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좌표에서 0.18마일 벗어났다.
휴스턴 관제센터의 연락.
유선형의 매끈한 선체 외부에서
최첨단 역학 엔진이 가동됐다.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천궁 1호의 궤적을 추적해 자리를 잡자,
벽면의 계기판에
시간 표시가 떠올랐다.
[추락궤도 돌입 -06:32 Left]
이것은 천궁 1호가
돌이킬 수 없는 낙하지점에 도달하는 순간이자,
문제를 해결하고 탈출하기까지
남은 시간이었다.
『대장.
48분 뒤에 도킹을 시도할 거야.』
잭슨의 음성에
키리토와
카이토, 사구루는 짧게 심호흡하고, 안전벨트를 풀었다.
중력이
척추를 전혀 붙잡아 주지 않기에
느슨해진 등 근육이
갈 곳을 잃은 듯한 기이한 기분이 들었다.
훈련에선 결코 느끼지 못했던 해방감.
팔다리를 허우적거릴 때마다
닿는 공기가 무척 새롭다.
무거운 헤드기어를 벗으니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에 그대로 머물렀다.
신기해서 바라보다
이것이
우주의 일상적인 환경임을 인지하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자신에겐 즐길 시간이 없다.
스륵.
몸이 무중력 공간 속에서 그대로 떠올랐다.
『2번 모듈 개방합니다.』
키리토는
카이토와 사구루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면서
서둘러 다른 모듈로 움직였다.
본래는
달 탐사지원 모듈을 달고
ISS로 가는 임무를 맡아야 했던 아레스호에는
현재
기후촉매를 해결하기 위한
온갖 화합물이 담겨 있었다.
그 양만 해도
세계적 화학회사의 이동연구소와 필적할 수준.
이곳은
우주의 이동연구소가 된 셈이었다.
『작업 시작할게요.』
삐빅.
-키리토 대원.
심박수가 75로 올랐습니다.
상태 괜찮습니까?
귀에 건 수신기에서
휴스턴의 무전이 들려왔다.
『네. 이상 없어요.
무중력 울렁증도 전혀 느껴지지 않네요.
샤크 교관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평균 천 번밖에 안 하는 훈련을
다섯 배나 더 많이 시켜주셨거든요.』
-지금 심박수가 90…….
『아.
이 울분도 같이요.』
2번 모듈 내벽에 장착된
화합물 박스를 열었다.
기초작업을 위한 분자 세계에 돌입하기 직전,
키리토는 속으로 빌었다.
‘이번까지만 노력해 줘.
거의 다 왔잖아.’
행여 부작용이 심해질까
훈련 기간엔
분자 시야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무중력 공간에 떠 있는 상자들.
키리토는
긴장으로 말라붙은 입술에 침을 바른 뒤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고배율 현미경을 눈앞에 들이댄 것처럼
화합물의 표면이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빨려들어 가는 것처럼 끝없이 확대되던 화합물이
이내 분자 세계까지 확장됐다.
“후. 좋아.”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보통은 실험대 위에 올려놔야 할
티타늄 용기들이
허공에 나란히 배열했다.
손에 닿는 곳곳에 화합물을 배치하자
중력 아래에 있을 때 보다
수 배는 많은 준비품을 가까이 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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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베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