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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헬스장 PT강요`를 읽고..



 장코치입니다. ㅎㅎ 저도 시간 여유가 날 때마다 베오베를 들낙거리는데 참 가슴 아픈 글을 읽어버렸네요 ㅠ

글쓴님께서는 헬스장 PT강요 때문에 상당히 불편했다고 호소하셨는데 200배 동감합니다.


1. 왜 PT 강요가 당연시 되었는 가

 정답부터 말하면 크로스핏이나 무도를 가르키는 특수한 종목이 아닌 일반 헬스장에서 정기권을 구매하는 일반 회원분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엥? 그럼 사업 접어야하는거 아닌가요;)

 왜냐하면 IMF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요즈음은 우스갯소리로 회사퇴직 후 치킨집 창업밖에 길이 없다.. 라고 현실의 암울함을 나타내는데요, 예전에는 치킨집이 아닌 헬스장이였습니다. 그때는 `헬스`라는 개념이 없었거든요. 지금도 올드하게 느껴지는 `웰빙`이라는 단어 또한 헬스라는 개념이 나오고한참이 지나서 생긴 단어입니다. 

 여튼, 중견기업 이상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퇴직하면서 받는 퇴직금 (목돈) 혹은 모아둔 돈으로 헬스장 창업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저는 IMF 때 너무 어렸기 때문에 직접 겪지 않았고 나이가 지긋하신 여러 헬스장 사장님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이때까지는 헬스장이 나름 블루오션이였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얼추 맞아떨어졌고 가격대도 지금처럼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여느 사업아이템처럼 우후죽순 생겨나는 헬스장과 글쓴님도 지적하셨듯 전공자 혹은 전문가가 아닌 경영인 + 고용된 전문가로 이루어진 자본들이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헬스장의 개체수는 더욱 늘어납니다.

 당연이 공급이 과잉되고 회원유치를 위해 가격경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서로 칼자국을 내는 수준에서부터 서로의 뼈를 깎는 수준까지..결국에는 다들 아시겠지만 헬스 한달에 2만원, 3만원, 심한 곳은 만오천원도 봤습니다.

 그렇게 피튀기는 가격경쟁속에 헬스장 이용비용이 바닥까지 떨어졌고, 이것만으로는 헬스장 운영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한국 경제수준의 성장과 맞물려 과거 당장 먹을거리, 입을거리만 생각해야 되던 때에서 개개인의 건강이나 삶의 질 등등이 강조되면서 일반적인 헬스가 아닌 1:1 고용의 `퍼스널 트레이닝`이 꽃피어오릅니다.

 이때만 해도 2000년도 중반이후인데 헬스장에 이어 PT만 하는 전문 PT샵이 엄청나게 불어났고 잠시동안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도 후반이 되어가면서 마찬가지 위 헬스장이 밟았던 전철을 다시 밟음과 동시, 많은 헬스장과 샵들이 문을 닫았고 현재도 공급이 우월한 상태입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저의 종특입니다 ㅜ) 결론은 헬스장에서

"PT로 부가수익을 얻지못하면 수익을 내지못하는, 현재의 괴상한 수입형태"에 있습니다. 때문에 죽자살자 PT영업을 하게 되는 것 이죠.


2. 현 헬스 + PT 시장의 문제점

 이렇게 글을 쓰면 오인사격한다고 여기저기서 돌팔매질 맞겠지만..ㅎㅎ 큰 그림과 먼 미래를 생각했을 때 우리 스스로 비판하고 자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거침없이 글을 남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전문성의 부재`와 `프로의식의 결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현재도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은 약물이나 외모, 입상실적, 특별한 훈련 루틴에나 관심이 있을 뿐 정작 어떻게 운동하여야 하는 지, 각 개인에게 효과적인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지, 운동함에 있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 지, 교육을 전하는 `교육자`로써 가춰야할 태도와 비전은 무엇인지 등등 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게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현재의 시선 (트레이너 = 겉만 번지르르한 양아치)을 얻게 되버린 것 입니다.

