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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허니문베이비로 아이가 생겼습니다. 계획치는 않았지만, 기뻤고 행복했습니다.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임신으로 인해 체력적인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임신우울증 비슷한게 찾아왔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고, 유난히 잠투정이 심한 아이였고, 모유수유가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조리원에서부터 아이를 앞에 두고 울고, 우울하고, 산후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치열한 육아에 정신못차리다 큰맘먹고 남편에게 우울증 같은게 왔노라 이야기했습니다.
큰일은 아니였지만 다른 안좋은 일이 터졌던 탓인지 '너까지 그러면 난 어쩌냐' 라는 답이 왔습니다.
마음의 문이 닫혔습니다. 나는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한것같습니다.
아이가 크고 조금은 숨돌릴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친정엄마가 암판정을 받았습니다.
 
18개월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모신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엄마간병을 합니다.
남편은 엄마 항암입원날짜는 항상 기억을 못합니다.
항암입원하는 날임을 알면서 여름휴가라고 시부모님과 계곡에 가자고 합니다. 
어쩌면 그럴수 있냐니 우리 부모님이랑 어디 놀러간적 없잖아 라고 합니다.
 
1년의 투병끝에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남편은 내앞에서 굳이 시부모님과 손주 영상통화를 합니다.
시댁집이 가까워 거의 매주 갑니다. 엄마 아프실때도 그랬고, 돌아가시고 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손주를 제일 사랑했던 외할머니였고, 손주는 그런 외할머니를 제일 사랑했습니다.
 
엄마 떠난지 이제 6개월이 흘렀습니다.
나는 견디다못해 심리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심리상담을 받는다 문자를 했더니 잘했네~ 괜찮은거같아?ㅎ 라고 합니다.
상담을 받아야 할 수준의 우울증이 왔다는 위험신호였음을 아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비용부담에 심리상담은 스스로 그만두었고 호전효과는 없었습니다.
 
 부부관계는 1년전, 엄마 컨디션이 좋아서 나도 기분이 좋고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그때가 마지막 인듯합니다.
남편의 차가운 내 모습이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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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후우울증이 시작점이였고,
체력이 받혀주지못한 육아와, 엄마의 암투병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엄마의 죽음으로 내 정신은 내리막치고 있습니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랄까, 
산후우울증때는 서운했던 것 같고,
암투병때는 화가 났고 아예 그런 여유가 없었고,
죽음 후에는 무기력에 애정 자체가 귀찮고 싫습니다.
   
 남편도 남편 나름 힘든 시간이였겠지요,
 
 
다만,
엄마 떠난지 일년도 안됐는데,
조금만 더 나 그냥 내버려두면 안될까요?
난 지금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고
애정이니 뭐니 생각하기 싫습니다.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혼자있는 시간이 제일 좋습니다. 
 내가 정말로 너무나도 이기적인걸까요?
 쓰다보니 이게 궁금했던것 같네요.  
 
나도 내가 어떻게 살고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글은 삭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 너얼마있니 2017/10/27 01:05

    깨어지지않을 커다란 유리벽 같아요 남편은..
    약먹고 병원가서 위세척 받은 적 있는데...
    그 뒤로 정신이 땡~~ 하면서 깨달아지더라고요
    내가 미쳤다고 저인간 땜에 그지같은 인생을 사냐고
    나를 더 사랑하고 나를 더 아끼고 뭘 바라지 말자 생각했어요
    지금은 듣던지 말던지 제가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아요 알게뭐야 돈 잘 벌어다주면 홀랑 먹고 살아야지 하면서요..
    애 쫌 더 키우고 단절된 경력 뭐라도 연결해보고 돈 벌게 되면
    사네마네 할거없이 제 살길 찾아가야죠 뭐
    힘들어도 그 감정에 휘둘리지마세여
    본인이 더 중요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세요
    부모님도 그걸 더 바라셨을거고여

    (4ubzYA)

