전 1300년~750년)에 중앙유럽과 서유럽 전역에 걸쳐 존재했던 고고학적 문화야. 이 문화는 주로 화장(시신을 불태우는 장례 방식)과 그 유골을 항아리(urn)에 넣어 매장하는 관습에서 이름이 유래된거임.

시체를 화장한 뒤 그 유골을항아리urn를 땅에(field) 매장한다고 해서 언필드 문화야.


언필드 문화는 그 이전까지 일반 매장이 주류였던 유럽의 장례방식에서 '화장'이라는 완전히 다른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와서 이질적이고 새로운 문화로 취급됨.

이 언필드 문화의 주체가 바로 인도-유럽인들이고, 유럽의 인도유럽인화가 완료되는 시점이 청동기 후기, 언필드 시대에 완성됨.

(다만 인도유럽인의 유럽이주는 한번만 일어난게 아니라 기원전 5000년 경부터 여러번 이주됨, 언필드 시대 이전부터 인도유럽인들은 꾸준히 이주해옴)


언필드 시대 이전의 유럽인들은 (비록 그 전에도 first w에이브이e의 인도유럽인들과 많이 동화-혼혈화 되긴 했지만) 우리가 아는 푸른눈의 금발 유럽인이 아님, 대체로 흑인처럼 어두운 피부에 지중해권 외모(남부 유럽인의 특징인 매부리코, 작은키, 흑발)을 가진 사람들이 유럽의 원주민들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언필드시대를 지나면서 유럽에서 밀려남.

이 유럽 원주민들을 혹은 인도유럽인 도래 이전의 유럽세계를 old europe(구 유럽)이라고 불러. (이 부분은 거칠게 요약한거라 디테일에 오류가 있음)


2.

이외에도 서부지중해와 영국에 atlantic bronze society가 있는데 여기 살던 사람들은 인도유럽인이 아닌 올드유럽 계통(혹은 인도유럽계와 혼혈된)의 민족들의 유럽 선주문화중 하나이고, 보통 대서양 거석문화(Megalithic Culture)라고 불리는 집단이 대표적이야.

대서양 거석문화권의 대표적인 유적이 스톤헨지야. 말 그대로 스톤헨지나 유럽 고인돌 같은 거대한 돌건물을 건설한게 특징이었거든. 암튼 이 사람들도 철기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언필드 문화권과 충돌하며 사라짐.


3.

북유럽 청동기 사회 nordic bronze society가 있는데, 이 친구들은 아주 초창기 인도유럽인들의 이주 중에서 한 무리가 북유럽으로 가서 정착한 결과로 로 보고 있음(대충 기원전 3000년 경). 북유럽 청동기 문화는 언필드문화하고 구분되는 특징이 있고 이 문화가 게르만족의 직접조상으로 추정됨.

그래서 카이사르가 갈리아전기에서 언급했듯, 켈트족은 그나마 문명적인데 게르만족은 진짜 야만인들이다 라고 하는게 이 이유임.




아무튼 이 언필드 문화에서 파생된 여러 하위분파들이 철기시대 유럽문명의 직접적인 조상이 됨.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음



1. 중부유럽: 언필드 문화 -> 할슈타트 문화 -> 켈트족의 기원: 켈트족은 언필드 문화의 '적자'야. 켈트족의 출발로 알려진 '할슈타트 문화'


한韓문화타임즈 모바일 사이트, 7000년의 역사 할슈타트 문명

할슈타트 문화와 언필드 문화의 그림을 비교해보면 중심지역이 정확히 겹치지?

할슈타트는 대표적인 유럽의 초기철기문화로 언급되는데, 청동기 문화인 언필드 문화의 마지막 단계(문화적 지층)가 할슈타트 문화의 초창기 단계임.

즉 언필드 문화의 직접적 후신이 할슈타트 문화라고 할수 있으며,

켈트족은 어디서 굴러온 사람들이 아니라 청동기 시대부터 살아온 유럽의 적장자 민족인거.


우리나라 나무위키나 네이버 지식 설명 보면 켈트인들이 무슨 킴메르족이나 스키타이 같은 이란계 유목민들이 유럽으로 와서 만들어졌다 이런식으로 적어놓은 서술이 많은데, 지금으로선 거의 반쯤 개소리로 취급됨. 2차대전 이전의 추정적인 가설들인데(이 가설로 적은 대표적인 창작물이 '코난 더 바바리안' 코난은 킴메르인의 후예라고 나오지)

현재로선 켈트인들은 인종적으로도 영향은 거의 없었고, 문화적 교류나 영향도 생각보단 적었다고 보고 있어. 동부유럽의 일부 켈트계 분파민족들이 후대에 스키타이인들의 영향을 약간 강하게 받았다 정도.




