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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34)


「70여 차례의 중력 가속도 적응 비행.
5,000번의 무중력 다이브.
부양 탱크 안에서 매일같이 반복된 선외 작업 훈련.
그것도 몇년에 걸처져서 실행하는
그런 훈련을
고작 2주내로 다 완료해야 하는
자신의 웃기지도 않는 팔자.
우주비행사의 24시간은 매우 짧고, 빠르게 흘러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난 익숙하게 훈련을 감당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관제센터에 떠 있는 시간을 볼 때마다 가슴이 떨려온다.
나는 최고의 시설에서 최고의 지원을 받으며 가능한 모든 교육을 이수했다.
이제, 인류의 미래가 걸린
신이치가 자신에게 준
이 말도 안되는 임무에 마침표를 찍을 순간이 왔다.」
나중에 자신이 겪었던
모든 것들을 이야기해 줄 때
마지막으로
우주에서 벌인 작전을 이야기하면서
나카모리 아오코에게 해 준 쿠로바 카이토의 푸념 아닌 푸념.
새벽 5시에 눈을 뜬 카이토는
간단히 옷을 차려입고
훈련센터 입구로 걸어 나왔다.
체력 단련을 위해 시작한 조깅은
언제부턴가
가벼운 운동으로 전락했다.
먼저 나와 근육을 풀고 있던
잭슨과 첸이
카이토에게 고개를 한차례 끄덕인 뒤,
산책로를 달려나갔다.
크게 기지개를 켠 뒤
관절을 풀고 있는데
안주머니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일본에 있는 아오코의 화상통화 요청.
카이토는
주변의 눈치를 살핀 뒤,
벤치 뒤의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통화버튼을 누르니,
자기 방에 앉아 있는 아오코의 얼굴이 나타났다.
뽀얀 얼굴에,
사과 머리를 한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아오코.”
-지금 일어났을 거 같아서 연락했어.
내일부터 연락 못 받잖아.
거긴 휴대폰 안 터지지?
“한번 물어볼게.
우주에 기지국이 있나.”
-뭘 물어봐,
농담인데.
쪽팔리게 그러지 마.
거기까지 이야하던
아오코는
잠시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잘 다녀와.
“그럴게.”
그것을 끝으로 전화는 꺼지고
언제봐도 사랑스러운
그녀와의 통화가 끝났다.
카이토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산책로를 힘차게 달려나갔다.
미션을 코앞에 두고 찾아온
초조와 불안도,
잔잔한 폭발력을 지닌
아오코의 말 한마디에 사르르 녹아내려 버리고 말았다.
휴스턴 관제센터, D-DAY.
나사의 전 직원은
아침부터 각자의 자리에 앉아 바삐 움직였다.
상석에서 발사를 진두지휘 중인
존 그리핀 국장은
아레스팀을 비추는 카메라에 시선을 던졌다.
그들은
장비 착용을 끝내고
발사대로 향하는 수송 차량에 막 탑승 중이었다.
오늘은
추락 직전의 우주기지에 도킹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시도가 포함된,
나사 역사상 최대의 리스크를 안은 미션을 시행하는 날이다.
그리고
그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이 미션은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한 미션이기도 했으니.......
게다가
이 관제가 성공한다 해도 문제는 남았다.
아레스팀의 책임자,
키리토와
그 키리토의 동료 둘이 어깨에 짊어진 짐은
국장인 자신보다 훨씬 무거웠다.
중국 과학자들이 탄생시킨 세기의 실수,
기후 촉매.
제멋대로 뒤섞이고 변형되어버린
특수 물질을
무려 우주에서 분석하고 해체해야 한다.
누구도 해본 적 없는 실험 앞에서
저 화학자와
그의 동료 둘은
그것을 담담히 감당해 내고 있었다.
『신의 가호가 있길…….』
청명한 햇살이 T자형 발사대의 상부를 비췄다.
-엔진점화 60초 전.
무전을 타고 들려온 관제실의 음성에
키리토와
카이토, 사구루는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우주로 출발하기까지
이제 60초. 아니, 58초가 남았다.
등 뒤에 자리 잡은
수십만 리터의 액화 산소와 수소가 그르렁거리며
서서히 달아올랐다.
곳곳에 연결된 호스들이
쉭쉭, 증기를 뿜어대자
선체에 강한 진동이 일었다.
-주 엔진 작동.
아레스호 카운트다운 시작하겠다.
5, 4, 3, 2…….
2천 톤의 발사체를
음속의 25배로 쏘아 올릴 연료에 불이 붙었다.
-……1. 발사!
80m 높이의 육중한 비행체가
바닥에 거대한 불꽃을 뿜어냈다.
쿠르르르르르르―
맹렬히 솟아오른 로켓이
이내 하늘 위로 사라졌다.
지구의 대기에는
이내 구름의 흔적만이 남았다.
키리토와
카이토, 사구루는
압도적인 중력의 당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기 위해
눈을 감았다.
『현재 최대 속도.
이제 곧 우주에 진입한다.』
잭슨의 보고가
우주복의 스피커를 통해 키리토에게도 들려왔다.
분리된 부스터가 대서양을 향해 낙하하고,
아레스호는
불과 몇 분 만에
대기권의 한계를 벗어나
궤도 400㎞ 지점에 도달했다.
푸르기만 했던 하늘색이
어느새 검게 변했다.
‘우주?’
키리토와
카이토, 사구루는
작은 창밖으로 보이는 파란 공의 모습에
일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갑자기 들려온
카이토의 감탄에
키리토와 사구루는 자신들도 모르게 피식 웃었으니......
"....역시.......지구는 푸르구나.......
유리 가가린이 처음 우주에서 했다는 그 말이
지금까지
나는
그거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시속 수만㎞로 쉴 틈 없이 달려온
아레스호가
지구 위의 정상 궤도에 우아하게 안착했다.

댓글

  • 사이보그 탐색자
    2025/01/31 20:43

    마지막이 쩝니다...

    (BFTpH6)

(BFTpH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