  • PainbiRd 2017/10/27 01:42

    우울증은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나 이해가 따르지않으면 참 오래가요.. 그렇게 따라줘도 완치가 되긴할까 싶어요 ㅎㅎ 사실 혼자 병원가셔서 치료를 받으시거나 하는것보다는 같이 가셔서 상담을 하시거나 부부상담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그걸 받아보시는건 어떤가 조언드리고 싶어요. 저는 십대때부터 우울증 거식증 공황장애에 시달렸는데 지금은 원인이 되던 친엄마와 연을 끊었고 남편 ,시댁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에도 휘몰아치는 시기에는 정말 걷잡을 수도 없이 무너지거든요. 천천히 예전보다는 훨씬 삶이 행복하구나 괜찮구나 생각해가는 단계긴하지만 제 담당의도 항상 가족들의 이해와 지지를 말씀하셔요. 제가 보기에는 남편분이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셔서 그러시는 걸로 보여요. 적어도 제 친엄마가 한 것처럼 니가 뭔데 유세냐 라던지 욕설을 퍼붓거나 하지는 않으시니까요. 괜찮니 ㅎ 하셨던것도 그저 가벼운 우울감 정도로밖에 이해했기때문에 나온 반응인것 같기도하고요. 정말 아무 관심없거나 안중에도 없으면 차가워진 아내의 반응이 힘들다던지, 그런 의사도 내비치지않으실것 같아요. 그냥 관심끊으면 끝이니까요 화를 내거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다면 태도가 달라지실거라고 생각하고 또 바랍니다. 그리고 부인되시는 분도, 사실 그 무기력함이 이해되지않는 건 아니에요. 이해시키기도 싫고 서운함만 쌓이고 나혼자 침전하고 고립된 것 같고 내버려뒀으면 싶고. 근데 그게 다 병의 증상이거든요. 내가 안되겠다 싶어서 혼자 병원도 가보시고 치료도 받아보셨잖아요? 마음깊은 곳에서는 낫고싶고 이 고통속에서 벗어나고싶고. 그런 맘이 분명 있으셨잖아요. 그러니까 도움을 다시한번 청해보세요. 가족이잖아요 내 아이의 아빠기도하고 부인되시는 분이 선택한 반려잖아요. 손을 다시 한번 내밀어 정확하게 도움을 청해보시는게 어떨까 말씀드려봅니다.

    (4ubzYA)

  • 남의집비글 2017/10/27 01:46

    어머니는 세상이 두쪽나도 내편이 되어주는...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집이죠...
    많이 힘드시겠어요.
    남편은 덩치만 큰 아들이라더니...
    작성자 분 마음을 너무 헤아려 주지 못해
    글을 읽는 저도 섭섭해 지네요.
    쓴님 마음 이해해요.
    어머니 가시는 길 많이 걱정하셨을 거에요
    지금도 나비가 되어 꽃이 되어 바람이나 햇살이 되어
    내 딸이 행복하길 바라며 쓴님 곁을 지켜주고 계실겁니다.
    남의 편이 섭섭하게 굴면 여기다 하소연도 하시구
    안되면 다 떨치고 홀로 여행이라도 다녀 오세요
    결혼이라는거 안한 저는 경험이 부족해
    딱히 드릴 위로의 말이 떠오르질 않으니
    대신 쓴님 마음이 평화로워 지길 기도할께요
    그리고 어머님이 걱정 안하셔도 되게
    씩씩하게 이겨내시고, 예쁜 아가랑 행복한 시간을 쌓아 가시길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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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3냥6거북1 2017/10/27 01:48

    이기적인 거 아니고 이상한 것도 아니에요
    사람마다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이 다르니까요
    글쓴님은 무엇보다도 지금의 이 감정을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근데 남편분이 그렇질 못하니 더 힘드신 것 같고...ㅠㅠ
    제 친구라서 바로 앞에 있었다면 한 번 꼬옥 안고 토닥토닥 했줬을텐데 그럴 순 없으니 댓글로라도 꼬옥 안고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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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불속뚱알 2017/10/27 01:52

    산후우울증이라는게 정말 심각한거더라구요..
    친지 중 이 문제로 집이 풍비박산 난 경우도 있고... 글쓴님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우시더라도 꼭 치료 받으시길 바랍니다. 생명과 연계된 질병이니까요..
    힘내세요.

    (4ubzYA)

  • 호두까기 2017/10/27 02:03

    글은 덤덤히 쓰셨는데
    얼마나 힘든지 글에 다 묻어나서
    맘이아프네요..
    남편분이 공감능력이 정말 많이 부족한거같고
    에휴 그냥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해줬으면
    위로해주고 공감해줬다면
    아내분이 이렇게까지 힘들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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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말아이솔 2017/10/27 03:05

    지금 정말 심각하신 상황인것같아 심장이 덜컥 하네요 ㅜㅜ
    걱정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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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탐정코난 2017/10/27 07:45

    글쓴님 옆에 계시면 그냥 어떤말도 필요없이 안아드리고 싶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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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ueisha 2017/10/27 07:55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본인 마음이 가는대로 하시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오랜시간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서 저 담담한 글을 보니 그저 한마디라도 해드리고 싶었어요. 어머님도 투병하시면서 고통스러우셨을텐데 그걸 지켜보다 보내드린 그 마음이 어떠실지 , 내가 힘든걸 알아주지도 못하는 남은 가족들도... 그저  힘든거 참지 마시고 표현하세요. 글쓴님 옆에 좋은 친구분이 계시다면 그냥 꺼내놓고 얘기 꺼내셔도 많이 도움되구요.
    지금은 살아서 숨쉬는게 귀찮고 무의미하지만 확실한 건 시간 지나면 나아져요. 대신에 글쓴님이 자신을 놓아버리시면 절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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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거오빠 2017/10/27 07:55

    무슨 말을 해줘야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겟다는 말밖에 떠오르지않네요.
    아프지마시고 힘내세요

    (4ubzYA)

