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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21)


「호텔, 12:57 AM」- 1층
치익.
- 구출작전 개시
로비 안쪽의
직원 대기실에 몸을 숨기고 있던
프랑스 대테러부대,
GIGN의 정예대원들은
전파방해를 뚫고 전달된 무전에
계획된 작전을 시작했다.
『창고로 진입하겠다.』
조리실과 청소창고의
A, B팀도
건물 상층으로 이동해 내부 교란작전에 돌입했다.
「호텔, 12:59 AM」- 지하 벙커
키리토는
호텔 직원만 골라내서
터널 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벤조와
그의 부하들을 지켜보다가
남아있는
일곱의 부하들 쪽을 흘깃 살폈다.
저들도
소총을 보유한 건 마찬가지였다.
벙커의 문이 열리면 구출작전이 개시된다고 생각하자
입안이 바짝 마르고
손이 덜덜 떨렸다.
‘할 수 있을까?’
긴장해서
일을 그르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키리토는
안쪽 주머니를 더듬었다.
이어서
노란빛이 맴도는 액체를 꺼냈다.
이건 따로 조합한 게 아니라
본래 있던 화합물이었다.
눈에 감지되는 효과는 아드레날린 증폭.
과거에
자신이 장난삼아 만든
개인적인 자양강장제였다.
‘따로 부작용 같은 게 보이진 않아.
에잇.
심리적 효과 만이라도 얻는 게 어디야.’
마개를 열어
딱 한 모금 꿀꺽 넘겼다.
간에서 분해되기 무섭게
동공이 확장되고,
전신에 뭐든 해낼 수 있겠다는 활력이 돋았다.
‘약간 취한 느낌이 나는데?
어우, 괜히 마셨나?’
눈을 꾹 감았다가 뜬 키리토는
적외선 세상 속에서
머리 위쪽을 보았다.
A팀 특수부대원들이
상층으로 난입해
보초를 서는 부하들을 소리 없이 제압하고,
B팀은
시스템 관리실로 뛰어들어
지하 벙커와 이어진 유선 라인을 절단했다.
뒤이어
건물 사방에서 물밀 듯이 경찰 병력이 들이닥쳤다.
동시 다발적인 작전.
이윽고.
덜커덩거리며 열린
강철문 밖으로 걸어나가던 벤조의 부하들이
창고에 매복 중이던
대테러부대의 공격에 쓰러졌다.
연막탄과 섬광탄이 터지고
총이 발사되는 소리까지 겹치자
광장을 지키고 서 있던 테러범 일곱이 당황했다.
『뭐야!』
인질들도 총소리에 놀라긴 마찬가지.
전부 바닥에 엎드렸다.
터널 입구 쪽의 총성이 심해지자
곳곳에서
공포에 질린 비명이 새어 나왔다.
『다들 입 닥쳐!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총알맛을 보게 될 거야!』
위협을 가하려는 테러범을 본
키리토는
보조배터리를 손에 쥔 채로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든 뒤,
소리 없이 ‘팡’하고 쐈다.
파직, 하고
미세한 섬광을 일으키며 쏘아진 번개별이
한 테러범의 발밑에 깔린 풍압탄에
반응을 일으켰다.
꽁꽁 압축되어 있던 고체가
삽시간에 기체로 승화하며 소용돌이 현상을 일으키는 반응.
그것에
나탈리아 박사의 확산성이 더해지자
저 미시세계의 소용돌이는
약 0.5초 동안
초속 30m의 싹쓸바람이 되어 주변을 휩쓸었다.
쐐에엑―!
소름 끼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몸이 붕 떠오른 테러범이 콘크리트 벽에 처박혔다.
입에 거품을 물고 풀썩 쓰러진
테러범에게
광장 안의 모든 시선이 몰렸다.
『자기들끼리 쏜 건가?』
『총소리 같진 않았어.』
고개를 숙이고 있던 200여 명은
이게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고,
광장 곳곳에 포진한 테러범들은
폭탄이라도 터진 건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반응이 예상보다 세.
습기를 먹어서 그런가?’
키리토는
손발을 파르르 떨며 경기를 일으키는
바닥의 테러범에게
소리 없는 위로를 보내며
남은 6인을 살폈다.
가까이 서 있는 한 명이
다시 수군거리는 인질들 쪽으로 총구를 들이대려 했다.
『총 버리세요.
안 그러면 저분처럼 됩니다.』
키리토의 경고에
테러범이 코웃음을 쳤다.
『무슨 정신 나간···』
총구가 살짝 들리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키리토는
손에 쥔 배터리를 뻗었다.
쐐엑!
두 번째 테러범이
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콘크리트 벽에 처박혔다.
이 장면을 근처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저마다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누구야! 누가 쐈어?』
테러범들 사이에 혼란이 가중됐다.
키리토는
