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복무할 때 일이고, 함령 20년 넘어가서 슬슬 차기함 이야기 나오던 구닥다리 AOE였음
현문당직(배 출입구 지키는 당직)은 특성상 새벽 2시 넘어가면 근무가 상당히 느슨해짐
이유는 순찰사령 (부두 내 순찰 도는 함대 당직, 영관급 장교)도 슬슬 자러 들어간 시간이고
새벽 2시까지 아무 일 없으면 그냥 그 날은 아무 일도 없는거고, 00시~4시 근무이기도 해서 피곤하니까 다들 늘어짐
현문당직은 부직사관-당직하사-당직병 이렇게 3명이서 근무를 서는데 당시 나는 당직하사였음
부직사관(하사)가 졸다가 잠 깨러 담배 피러 간다고 하고 잠시 함미로 감
가서 담배 피우고 나서 현문에 오더니, 나보고 '같이 가자고 할때는 안 오더니 빨리 피고 먼저 가냐' 라고 하는거
근데 나는 그때 계속 현문에 있었고, 당직병 애는 담배를 안 피워서 아무도 함미로 안 갔거든
그래서 '??? 저 담배 피러 안 갔습니다' 라고 하니까 '에이 장난 치지 말고. 내가 담배 피러 가는거 가지고 뭐라 하드나' 하는거임
'아니 진짜 안 갔습니다;;' 하니까 '아니... 아니... 잠깐만, 진짜 안 왔나?' 하는거야
그래서 진짜 안 갔다고 하니까 '그러면 아까 나한테 불 빌려간 사람은 누군데 그럼' 이러는거야
'안전당직이랑 헷갈리신거 아닙니까?' 하니까 '야 안당이 셈당에 빵모를 왜 입냐, 진짜 니 아니라고?' 하는거임
그래서 '에이 귀신 장난 치시는겁니까' 하니까 '아니... 진짜 누가 불 빌려 갔다고...' 하면서 존나 겁먹는거임
같이 함미 가자고 그래서 다시 가긴 했는데 뭐 누가 있을 리 없었음. 근데 또 금방 끈 담배꽁초는 2명분이 재떨이에 있고
애초에 창정비 들어가서 도크에 있는 상황이라 배에는 무조건 당직자만 있고 다들 육상 생활관 쓰고있었거든...
그래서 당직자들 다 쫄아가지고 다음 교대자 올 때 까지 현문에 박혀있었음 ㅅㅂ ㅋㅋㅋㅋㅋㅋ;
한번은 자기가 잠이 많아서 잘 못 일어 난다며 육상 생활관에서 안 자고 배에서 잠 잔 하사가 있었는데
당직교대 깨우러 가기도 전에 혼자 현문에 나와서는 '왜 이리 일찍 깨웠냐, 10분만 더 자게 해주지' 하고 투덜댐
현문당직자들은 '아무도 깨우러 안 갔다, 이제 출발하려는데 혼자 오신거다' 해서
'그러면 당직병 차림으로 나 깨운 사람은 누구냐, 장난 치지 마라' 한 적이 있고
그래서 배에 빵모귀신이 있다면서 한번 떠들썩 했던 적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보잠보
2024/12/06 01:47
어휴;;
bookkeeper
2024/12/06 01:49
하필 도크 들어가서 배에 전기도 제대로 안 들어오고 사람도 없는데 귀신 이야기 돌아서 좀 떠들썩 했음 ㅋㅋㅋㅋㅋㅋ 조리병 애들은 함수 냉장고 갔다가 악몽꿨다는 짬찌들 이야기 많았고...
이유가 함수 냉장고가 평시에 냉장고로 쓸 뿐이지, 이게 원래는 영안실이거든...
만보잠보
2024/12/06 01:51
ㄷㄷㄷ;;
TheOscarGoesTo
2024/12/06 01:48
요즘은 홍등 키는지 잘 모르겠는데
함내 홍등키고 안당돌면 개무서움
bookkeeper
2024/12/06 01:48
좀 스산한 분위기가 있지 ㅋㅋㅋㅋ
깡지르
2024/12/06 01:49
진짜 무서운데ㅋㅋㅋㅋ 야간에 저런 썰 해주는 간부 있으면 안그래도 바닷바람때문에 찬데 더 추웠어
bookkeeper
2024/12/06 01:51
한 중사가 함내 살인사건 썰 풀어줘서 괴담 취급 했는데 진짜라고 답답해하다가, 다음 당직때 사건사례집 보여주면서 '진짜라고!' 했고 진짜였던걸 알았을때도 꽤 무서웠음;;
깡지르
2024/12/06 01:53
aoe면 천지급이었지? 안그래도 구조물 많고 큰 배라서 분위기 장난 아니게 탔겠다
bookkeeper
2024/12/06 01:54
ㅇㅇ 천지급 탔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