 저 또한 견습생 시절(월급 70만원 + 노예처럼 일함 = 멍청했음..) 헬스장 측에서 슬슬 영업을 강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다가가서 일부러 말 꺼내고 운동지적하고 겁주고(ㄷㄷ;) 근데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물론 소비자를 찾아 수익을 올리는 것은 대단히 필요한 작업이지만, 이렇게 강매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방법일까? 계속 고민되었고 결국 그만두었습니다. 

 결국 10명 중 강제 영업으로 걸리는 1~2명은 `거절을 잘 못해 엉겁결에 결제를 하게 되는 사람` 혹은 `트레이너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 결제를 하는 사람`이 됩니다. 너무 치사하지 않나요?

 그렇게 수익을 올린다 한들 그렇게 얻은 소비자는 `불신과 원망`밖에 얻어갈 것이 없습니다. 당장에야 수익을 얻었지만 먼 미래를 보았을 때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등 돌림을 받는 꼴이 됩니다. 

 PT가 필요한 사람은 본인이 먼저 철저히 계산하고, 준비가 되면 찾아오게 됩니다. 거기에 전문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가 소비자의 목적과 요구를 만족시켜준다면 아주 완벽한 소비/판매가 이루어집니다. 피트니스업 뿐 아니라 모든 소비가 그렇듯 말입니다.



3. 트레이너들이 갖춰야 할 자세

 이건 아직도 풋내기인 제가 할 이야기는 결코 아니지만, 제 스스로 다짐한다는 생각하에 적어보겠습니다. 

 올바른 트레이너라면 본인의 업무에 대한 `프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약물이나 보충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근육학, 트레이닝론 도서와 바벨을 가까이 해야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PT비용을 내기 위해 큰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때문에 최소 그 값에는 아깝지 않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합니다. 


4. 소비자들이 갖추면 좋을 자세

 0. 실력 뿐 아니라 인성, 나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통하는 지, 교육스타일이 나에게 편안한 지, 출퇴근 및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지 등등 거금을 투자하는 만큼 꼼꼼히 따져봅니다. 

 0. 과도한 영업을 하는 트레이너는 당연히 피해야 합니다. 영업에 눈이 멀어 책과는 담 쌓았을 확률이 큽니다.

 0. 약물을 복용하는 트레이너는 피합니다. 그들은 `약물`이라는 엄청난 보조효과를 바탕으로 운동을 한 사람들입니다. 약물을 하지 않은 당신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효과적인 변화를 위해 약물을 권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처방이 아닌 스테로이드 남용은 어디까지나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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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먹고 후딱써보네요..ㅎㅎ 저도 제일 싫었던게 영업이였고 그 때문에 결국에는 프리랜서를 선택했습니다. 불안정하지만 너무 행복합니다. 고객들한테 거짓말 하지 않아도 되고, 인정사정 다 봐드릴 수 있고, 영업하지 않아도 필요에 의해 공급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여튼 소비자분들도 이러한 현실을 알아주시고 채찍질해주시고 모범적인 헬스장이 있다면 칭찬해주시고, 공급자(트레이너or경영인)분들 또한 우리 스스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교육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 가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잡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ㅎㅎㅎ
댓글
  • 인취취 2017/10/24 14:20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104252&page=3
    님 글을보고 예전(2013)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왔네요.
    너무 상업적으로만 접근,운영하는 풍토는 여전히 변할 기미가 안보이네요.ㅋ

    (DnLPXa)

  • pse214 2017/10/24 20:06

    pt비용이 적정선을 이루면 강요를 해도 좀 생각이라도 해볼텐데 1회에 적어도 5만원에서 많으면 7~10만원 하는곳도 많은데 너무 비싸서
    헬스장을 안가게 되는듯. 이라고 오늘도 핑계를 대봅니다.

