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01)

「파키스탄, 10:41 PM」- 마클리 서부 구릉 지대
60밀리 박격포탄 사격에
들판 일대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카이토와
다른 사람들은
바위 뒤에 블레이크와 몸을 숨긴 채로
군사기지 쪽에서 날아오는 포탄들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내부 침입조인 빈스의 팀이
생화학무기를 찾아내고,
공장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빼내는 동안
외부 경계조가
파키스탄 저항세력의 병사와 마주쳤다.
그렇게 촉발된 전투는
신속하게 탈출 경로로 이탈하는 작전 팀의 움직임에 맞춰
적들이 사방에서 몰려드는
현재의 사태로 번졌다.
쿠우웅―!
먼지와 돌가루가 피어오르자
카이토는
반사적으로 상체를 숙였다.
- 요즘 서바이벌 게임이
새벽에도 하나 봐?
두두두두―!
우레와 같은 총성까지
아오코에게 리얼하게 전달해주는 통신기의 성능을 속으로 욕하며
카이토는 빠르게 말했다.
“그러게.
아주 빡세네.
휴대폰도 숨기고 있다가 지금 몰래 킨 거거든.”
도쿄에 있을 나카모리 아오코에게
되지도 않는 변명을 해가며,
카이토는
합류지점에 접근 중인 작전팀 쪽에 눈을 돌렸다.
『빈스!
3시 방향 30m 거리에
소총을 휴대한 8명이 매복 중이에요!』
- 알았다.
적들의 위치를 파악해 작전팀에게 알려주랴,
아오코와 대화하랴,
하늘에 휙 소리를 내며 날아오르는 포탄을 살피랴
카이토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그러면
그 게임 언제 끝나는데?
“이 작전이 고비야.”
- 그거 끝나면 우리 볼 수는 있어?
『블레이크. 폭탄!』
근처로 박격포탄이 날아올 것 같아
자리를 피해야 했다.
2초의 시간을 두고
다른 바위 뒤편으로 옮겨가
재빨리 땅에 엎드려 몸을 둥글게 오므렸다.
감사하게도
이번 포탄은 50m 바깥에서 터져
먼지를 얼마 뒤집어쓰지 않았다.
블레이크가 그것을 지켜보다
카이토와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수송헬기 80초 뒤 도착이에요.』
『다행이군요.』
『이제 합류지점으로 이동해요.』
카이토는
작전팀도 8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 것을 보고 일어섰다.
- 지금 폭탄이라고 하지 않았어?
Bomb!?
“진짜처럼 소리쳐줘야
교관이 점수를 높게 주거든.
옆에 교관님 정말 깐깐하시네.
그래도
1등 하면 한 시간 먼저 나갈수 있기는 해.”
- 뭐야, 이상한 훈련이야.
『미스터 카이토. 가요.』
앞서 뛰기 시작한 블레이크를 따라
카이토와 다른 사람들도
전력으로 메마른 사막 지형을 달렸다.
1분 정도 흘렀을 무렵
총알이 빗발치는 군사시설 위로
블랙호크가 등장했다.
헬기의 기관총 사수가
엄호사격을 해
접근하는 파키스탄 저항군을 물러서게 했다.
언덕 아래 착륙한 헬기에
신이치와 키리토
그리고
카이토와 아오코, 사구루가 먼저 탄 뒤
블레이크가 올라타고.
10여 초 뒤에 탈출에 성공한 작전팀원까지
모두 탑승을 마쳤다.
카이토는
어깨와 다리 곳곳에 피가 흘러내리는
유격대원을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헬기 문을 닫은 빈스가
통신채널을 변경해 상황실에 보고를 시작했다.
『여긴 머스탱 원.
전 대원 탈출 완료.
제조가 끝난 생화학무기에 폭약 설치 완료했고,
완성품의 거래 내역이 담긴 자료 확보도 끝났다.
부상은 셋.
어깨와 종아리에 관통 총상을 입은 인원이 있으니
구급대 준비해주기 바란다.』
작전은 성공적인 듯 보였다.
이제
이 고막에
치명적으로 달콤한 목소리를 자꾸 들려주는
한 여성만 해결하면 되겠다 싶었다.
“아오코.”
- 어?
“좋아해.”
위성회선의 한 발짝 늦은 반응을 따라
‘딸꾹’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가, 갑자기 왜······.
“그러니까 통화 종료 좀 눌러줘.
곧 작전평가 시간인데
블루투스 통화기가 망가져서
내 쪽에선 종료버튼이 안 먹히네.
1등 해야
아오코 한 시간이라도 먼저 보지.”
- 아, 알았―
달칵.
수줍어하면
저쪽에서 알아서 끊는다는 것이
이제야 생각났다.
카이토는
싱긋 웃은 뒤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불타오르는 생화학무기 제조공장을 바라보았다.
‘저기서 얻은 자료 분석만 끝나면
일단은 일본에 갈 수 있겠지?’
두두두두―
불꽃이 가득한 대지 위로 고도를 올린 블랙호크는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