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게도 군대 덕????분에 데미안은 읽은 적이 있지롱
군대 때라 좀 애매하지만 남아있는 독후감이 있다 히히
3장까지만 본 림린이의 지극히 주관적이며 상상과 망상으로 가득한 고찰이니 재미로만 읽어주면 굿
1. 원작 「데미안」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원작의 가장 첫 문장이자,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모든 사람은 '받은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새가 어미가 낳아준 알 속에서 자라나는 것처럼.
그러나 그것은 자라나는 과정일 뿐, 결국 새는 알을 깨뜨려야 한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고, 신에게로 날아간다.
이것이 데미안의 '알'에 대한, 한 사람의 세계의 이야기다.
2. 림버스 컴퍼니 3장 「마주하지 않는」
"하지만 알은 혼자서 깨야 하는 거야."
림버스의 데미안 또한, 싱클레어가 '알을 깨고 나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태어난다 는 것은 안에서 밖으로 깨고 나오는 것.
밖에서부터 깨지는 알은 죽을 뿐이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태어나기'를 기대한 셈.
무엇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지... 아직은 모르지만.
알은 자신의 세계다.
싱클레어의 알은, 오직 싱클레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알, 세계이며,
그렇기에 당연히 싱클레어와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근간을 따지다보면 싱클레어의 잘못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잘못'에 매몰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네 잘못일 수는 있어. 하지만 누구나 하는 사소한 실수였어."
원작에서도 지루한 일상을 지겨워하던 싱클레어가 '악한 길'을 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뒤늦게 사과하고, 되찾고 싶어하고.
누구나 할 법한 사소한 실수였다.
다만 림버스 컴퍼니에서의 싱클레어는, 되찾을 기회를 영영 잃어버렸을뿐.
그럼에도, 싱클레어의 '알'은 깨어지지 않았다.
안에서부터는 물론이고... 아직, 밖에서부터도.
3. 「크로머」
"크로머는 꽤 노력했어. 싱클레어가 첫 번째 동전을 잃을 때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려고 이런저런 수도 쓰고 말이야."
크로머는 싱클레어의 알을 깨뜨리고자 했다.
싱클레어의 가능성을 탐내고, 싱클레어의 세계를 탐냈다. 즉, 싱클레어의 알을 탐낸 것이다.
데미안은 왜 크로머에게는 관심이 없었는가?
크로머는 자신의 세계를 깰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알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세계'이다.
크로머는 의체들을 싫어하고, 살을 숭상했지만, 그건 '타고난 것'이다. 크로머의 알이다.
크로머는 끝의 끝까지,
데미안이 크로머를 죽이는 순간까지도,
그 세계를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직 그 세계 안에서, 알 속에서만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고 싶었을 뿐.
크로머의 관점에서는 싱클레어도 결국 자신의 '알' 속이었으니까.
그런 싱클레어까지 삼키려했지만, 알을 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이 타고난 세계를 의심하고, 고찰하며, 변화하고 나아가려는 발상 자체를 하지 않았다.
데미안의 정체는 몰라도, 이런 인간은 데미안에겐 지긋지긋한 '범인'에 불과할 뿐이겠지.
알에서 부화하지 않는 새끼가 제아무리 커져봤자, 결국 고작 알 속의 존재이고, 알 속에서 죽게 될 뿐이다.
저기서 정말 싱클레어를 삼켰다 한들, 크로머는 더 나은 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데미안이 바라는 자도 될 수 없었다는 거다.
애시당초에 크로머는 그런 걸 바란 적도, 고찰한 적조차도 없으니까.
4. 싱클레어의 「성장」
크로머와 달리 싱클레어는 고찰했다.
의체를 싫어하는 자신의 본능과 의체가 당연한 사회가 부딪혔을 때,
어느 하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받아들인 채로, 어찌해야할지 고민했다.
그것들은 싱클레어에게 주어진 '알'이지만,
동시에 알이란 새끼가 자라기 위한 양분인 것이다.
싱클레어는 그 속에서 고찰하고, 고민하고, 나아갔다.
그게 설령 올바르게만 나아간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아니, 애시당초에 이 탐구에 선악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결국 크로머가 가족들을 죽여버리는 것으로, 싱클레어의 세계는 무너졌다.
그건 잔인한 일이지만, 그 덕분에 싱클레어는 자신을 가둔 세계를 볼 수 있었고, 죄책감, 증오, 공포와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3장에서의 행적을 통해, 여태 '마주하지 않은' 그 새로운 마음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알의 내용물이 죽음으로서 비로소 알 속의 새끼가 부화할 양분을 먹은 거다.
데미안이 싱클레어를 아끼듯 보면서도 크로머가 싱클레어를 삼키기 전까지 방치한 것은 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크로머의 잔학한 사건이, 싱클레어의 성장의 재료가 되어주니까.
그렇게 싱클레어의 세계는 대부분 무너지고, 그것은 이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고 경험이 되었다.
5. 나아가야할 「아브락사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그러나 모든 것은 '아직은' 그저 경험일 뿐이다.
싱클레어는 아직 부화하지 않았다.
"너는 아직 겁쟁이도 영웅도 되지 않았어."
한 차례 전부 무너지고, 또 새로운 세계, 새로운 경험으로 알은 다시 차오를 것이다.
부화한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타인이 부여한' 알에서 깨어나 '아브락사스'로 날아가는 것이다.
원작 데미안에서 아브락사스란 신은 선과 악의 결합이라고 하며, 선악으로 구분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이것은 타인에 의해 정해진 선악이 아니라, 오롯이 자기자신이 결정하는 가치,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다.
아마도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바라는 것은 그것일 것이다.
'겁쟁이도 영웅도 되지않고, 아브락사스를 깨닫는 것'
데미안을 보건대, 프문 세계에서 아브락사스는 어쩌면 실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달할 수 있는 조건은 원작과 여전히 같을 것이다.
"투쟁하여 세계를 깨뜨리고 나오는 것"
싱클레어의 이야기는 이제야 시작이다.
에블라나
2024/11/28 21:01
문제는 원작과 다르게 림버스 데미안은 싱클레어한테 표식주고 별의 주인이되길 바라는건데
이게 암만봐도 긍정적이지않아보여서 ㅋㅋㅋㅋㅋ
Melime
2024/11/28 21:06
원작에서도 '아브락사스'에 도달하는 걸 바라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그래도 적어도 싱클레어가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나야만 한다는 것 같으니까... 싱클에겐 해피엔딩이지 않?을까?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