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노 옹은 애니 감독 치곤 드물게 주제가 작사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작업을 할 땐 어느 금발 선글라스 마냥 '이오기 린' 이란 필명을 쓴다.
이 이오기 린이 작사한 곡의 특징은 작품 중간중간 삽입하여 작중 상황과 곡의 가사가 일치하도록 연출한다는 점인데
작중 상황, 곡, 가사의 조합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게 심히 일품이다.
예시를 가져다 보자면
기나긴 전쟁 속에서 아무로는 드디어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다름아닌 적인 라라아.
적대진영 관계와 전장의 한계를 뉴타입의 힘으로 넘어 이룩해낸 이 교감을 통해
아무로는 사람은 분명 서로를 이해 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진다.
하지만 역설이게도 이러한 희망은 라라아의 죽음으로서 완성된다.
Yes my sweet Yes my sweetest
I wanna get back where you were
사랑하는 이여 다시 한 번
뒤늦게 프라우가 자신에게 쏟았던 애정과 그로인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아무로지만
이미 프라우의 마음은 하야토에게 가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나간 과거에 대해 후회한들 기회를 걷어찬 이에겐 다음은 없다.
전설거신 이데온
홀로 동생들을 보살피던 소녀가장 키치키친은 썸을 타던 주인공 코스모를 뒤로 한채
가족을 지키다가 결국 외계인들의 총에 맞고 목숨을 잃는다.
같은 시각 주인공 코스모 역시 외계인들의 공격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었고
추격 당하는 입장이던 주인공 일행은 급히 다른 별로 떠난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마음은 서로에게 닿지 못한 채 가슴 아픈 추억으로 남고
코스모는 언제 끝날 지 모를 슬픈 전쟁을 이어간다.
건담의 브라이트 포지션인 베스는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모성을 배신한다.
하지만 그러한 베스를 부모님은 가문의 수치라 여기며 의절하며 베스의 사진을 갈기갈기 찢고 버린다.
이렇듯 사람 마음 후벼파는 연출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
하지만 대사 번역하기도 벅찬 판에 노래까지 번역해서 자막 넣는 건 너무 빡세기에
아마추어건 공식이건 주제가는 넘어가다보니 한국엔 이 사실이 잘 안 알려져 있다.
이는 해외판도 마찬가지다보니 토미노부시와 더불어 토미노 작품이 해외에서 부진하는 이유로도 꼽힌다.
여튼 그렇기에 토미노 옹의 작품은 주제가도 꼼꼼히 확인해야 더 알차게 유열을 즐길 수 있다!
아무도아닌
2024/12/15 20:42
샤아 : 아니 나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