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손에 권력을 돌려주자. 공화정 찬양...이 맞긴 한데.
정작 그 주체인 다수대중의 힘에 대해선 굉장히 중립, 혹은 냉소적인 시선을 보냄.
요즘 할리우드, 심지어 국산 사극에서도 종종 보이는 백성봉기? 사람이 있어 나라가 있다 시민혁명?
쥐뿔도 없어요.
1편 시절인 코모두스 치하를 예시로 들어보자.
'놈이 폭군이건 말건, 코모두스가 대중에게 피와 유흥을 제공한다면 그는 민심을 얻을 것이다' 라는 점이 명시되며
동시에 코모두스가 대중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민심이 역으로 코모두스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즉 시민들의 선의와 위대함보다는 '콜로세움을 채운 여론의 압박감' 쪽 이 더 묻어나는 편.
1편보다 더 냉소적인 어투로 영화 분위기가 변한 2편에선,
진주인공 덴젤 워싱턴께서 아예 노골적으로 까주신다.
- 난 콜로세움이 좋아. 로마의 가치를 숭배하는 사원이거든.
힘.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꺾는 것.
- 그게 가치의 전부는 아냐.
- 전부가 맞아. 이게 그들이 숭상하는 유일한 가치야. 폭력과 피와 힘.
....
물론 2편에선 시민 봉기나 시위가 묘사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바 폭군들이 정치하고 경제를 개떡같이 조지고 있잖아' 정도 선의 묘사였고
작중 흑막은 오히려 그 시위대를 교묘하게 이용해먹을 생각이었다.
이런 냉소적인 시선에는 영화의 주제가 깊게 연관되어 있는데,
이 시리즈는 본질적으로 '검투사가 서로 죽고 죽이며 피흘리는 것을 열광하는 대중'이 있어 성립되는 영화다.
당연히 민의나 다수 대중에 대한 묘사가 아주 좋게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예전에 각본 작법서 읽는데 저자가 "글래디에이터1의 마지막은 대중들이 직접 봉기해 밀고들어와 황제정을 폐위하고 그들의 권리를 되찾는 엔딩이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뭐 근데 할리우드 애들이 그런내용을 쓰겠냐" 이런투로 저술해놨던거 기억난다
한 10년전 고딩때 읽었나
소금킹
2024/11/23 00:13
사실은 대체역사 SF 영화임
농담 아니라 진지하게 그렇게 분류하는 평론가들도 있던 ㅋㅋ
DDOG+
2024/11/23 00:13
대역물 맞긴 함ㅋㅋㅋㅋ
noom
2024/11/23 00:14
??? : 감독님 마크리누스 흑인설 폐지됐대요!
??? : ㅈ까! 덴젤 워싱턴 악역연기 볼 기회를 날릴셈이냐!
noom
2024/11/23 00:14
예전에 각본 작법서 읽는데 저자가 "글래디에이터1의 마지막은 대중들이 직접 봉기해 밀고들어와 황제정을 폐위하고 그들의 권리를 되찾는 엔딩이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뭐 근데 할리우드 애들이 그런내용을 쓰겠냐" 이런투로 저술해놨던거 기억난다
한 10년전 고딩때 읽었나
DDOG+
2024/11/23 00:15
아니 봉기해서 밀고 들어올 대중이었다면 검투사들 서로 쳐죽이는거 보고 환호하겠냐고ㅋㅋㅋㅋ
그거 할거였음 막시무스가 '아우렐리우스의 살해자'라고 코모두스 저격하든가ㅋㅋㅋㅋ
소금킹
2024/11/23 00:16
애초에 글레디에이터1에서 주인공의 노력과 그로 인한 아련한 희망과 기대를 품은 엔딩은 결국 이번 속편의 존재로 헛짓이 되었다는듯 ㅋㅋㅋ
블랙뿔테
2024/11/23 00:25
뭐 루시우스가 그 꿈을 계승해서 마냥 헛짓이라고 하기에는..
noom
2024/11/23 00:27
"Talk to me, Goose"
블랙뿔테
2024/11/23 00:27
브이 포 벤데타 영화판 생각나네ㅋㅋ
블랙뿔테
2024/11/23 00:29
그저 감동
noom
2024/11/23 00:30
"말해줘요, 아버지" 가 아니라 탑건의 구스 찾고있는 대사로 적어놓은건 애써 무시하기로 했구나
noom
2024/11/23 00:30
근데 이 브금 그대로 다시 나오면서 끝날땐 나도 울뻔함
블랙뿔테
2024/11/23 00:37
넌 다음 기회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