  • 대갈깡패 2017/10/27 08:04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어요
    거기다가 경제적인면까지
    치유되기까지 한참 걸린거 같아요
    아이가 더크고 내몸이 편해지고
    주위 나들이도하고 수다도 떨고
    운동하고 나자신을 더욱 아끼니
    많이 좋아진거같아요
    돈이라도 지금은 잘벌어오니 다행이다
    싶은데 사람은 돈이 전부가 아닌데
    나도 사랑하고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사람하고 사는건데 왜 이럴까
    싶은 나날들도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은것만 찾아
    그안에서 행복과 기쁨을 찾아요
    그리고 위안삼고 사는거죠
    너무 굴파고 들어가지마시고
    사람들과 이야기도하고
    나가서 차도 마시고
    다른세계가 있고 여러인생도 있다는걸
    알아나가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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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겁한삽살개 2017/10/27 08:16

    병원에 가셔서 상담 받고 약을 드셔보시면 어떨까요. 스스로 우울증이라고 생각하고, 상담치료 받았는데 비용 때문에 효과를 못 보셨으니까요. 수유하실 때도지나셨고, 약물치료는 가격이 저렴하고 효과가 좋은편입니다. 그리고...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뿐만 아니라 비관적인 사고도 증상 중 하나에요. 지금 비관적이고 우울한 생각(어차피 안 낫겠지, 이대로 쭉 비참하겠지, 내 인생은 실패지) 역시 팩트라기보다는 내 증상 중 하나입니다. 치료받으면 나아져요. 저도 엄마 잃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남 일 같지 않아 댓글 답니다. 글쓴님이 다 극복하고 잘 살아주는 게 엄마와 글쓴님 자기 자신, 그리고 아이(아이에게는 또 엄마시니까요) 모두를 사랑하는 길이에요. 힘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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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고맙사랑 2017/10/27 08:24

    저도 아버지 사고사로 돌아가신지 한달되어갑니다.
    얼마나 가슴 아프실지 짐작이 됩니다.. 돌보아야할 아이까지 있으셔서 체력적으로도 더 힘드실거같아요.
    옆에서 남편이 작성자님의 슬픔에 깊이 공감못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일이죠.  장모님은 냉정하게 말하면 '남'이니까요. (저도 8년전에 남편 형이 병으로 사망하셨을때 별로 슬프지않았듯이요..)
    일단 슬픈 생각에 너무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셔야해요.  그 감정이 나자신을 집어 삼키지않도록요.
    결국 작성자님은 한아이의 엄마이고 한남자의 아내인 오늘의 현실을 살아야만 하잖아요.
    글도 좋고 그림도 좋으니 감정을 해소할 취미를 찾으시거나 뭐라도 좋으니 운동을 무조건 해보세요.
    몸이 체력적으로 쳐지면 더 우울감이 커지더라구요.
    남편분과는 정서적 교감이 잘 안된다고 그냥 인정해버리시고 현실적인 문제만 (걍 돈 잘벌어오고 집안일이나 잘 분담해서 하자고 하세요)집중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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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키우는비글 2017/10/27 08:28

    누구 때문에 힘든 일 원망하고 힘들어 마시고 나를 위해 행복한 순간 순간들을 엮기. 바랍니다. 이기적인 사람과의 동행이 너무 버거울거 같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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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머니 2017/10/27 08:41

    사고 회로가 완전히 우울증에 익숙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하셔야해요. 저는 둘째 가지고부터 우울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동시에 겪으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맨날 무기력하고 죽고싶고 그랬는데요. 아... 이게 진짜. 뇌 관련 질환이다 생각하려고 해도 몸이 호르몬에 미쳐서 제대로 생각도 안되고 맨날 울기만 했어요.
    지금이야 그 시기를 조금 지났기 때문에 괜찮아졌지만, 칼을 보면 긋고 싶고 창문을 보면 뛰어내리고 싶고 만사가 다 그렇더라구요. ... 사고 회로가 우울증에 잠식되어 더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 어서... 약이라도 꼭 쓰셨으면 좋겠어요. 치료나 호전이 가능한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 운동이든 명상이든 하면서 더 관리가 되는 거 같아요.
    정말 힘듭니다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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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살림꾼 2017/10/27 08:42

    스스로 행복해져야 해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행복해지면, 주변 관계도 다 좋아질 거에요. 불행한 면을 보지말고 행복한 것을 찾아보세요. 분명히 행복해지실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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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라이 2017/10/27 08:50

    힘드셔도 됩니다. 맘껏 힘드세요. 남편걱정은 지금 할 때가 아닙니다. 본인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대로 맘껏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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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나무 2017/10/27 08:57

    마음이 아프네요 같이 울어주고싶고 안아주고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지금의 심경이 어떠신지 알것같아요 힘든 이 시기 잘 이겨내시길 바라고 남편에게는 서운한점 힘든점 있는 그대로 털어놓으세요 남편분께서 알아줄까 걱정되지만 대나무숲이라도 내질러야 편해지는게 사람 마음이기에... 글 제목대로 시간이 많이 필요하신것같습니다 힘내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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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긱인더핑크 2017/10/27 09:11

    토닥토닥....얼마나 힘드실지 그리고 아프실지 그저 짐작만 됩니다. 짐작만 될 뿐인데 눈물이나요. 작성자님 말씀대로 정말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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