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토키와
삼인위의 생각은 이러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유럽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밝혔다.
하지만
그 행위가
만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만남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사쿠라바 잇토키가
자신을 찾아다닌다는 것도 알고 있고,
왜 찾아다니는지도
그는 알고 있을 것이니까.
만약
얀 베르그만이 죽고 싶었다면?
그랬다면
진즉에 잇토키를 찾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잇토키에 의해서
그에게 허락된 죽음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뿐이다.
그는 지금 당장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유한(有限)함의 기쁨을 알아 버린 지금,
조금 더
그 기쁨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이제야
다른 사람들처럼 약속된 끝이 있는 삶을 살아 보고 싶은 것이다.
그 증거가 서용석이었다.
얀 베르그만은
서용석에게 접근해
그에게 잇토키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일본으로 데려와
그냥 방치해 두었다.
얀 베르그만은 알고 있었다.
어떠한 방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서용석이 잇토키를 당해 낼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리한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얀 베르그만에게
서용석은
장난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자신을 찾기 위해
서용석을 찾아다니는 잇토키,
그리고
부대원들의 복수를 위해
잇토키를 찾아다니는 서용석을 무대에 올려놓고,
링사이드에서 관람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완을 납치한 것도 같은 의미일 것이다.
자본과 정보를 가진 그는
완과 잇토키의 사이를 눈치챘을 것이다.
그리고
서용석이라는 장난감이 폐기 예정인 상황에서,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장난감을 원했을 것이다.
그게 완이었다.
“당장 죽고 싶어 하지 않는
얀 베르그만은
내가 유럽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
몸을 감출 겁니다.”
잇토키가 말했다.
“그가 도망친다는 말입니까?”
“도망이 아닙니다.
그에게 있어서는
술래잡기와 같은 놀이,
단지 그뿐일 겁니다.”
“……술래잡기.”
“몸을 감출 겁니다.
몸을 감추고,
다시 내가 그를 찾아다니는 것을 지켜볼 겁니다.
포기하지 않도록,
내가 복수심을 계속 불태울 수 있도록,
내 주변에 피해를 주면서.”
베드로 신부는
그렇게 말하는 잇토키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소년의 눈에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격한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무엇 때문일까?
저 감정의 근원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베드로 신부는 시선을 돌렸다.
일단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잇토키의 감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얀 베르그만이 조금 더 살고 싶어졌다면,
그리고
목숨을 건 술래잡기를 하고 싶어 한다면,
잇토키의 말대로
그는 몸을 숨길 것이다.
그가 몸을 숨긴다면?
찾아낼 수 있을까?
얀 베르그만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얼굴을 바꾼다면?
국가에 필적하는 자본력을 가진 그를,
적어도
수백 년 동안 축적된 교활한 지혜를 가진 그가 숨어 버린다면,
과연 잇토키는 그를 찾아낼 수 있을까?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베드로 신부는
다시 잇토키에게 시선을 주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바티칸의,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잇토키가 말했다.
베드로 신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모든 의문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
왜 1달 뒤인가?
그 질문이 남아 있었다.
“……1달이라는 시간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베드로 신부가 물었다.
“그가 숨지 못하도록,
흔적을 지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
그리고
그가 진행중인
헤라클레스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의
데드라인.”
사쿠라바 잇토키가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펙터가 계획했고
영국 정보부가 비밀리에 진행하던 중
도난당한 뒤
결국
불사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
헤라클레스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을 들은
베드로 신부의 눈이 커졌다.
지구의 모든 인류 전체를
순식간에 전멸시킬 수 있는
그런 상상을 초월한 병기까지 손에 넣으려고 한
사쿠라바 잇토키와
삼인위가 상대해야 하는
최강의 적인 불사자
그가 가진 힘과 능력
그리고
최종목적까지 다 알게 된 상황이라면
진짜 예수님
아니
하나님이라고 해도
겁에 질리고도 남을 테니까.......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
어떠한 가짜 신분을 사용하든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면 흔적은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돈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그자는
흔적을 찾아낼 것입니다.
제가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은 감출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 다가가는지,
언제 다가갈 것인지를 감추기 위해 필요한 시간입니다.”
“……설마.”
“삼인위의 올림푸스가 알려 준
저만이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육로로 갈 겁니다.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두 다리로 걸어서.”
잇토키가 말했다.
잇토키의 그 말에
베드로 신부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그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걸어가겠다고?
유럽까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두 다리로 유럽까지 걸어가겠다고?
그....것도 한 달 내로?
“그……게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베드로 신부가 물었다.
잇토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베드로 신부는 반박하고 싶었다.
불가능하다고,
사람의 몸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했다.
어쩐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눈앞의 이 소년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정말로 두 다리만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언제라고 약속할 수는 없지만,
대략 1달 뒤에 연락하겠습니다.
그 시점에 얀 베르그만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 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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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8 07:07
다빈치 코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