그 틈에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어
테러범 다섯의 동태를 주시했다.
아드레날린 증폭 때문에
동체 시력이 좋아진 탓에
잠깐 스치는 시야로도
저들의 움직임이 훤히 보였다.
흉악한 놈들을 상대하고 있음에도
심장이 전혀 떨리지 않았고.
‘부작용만 아니면 자주 써볼 법한데.’
멀미하는 기분이 들어
숨을 크게 삼켜 속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담아
반대편까지 퍼지도록 음파를 조절했다.
- 거기 테러범 다섯.
꼼작 말고 있어요.
특수무기로 조준 중입니다.
큰 확성기를 사용해
메아리치듯 울리는 음성에
테러범들이
목소리의 방향을 찾아 사방을 주시했다.
광장 가장자리에 선
테러범이
움직이려는 기미가 보였다.
키리토는
즉시 반응해 손가락을 뻗었다.
테러범 발밑에 있던
7mm 지름의 풍압탄 속 분자들이
플라즈마에 급격히 기화되어
서로 간의 거리를 수천 배 벌렸다.
일대에 돌풍이 휩쓸었다.
『어···』
테러범이
채 비명을 다 지르지 못하고
벽에 처박히자
남은 4인도
이것이 결코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키리토는
조금 더 목소리를 높여 퍼뜨렸다.
- 천천히 무기를 내려놔요.
아니면
제 동료가 계속 탄을 발사할 수밖에 없으니까.
낭비는 좋지 않거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찾아오는
폭풍 같은 저격.
넷밖에 남지 않은 테러범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중 하나가
포기하지 않고
총구를 사람들 쪽으로 향하려 했다.
‘쯧.’
인간이 아무리 빨라도
번개별의 반응속도보다 쏜살같을 수는 없는 법.
쐐액―철퍼덕!
멀쩡한 이가
셋으로 줄어들자
혼비백산한 테러범 전원이
즉시 소총을 바닥에 던졌다.
『이봐요.』
키리토는
큰 위협은 제거됐다 싶어
동상이 된 것처럼 서 있는
스포츠머리의 방독면 사내에게 접근했다.
『뭐 하나만 물을게요.』
『가까이 오지 마. 죽으려고 환장했어?』
『무기도 없으시면서.』
싱긋 웃는 키리토를 본 스포츠머리는
아까 발길질에 채인 상대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비웃음을 흘렸다.
『너 같은 건 한주먹 거리도 안 돼.』
『그 말 그대로 돌려 드리죠.
아니다.
손가락 하나면 충분.』
키리토는
권총인 것처럼 손을 들고
스포츠머리를 겨눴다가
멀찍이 떨어진
상대의 동료 쪽으로 돌렸다.
『빌어먹을.
뭐 하는 거야?
이 미친···』
“빵.”
지하 광장 전역에
두세 알씩 꼼꼼히 흩뿌려 둔 풍압탄이
또다시 터졌다.
쉐엑-! 풀썩.
이곳을 지키던 테러범 중
이제 둘만 남았다.
그사이
터널 입구 쪽 총성 소리가 잦아들자
지하 광장 전체에
정적이 찾아왔다.
『보셨죠?』
경악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스포츠머리에게
키리토는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스포츠머리가 흠칫 뒷걸음질 쳤다.
『동료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지금부터
제가 묻는 말에 대답해 주세요.
저기 안쪽에 방이 많은 장소 있잖아요.
거기에 누가 있는 거죠?』
머뭇거리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스포츠머리.
사람을 협박하는 취미는 없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키리토는
남아있는 다른 테러범에게도 들리도록 말했다.
『저 거주구역에
누가, 몇 명이나 있는지.
두 분 중 먼저 말씀하시는 분은 멀쩡하게 보내 드릴게요.』
남아있는 두 테러범이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장난 같은 소리지만,
동료 다섯이 당한이상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키리토는
손가락을 뻗은 뒤에
일본식 운율을 섞어 입을 열었다.
『어.느.곳.을.터.트.릴.까.요?』
『기다려!』
스포츠머리 사내가 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 대장이 모시는 보스의 암실이 있어.』
『보스?』
『나도 이름은 몰라.
대면은 대장만 하니까.』
이에 뒤질세라 옆의 테러범이 말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뿐이야!
전파방해장치 때문에
보스도 이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어.』
『당신도 이름은 모르시고요?』
끄덕끄덕하는 테러범.
이 이상 얻어낼 정보가 없겠다는 판단이 들자
