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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용감한 육아휴직 그 후 2달..

세상 누구보다 자상하고 다정하고 인내심 많고 온화한 정말 존경하는 남편이 육아휴직 후 2달째... 
음... 이렇게 육아가 사람을 달라지게 하는 구나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에요.
회사 역사상 남자 직원의 첫 육아휴직.
임원 및 회장님의 결재를 받기 위해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육아휴직을 할거라며 은근슬쩍 계속 분위기 조성을 했었고, 
제가 1년의 휴직 끝에 복직함과 동시에 남편의 용감한 육아라이프가 시작되었어요
(물론 3개월의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이게 어디냐며 감격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육아휴직 첫 주: 빅 스마일
아기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며 사진도 많이 찍고 집에 가면 항상 웃으며 맞이해줬어요~ 
육아휴직 둘째 주: 여전히 빅 스마일
오히려 자기는 육아 체질 및 가사 체질인 것 같다고 룰루랄라하며 "나중에 둘중 하나가 그만둬야 할 상황이면 내가 해도 되겠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죠
육아휴직 한달 째: 여전히 스마일 & 미간에 약간의 주름
조금씩 스트롱베이비인 아들과 계속 시간을 보내기 힘들어지며 미간에 약간의 주름과 짜증섞인 목소리가 보였으나, 그래도 너무 예쁘고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다며 웃었어요
육아휴직 한달 반 째: 무표정 & 날카로워지는 목소리
아이가 아파서 고생한 것도 한 몫 했겠지만, 어린이집을 보내고  싶어하며 작은 것에도 크게 반응하고 한껏 예민하진 모습이.. 집에 돌아오면 늘 멍한 표정에 초점 없는 눈동자만이 절 반겼죠 ㅠ
 육아휴직 두달 째: 감정의 대방출, 앵그리, 앵그리, 앵그리
정말 연애 1년반 결혼생활 3년반 동안 단 한번도 싸운 적도 목소리 높힌 적도 없었는데...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어요 ㅠ
전 자꾸 피곤해하고 짜증만 내는 남편 눈치만 보게 되고, 남편은 짜증내고 신경질내다가 미안해하고.. 이게 뫼비우스띠처럼 무한반복이네요 ㅠ 
육아가 이렇게 힘든거냐며 남편이 둘째는 어찌 키울까.. 둘째에 대한 고민만 늘어가는 중이에요..
전 8시 출근 5시 퇴근하는 야근이 네버에버 없는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도 참 현실이 이렇네요..
전 오히려 남편 복직 후가 무서워요, 남편은 아침 7시 출근 8시 퇴근이라 제가 출퇴근 하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하원시켜야하고요 ㅠㅜ
대출에 모아놓은 돈 없다보니 둘이 벌어도 늘 그자리고.. 속상해서 마음이 저려요..  
댓글
  • 이젠아재 2017/11/07 21:38

    그게 사람에 따라 다른거에요 아내는 직장을 다니고 전 자영업이라 육아의 많은것을 제가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육아가 힘들지 않았어요 내 딸들인데 그냥 다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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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북일까나 2017/11/08 05:14

    회사 역사상 첫 남성육아휴직이면 남편분 복직하면 고생 많이 하실겁니다....
    힘들고 짜증나더라도 서로서로 보듬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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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려유 2017/11/08 06:48

    어린이집 지금이라도 보내셔서 적응기간 겸 남편분에게 조금이나마 쉬는 시간을 줘보세요.
    어린이집에 오전만 맡기고 점심먹이고 데려오는걸로 요정도만해도 남편분은 조금이나마 편해지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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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큼한마님 2017/11/08 07:01

    우리남편도 육아휴직썼었어요
    첨엔 돌쟁이 아들이 아빠랑 둘이 있기싫다고 제가 출근하는 아침이면 제발가지말라며 통곡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육아휴직이 좋은 경험이었다지만 후배가 먼저 승진했을땐 좀 씁씁해했던 남편모습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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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노니노 2017/11/08 09:50

    남편이 아기태어나고 두달후 육아휴직
    아기 돌지나고 내년1월복직
    아기는 8개월부터 어린이집다님(맞벌이할때 적응도 필요했고 아기가밤에 잠을 안자서 신랑이 너무힘들어했음)
    아기도 어린이집 잘 다니고 신랑은 본인출근하면 집안일이나 필요한일을 여유롭게하고 아기는 3시넘어서 집에옴
    아기와 아빠가 문화센터다님(본인의 조리원동기들과함께)
    아기랑 하루종일 집에있는거 힘들어요 문화센터나 잠깐씩 어린이집 가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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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몬스터 2017/11/08 11:55

    그래도 남편분이 용기내셔서, 다행히 다음 타자분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육아휴직 내실수 있을거에요! 멋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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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밤 2017/11/08 13:12

    어차피 한 달 후면 어린이집 보내야 하는 거면
    다음주부터라도 바로 어린이집 보내세요..
    어린이집도 첫날은 한 시간 보호자랑 같이 어린이집에 있다가 집에 오고
    다음날은 2시간 보호자랑 같이 어린이집에 있다가 집에 오고
    다다음날은 2시간 있는데 그 중 한 시간은 보호자가 슬쩍 사라져 보고..
    이런 식으로 적응 기간에도 보호자가 계속 들락날락해야하거든요..
    애들에 따라 다른데, 적응 기간이 한 달씩 가는 아이들도 있대요 ㅠㅠ
    당장 다음주부터 어린이집 추천드립니다 ㅠ
    남편이 육아휴직하고 집에서 쉬더라도, 애가 어린이집 잠깐 가줘야 낮에 가사노동도 하고 아기 간식이며 식사준비도 하고 장도 보고 그럽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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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힉토르 2017/11/08 14:40

    어쨌거나 남편분의 용기에 박수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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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살림꾼 2017/11/08 14:56

    육아와 집안일이 쉽다는 사람은.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거나, 진짜 타고난 사람이거나.
    저도 한 때는 육아와 집안일이 쉽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까 정말 너무나 힘듬...
    차라리 회사가 편함...(물론 회사도 케바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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