2. 이탈리아 북서부: 빌라노바 문화 --> 에트루리아, 라틴 문명의 기원: 언필드계열(화장) 문화의 한 형태인 빌라노바 문화는 에트루리아와 라틴(로마)의 기원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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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좀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 알다시피, 라틴족(로마)들은 원래 에트루리아인들의 지배를 받는 2등민족들이었지.

라틴인들이 이탈리아 토착민족이라는건 대부분 납득하는데 문제는 그들을 지배하던 에트루리아인들의 기원이 뭐냐? 하는 건데

보통 트로이의 후예다, 소아시아에서 건너왔다 이런 주장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많은데 고고학적 연구의 결과들은 좀 달라.


에트루리아인은 빌라노바 문명의 직접적 후예라는게 지금의 절대 다수설이야.


1. 빌라노바 문명의 유물 유적과 에트루리아 초기 유물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후기 빌라노바 = 에트루리아로 보고 있음.

2. 단, 에트루리아인은 언필드문화권에 속했지만, 인도유럽계 민족은 아니라는게 다수설. 여러 민족이 교차하고 왕래하던 반도 특성상, 에트루리아인은 북서부 이탈리아(오늘날의 토스카나)에 살던 비인도유럽계 토착민 or 알프스에 살던 고립된 산악 민족이 청동기 시대에 언필드 문화에 영향을 크게 받고 언필드화? 된 것으로 봄.

3. 우리가 생각하는 소아시아(리디아, 트로이)의 영향은 실제 에트루리아 유적 유물과 그리스 문명과의 연관에서 들어나듯, 매우 강한 영향을 받은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 시기가, 기원전 9세기 이후(8~7세기)로, 소위 고대 그리스 폴리스 문화가 시작되기 직전인 '고졸기' 시대로 추정됨.


그럼 에트루리아인들이 지들 역사책에 우리는 트로이 후손이다 이런식으로 적은건 뭐냐? 생각할순 있는데 그건 일종의 관념적 상상적 개념에 가깝다고 보면 됨. 아일랜드인들이 자기네들이 스페인에 살던 로마군인들의 후손(밀레시안; 라틴어milites 보병)이라는 소리랑 비슷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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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우리가 아는 지중해가 아닌 유럽문명의 기원은, 청동기시대 중부유럽의 핵심문화인 '언필드 문화'다.

- 언필드문화의 핵심은 '화장'이고 유골을 '항아리'에 넣었다는 것이다.

- 이 언필드 문화의 지역별 분파들이 우리가 아는 '유럽 문명'의 직접적 시조가 되었다.

- 이 글은 누가 '유럽 문명의 시작은 무엇인가' 라고 글을 올려서 30분만에 뚝딱 작성한거라 진지하게 참고하지는 마.


- 언필드 문화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기 위해 적은 글이고, 학술적 목적이 아니라 유게 흥미를 위해 유럽 청동기와 초기철기시대의 간략한 흐름을 설명하기 위함임. 그로인해

  수많은 단순화와 요약과 그로 인한 왜곡이 섞여있음. 그냥 큰 흐름만 참조하라는 의미이고 디테일한 반론은 직접 찾아보고 니가 맞을거임.

댓글

  • 사스티
    2025/02/09 23:26

    뭔 바다민족인가 뭔가가 저쪽아님?

    (dDSA9I)


  • 루리웹-3641492601
    2025/02/09 23:30

    바다민족은 '지중해'를 깽판친 민족이고, 이 글은 지중해가 아니라 지중해 위의 유럽대륙을 다룬거야.
    바다민족 같은 경우는 단일된 민족이 아니라 그냥 서로 관련없는 여러 민족들이 갑자기 난민이 되서 동시기에 갑자기 미쳐 날뛴것을 말하는데
    바다의 민족들에 속하는 여러 하위민족들 중에서 인도유럽계 민족으로 추정되는 민족도 있고, 북부(유럽본토)에서 인도유럽인들에게 밀려나서 지중해로 쳐들어온 민족들도 있음.
    고대 북아프리카인 리비아인 같은 경우, 바다의 민족의 일원이고 '인도유럽계 민족'으로 보고 있음.

    (dDSA9I)


  • 사스티
    2025/02/09 23:31

    난 여태까지 유럽쪽인줄

    (dDSA9I)


  • 쓸애기
    2025/02/10 08:58

    확실히 3대 문명과 더불어 수많은 작은 문명들이 있었을테고
    그중 대다수는 큰 문명에 흡수되어버렸겠네
    흥미롭네요

    (dDSA9I)

(dDSA9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