키리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둘 중에···』
두 테러범이 긴장한 모습으로
키리토를 보았다.
키리토는
스포츠머리의 발밑에 풍압탄이 보이지 않기에 말했다.
『당신은 보내 드리죠.』
『이봐!
내가 더 정보를 많이 밝혔···』
다른 쪽 테러범이 반발하며
달려들려 했다.
키리토는
손을 뻗어
그대로 풍압탄을 터뜨렸다.
쐐에에엑―!
그 위치에
하필 두 알이 겹쳐 떨어져 있어
이번 테러범은
광장을 쭉 가로질러 연단 위로 떨어졌다.
와장창,
연단의 모니터와 탁자가 부서져 나갔다.
스포츠머리는
주춤주춤 키리토의 눈치를 살폈다.
『가세요.
전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
키리토의 가라는 손짓에
스포츠머리가 터널 쪽으로 달려갔다.
그사이
키리토는 바닥을 훑었다.
컴컴한 바닥에 뿌려진 풍압탄은
언뜻 보면
돌조각과 다를 바 없었기에
육안으로는 쉽게 판별할 수 없었다.
『아! 잠시만요.』
키리토의 부름에
스포츠머리가 우뚝 섰다.
『보내드리는 건 보내 드리는 건데,
아까 저 발로 차신 건 해결해야죠.
세상만사 오고 가는 건 공평해야 하니까.』
『뭐···?』
팡, 하는
키리토의 입모양과 손동작에
스포츠머리 발밑의 풍압탄이 터졌다.
터널과 이어진 천장까지 치솟았던 스포츠머리가
바닥을 뒹굴며 정신을 잃었다.
일곱의 테러범들이 전부 제압되는 광경을
그저 멍하니 지켜보던
광장 내부의 인질들은
손을 탁탁 털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키리토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내가 뭘 본거지?』
『맙소사.
불꽃이 없는 수직압력 반응이라니.
이 일대에 공기 폭탄이라도 장치된 거야?』
『여기 지뢰밭 아니야?』
키리토는
몰려든 이들이
저마다 떠드는 소리에
대강 둘러대는 건 불가능하겠다 싶었다.
모두가
솔베이 학회 출입증을 목에 걸고 있는
과학자들이니까.
벽면에 붙은 19번 모니터를 가리킨
키리토가 입을 열었다.
『테러범을 제압한 무기는
저기 보이는 풍압 발생제입니다.
그냥은 안 터지니 안심하세요.』
『당신 누구지?
어느 대학에서 왔어요?』
환풍기로 기어들어 왔다고는
전혀 생각 못 하는
어느 박사의 물음에
키리토는 씩 웃고
상의를 더듬어 UN 신분증을 꺼냈다.
『ISTC 조사팀의 자문위원이에요.』
키리토는
광장 쪽으로 접근해오는 인기척이 느껴져
얼른 시야를 전환했다.
방독면을 착용한 테러범들과
벤조가
도망치듯 달려오는 중이었다.
대테러부대원들이 사격을 가하며
그 뒤를 따라오고 있으나
속도로 봐선 따라잡지 못할 듯 보였다.
‘이대로라면 여기도 싸움터가 되어 버려.’
키리토의 주변으로
그새 더 많은 이들이 몰려들어 시끌벅적해졌다.
『풍압 발생제라고?
열압력 탄두와 같은 원리 인가?』
『전혀 다르지.
저건 인화 물질을 이용해
공기를 팽창시키는 방식이 아니잖야.
열없이 기화시키는 작용이 핵심이라고.』
『어떻게?』
안전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서로 간에 의견을 주고받는 교수, 박사들을 보며
키리토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교수중 하나가
키리토를 불렀다.
『이보시오, 자문위원.
방금 테러범들을 날려버린 방식이···』
『아직 구출팀이 도착한 거 아니니
자세한 말씀은 나중에 나눠요.』
정리를 끝낸 키리토는
모두가 들리도록 음파를 퍼뜨렸다.
- 모두 주목해주세요!
터널에서 가장 먼 방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비좁겠지만
거주구역 입구까지는 가야 해요.
『먼 곳? 탈출이 아니라?』
요란한 총성을 일으키며 접근 중인 테러범들을 살피며
키리토가 소리쳤다.
- 어서요!
핍박하던 테러범을 제압해버린
동양인 소년의 지시에
200의 인원이
우르르 반대편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리토는
그들과 거리가 적당히 벌어진 것을 보고
건빵주머니에서
안개 발생제가 담긴 용기를 꺼냈다.
먼지별을 잔뜩 집중해
반응을 시켜 놓은 뒤
뚜껑을 열어 집어 던졌다.
솨아아아.
짙은 운무가
터널 입구 쪽을 완전히 뒤덮었다.
조명 빛까지 집어삼킨 안갯속으로 뛰어든 키리토는
혹시 탈출할 때
테러범이 따라오지 못하는 용도로 사용하려 했던
화염 오일을 손에 들었다.
‘잘 붙어야 할 텐데.’
바닥 곳곳에 뿌린 뒤에
손끝으로 스파크를 튕겼다.

댓글

  • 사이보그 탐색자
    2025/01/19 07:24

    분진폭발이 보입니다.

    (Q0cp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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