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에 대한 검증 과정 속에서 2007년 민주당 경선에서 박스 떼기라는 신무기로
민주당 흑역사를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미키루크라는 닉을 듣는 순간
기분이 참 착잡하더구만요.
거대한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얼얼하면서
애써 가슴 밑바닥에 숨겨놓았던 치욕스럽던 기억이 떠올라서
어젯밤 잠을 못 이뤘습니다. 뭐 지금도 잠들기가 쉽지 않네요.
2007년 경선으로 정동영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후
저는 한동안 정치에 관심을 끊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정통의 주축 세력들이 정동영이 대선에 패배한 후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몰랐습니다.
사실 관심 가지고 추적할 마음도 없었고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 미키루크가 그 후에 안철수 의원 캠프로 갔더군요.
그제야 그동안 안철수 의원 지지자라고 하던 사람들이 보이던 공통된 행태가 이해가 가더군요.
사실 처음엔 안철수 의원 지지자들이 옛날 남프에서 활동하던 호남 조직 사람들인 줄 알았습니다.
좀 저급한 글을 쓰는 사람은 국정원 알바나 일베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다시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안철수 지지자들의 글을 유심히 살펴보니
2007년에 정동영 지지자들이 보였던 행태가 비슷하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상대 측 지지자들을 노빠, 친노 이런 식으로 낙인을 찍어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잘못을 지적하면 모두
상대 지지자들의 악랄한 공격이나 트집으로 매도해버리지요.
여기에 상대 지지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극성맞은 지지자 때문에 그 정치인까지 매도해버립니다.
이번에 이재명 시장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유시민 의원 지지자들에게 썼던 댓글이 나왔는데,
그걸 보면 안철수 지지자들의 행태와 유사한 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때 정동영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안철수 지지자들과 같은 사람들이라고
무슨 근거로 추측하냐고 의문을 제기할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근거는 여의도에 있는 수많은 정치 브로커들의 행태입니다.
지금 여의도에는 보통 30명에서 많게는 50명 정도의 팀으로 움직이는
정치 브로커 조직들이 100여개 이상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정치 브로커로부터 제의를 받은 적이 있어서
그때 들은 말이라 지금은 정확히 몇 개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저는 그때 거절했습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한나라당을 위해 일하면 명이 줄어들 것 같아서요.
요즘은 정치 평론가를 얼굴마담으로 앉혀 놓고 정치 컨설턴트 형식으로 하는 곳도 있더군요.
정치 브로커의 행태는 정치인 자서전들을 만들어주는 기획사부터
언더에서 댓글 알바를 하는 것 등 다양합니다.
보통 이런 브로커 조직들은 핵심 멤버들이 잘 안 바뀝니다. 비밀유지를 위해서요.
그때 그때 필요한 단순한 일은 알바나 외주 인력을 고용해서 해결하는 편입니다.
정치 브로커들의 이런 생리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자면,
미키루크가 정동영 캠프에서 안철수 캠프로 옮겼다는 말은 그 조직이 함께 움직였다는 뜻이겠지요.
또 지금 이재명 시장의 외곽조직인 손가락혁명이나 엄지행동, 시민의회 등을
미키루크가 관리하고 있다면 안철수 캠프에서 있던 조직들이 그대로 옮겨왔다는 뜻일 겁니다.
지금 게시판을 보면 안철수 열혈 지지자들이
갑자기 이재명 시장 지지자로 활약하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이재명 시장 지지자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순수하게 이재명 시장을 지지하는 야권 지지자들일 겁니다.
하지만 그들 중 10%는 미키루크의 조직원들일 거라고 추측됩니다.
10%로 정도면 모든 커뮤니티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노 지지자들과
충분히 여론전을 펼칠 수 있거든요.
아마 오랜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런 흐름을 벌써 눈치 채셨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