    (DnLPXa)

  • 바글바글♡ 2017/10/24 20:08

    제가 다니는곳은  피티강요 안하셔서 좋아요
    처음 갔을때도 자세잡아주시고
    관장님 한가하실땐 슥 옆에오셔서 피티인듯  피티아닌 피티같은 피티 돌려주시고 운동 슬슬하는날엔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놀다 몇셋트했는지 까먹고ㅋㅋ
    운동하러가서 심적부담없는게 넘나좋음..시설은 오래 돼서 좀 그래도 등록비도 싸고 있을건 다 있는지라 사람들 등록 많이 해서 운영 오래 오래 하셨음 하는 마음이에오

    (DnLPXa)

  • 페어리 2017/10/24 20:10

    전문가를 뵌김에 여쭙겠습니다.
    제가 척추 측만증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재활을 위해 척추기립근의 운동을 하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헬스장에 찾아가서 측만증이 있다고 좀 특별히 도와주실 수 있냐고 하면
    대부분 [운동하지 마세요] 라는 대답만 듣고 트레이닝을 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정말 헬스를 통해 [근육강화]를 하면 안되는건지...
    아니면 [환자]에게 운동을 시켰다가 안좋아질 경우 [책임] 소재때문에 기피하는 것인지
    답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문가님의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DnLPXa)

  • 하타 2017/10/24 20:10

    돈없다고 구라쳐서 어떻게 빠져나가긴 했는데... 참 ㅋㅋ

    (DnLPXa)

  • 임봉봉 2017/10/24 21:04

    저도 33회 현금가 180 받은 적 있는데요...
    운동 코치는 30분 이었어요... 나머지 유산소 채워서 한시간 하는 거였더라구요...
    의지가 없었던 탓이 더 크겠지만 결국 아무 성과도 없었죠...

    (DnLPXa)

  • 꿀딤섬 2017/10/24 21:10

    피티강요 저도 당해봤는데
    뭔 말도 안되는 소리로 사람 속이려하고 기본적으로 자존감 엄청 건드리면서 꼬드기려 하더라구요.
    개소리 섞인 폭언이 "내가 볼땐 니 얼굴에 지코가 있는데 살 속에 파묻혀있다. 피티 받으면 그거 끄집어 낼 수 있다." 하면서 여자한테도 인기많아질거라고 하고.
    운동 다하고 씻는데 따라들어와서 사람 벗은 몸 보더니 히엑! 거리면서 어떻게 이런 몸으로 살 수가 있냐면서. 얼른 살빼게 운동열심히 하자고 그러고.
    돈 없다고 하니까 그럼 아빠한테라도 빌려서 하라고... ㅡㅅㅡ... 그래서 그 헬스장 안가요..

    (DnLPXa)

  • 상처에알보칠 2017/10/24 21:39

    전문성이 있어서 돈 값어치를 하면 모르겠는데 그냥 운동하는사람 아무나 로이드하고 몸좀 좋으면 세션당 7만원 부르니 ㅋㅋ
    미국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석사 박사급 학위를 가지고 전문성있게 트레이닝 하는데 우리는 그냥 자기가 해본대로 큰 지식 기껏해야 해부학 얄팍하게 아는거로 아는척하고 지도하는경우가 부지기수져 그렇다고 경험이 뛰어나서 체전급 선수면 몰라..

    (DnLPXa)

  • 마음을들어요 2017/10/24 22:13

    헬스장 한 달 등록이 2만원이면 트레이너 입장에서도 영업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DnLPXa)

  • 롤게대란 2017/10/24 22:19

    매우 공감되는 글입니다...
    PT받으면 운동할때 부상당하지 않게 올바른 자세도 알려주고 운동효과도 최대로 작용하게끔 알려주실 수 있습니다..
    근데 왜 맛보기 PT하면서 자존감 끌어내리는 얘기를 하고 PT받으면 그 자존감을 올릴수있다고 얘기하는건지...(어깨가 좁고 안으로 굽어있어서 남자답지 못하다는 얘기는 그 새끼한테 처음들었음)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태도에 질려버려서 남아있던 등록기간도 안가게 됐었습니다
    글쓴님들같이 정말 운동에 대한 열정으로 타인에게 좋은정보를 제공하는 트레이너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네요

    (DnLPXa)

  • 드립칠타이밍 2017/10/25 00:32

    맞아요. 차라리 헬스장 등록비를 월 5~10으로 올린 후에 트레이너들이 정성껏 나름대로 가르쳐주고 하는게 훨씬 더 괜찮을거 같은데...
    강남에만 봐도 한달에 3만원, 아니 2.5만원에 하는 곳이 줄줄이더라구요. 그래서 가보면 다들 런닝머신타고 근육뿜뿜아저씨들이 웬만한 기구 다 차지하고 있고... 그래서 운동하기 힘듭니다... 꿀꿀 ㅠㅠㅠㅠ

    (DnLPXa)

  • snebwbxksk 2017/10/27 22:19

    옛날이 좋았네요 12년 전에 동네 헬스장 다닌 적 있는데 보디빌더 하시는 사장님 계시고 한체대 다니는 트레이너 오빠 있었는데... 그땐 한달에13만원? 이었나 하고 처음에 이것저것 다 알려주시고 운동하다 물어보면 또 알려주시고 좋았는데. 그때 트레이너 오빠 좋아하는 쌍둥이 언니 두명은 맨널 트레이너분이랑 같이 운동했는데..

    (DnLPXa)

  • 살아남자 2017/10/27 22:33

    전 헬스다니면서 PT강요 딱 초반에 한두번받고는 그담부턴 말도 안걸더라구요.
    슬쩍 와서 정식적으로 PT를 받으셔야 어쩌구 이러면..
    여기 그러면 재활전문트레이너가 있느냐?  척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무릎연골, 양쪽무릎인대,양쪽발목 인대,팔꿈치,손목.. 등등 갖고있는 병명들을 쭈우욱 부르면..(현재 세부적으로 20여군데... 있습니다.) 트레이너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가더라구요. 그렇게 한두명 보내면.. 트레이너들사이에 말걸지말아야할 블랙리스트에 오르는지.. 트레이너들이 저한테 말도 안겁니다.^^ ...
    물론 헬스장의 그런상황을 이해하기때문에 딱히 불만이 있진 않아요.
    그래도 이제까지 다닌 헬스장에선 다들 제 상황 설명하면 다들 알아서 피해주니 편합니다. (이제까지 다닌 헬스장중에서 굳이 이런상황인데도 가능하다고 빠박 우기는 트레이너는 못만났네요 .. 다행히도)

    (DnLPXa)

  • 꼬꼬꼬꼬 2017/10/27 22:35

    영업은 티내지않으면서 해야 영업이라고생각해오
    제가다녔던 헬스장은 엄마랑같이 5년넘게 다녔던곳인데 실장?님이 가끔씩 윗분처럼 피티인듯아닌듯하게 자세도봐주고 어떤부위에 도움되는 운동법 가르쳐주시고 그랬어요. 덕분에 피티는언급조차안하셨는데도 진지하게 고려해볼정도였으니까요, 이런게 진짜 영업이라고생각합니다. 강요는 사실 강매죠ㅋㅋㅋ왠지 피티안하면 운동효과못볼거처럼 뉘앙스가그러니까요.. 그 헬스장좋았는데 이사하는바람에 갈일이없어져 아쉽네요,, 그래도 언제든 돌아가면 회원특징 기억해주시고 친근하게 반겨주실걸알아서 좋아요. 동네에서하는 헬스장은 자고로 그래야하는거같슴다

    (DnLPXa)

  • 昌天列河 2017/10/27 23:01

    운동에 대해 전혀 몰라서, 그냥 걷기 또는 뛰기만 하기만 하는 사람입니다만,  공감이 많이 갑니다.
    헬스장 가게 되면, 사람들? 알아서 운동합니다.
    1:1 코치? 는 월간 20~40만원의 비싼 코스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물어본 적도 없음 )
    현재로 다니고 있는 헬스장 6개월에 12만원입니다.( 운동복+운동화넣어두는사물함 포함해서 18만정도.. )
    전문적인 코칭을 받고 싶은 생각도 없진 않지만,
    가격적인 면 때문에 망설여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냥 두서 없이 써 봤습니다.

    (DnLP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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