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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나 나올법한 짓을 진짜로 한 일본 해군 수상기 모함.


  들어가기 전에.

  고양이는 좋습니다.

  매일 아침 알람이 울리기 전에 밥 내놓으라고 제 귓싸대기를 후리기 때문에 늦잠이라는게 없어졌습니다.

  휴일, 공휴일 그딴거 모릅니다.

  그냥 아침마다 제 귓싸대기를 후려갈깁니다.

  고양이를 키움으로서 저는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날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고양이 키우세요 고양이.

  ...잠 좀 푹 잤으면...(...)

  하여간...

  

  까모

  일본 해군의 아키츠시마급 수상기모함 아키츠시마 입니다.

  이름의 의미는 가을 나룻터 정도?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한자로는 秋津洲라고 쓰는데...번역기를 돌려봐도 아키츠시마라고 독음만 나오고.

  왠지 일본 육군이 건조한 양륙함(...) 아키츠마루랑 이름이 비슷합니다만 전혀 상관 없는 사이이니 무시합시다.(...)

  이 아키츠시마는 아키츠시마급 수상기모함으로 계획된 세척 중 유일하게 건조된 배로서, 2식대정이라 불리는 H8K 대형 비행정을 운용하기 위한 모함으로서 건조되었습니다.

  2식대정에 대한 관리와 보급이 아키츠시마의 주 목적으로서 가솔린 689톤, 91식 어뢰 36발, 800kg 폭탄 30발, 500kg 폭탄 15발, 250kg 폭탄 100발, 60kg 폭탄 100발을 싣고 2식대정의 지원에 종사했습니다.

  정작 배 위에 탑재 가능한 2식대정은 1기 뿐이라 한대에 보급하기 위한 물자 치고는 지나치게 많지 않은가...라고 생각 하실수도 있는데 다수의 2식대정이 비행하면서 1기씩 내려와서 보급받는 식으로 운용 되었기에 저정도 양을 적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그냥 배를 많이 만드는게 낫지 않나 싶겠지만(...) 뭐 이친구들이 언제는 상식이 통했다고...돈도 없고...(...)

  무장은 94식, 95식 폭뢰와 96식 25mm 고각기총, 89식 127mm 대공포로 모두 대공, 대잠용 무기이며 2식대정을 착함 시키기 위한 크레인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뭐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영화 배틀쉽을 보면 후반부에 전함 USS 미주리가 닻을 내리고 끌리는 힘을 이용해 드리프트를 하면서(...) 외계인 함대의 공격을 피하며 주포를 쏴서 외계인 함대의 강냉이를 털어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굉장히 박력있는 장면이지만 "에잌ㅋㅋㅋㅋㅋ저런게 어디있엌ㅋㅋㅋㅋㅋ." 할만한 장면이지요.

  그런데...있습니다.(...)

  실제로 공격까지 이어진것은 아닙니다만 이 아키츠시마가 똑같은 기동을 통해 미군의 폭격을 피한 전적이 있습니다.

  당시 아키츠시마가 정박해 있던 쇼틀랜드 정박지는 유난히 미군의 폭격이 잦은 지역이었는데, 이 폭격을 피하는데 이골이 난 아키츠시마의 항해사가 닻을 내려 배를 고정하고는 그걸 축으로 드리프트를 돌면서 미군의 폭격을 모조리 피해 내 버린 겁니다.

  이 (좋은 의미로) 기가 막힌 기동을 본 아키츠시마의 당시 함장 마즈유미 하루오가 이 기동에 이름을 붙여주길, 이름하야 아키츠시마류 전투항해술 되시겠습니다.

  뭔가 나루토같은데 나올거 같은 기술명이지만 그러려니 합시다.(...)

  하여간 이때 폭격을 피한 뒤 터진 폭탄에 죽은 물고기들이 잔뜩 떠올랐는데 아키츠시마의 승조원들이 이 물고기들을 싹싹 긁어 가서는 절반을 함내 신사에 봉납 하고 나머지 절반으로 실컷 포식을 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아키츠시마류 전투항해술이라는 이름을 생각해 낸 마즈유미 함장은 훗날 토네급 중순양함 토네의 함장으로(이것도 참 답 없는 물건입니다.-ㅅ-;;; 어떤 의미로는 조선 해방함.;;;) 영국 민간 상선을 국적 마크를 숨기고 공격해 민간인을 학살한 베허호 사건을 일으켜 전후에 전범으로 기소 되었습니다.

  결국 금고 7년형을 언도 받았는데, 민간인 학살이라는 심각한 전범행위를 저지르고 겨우 금고 7년이 떨어진 이유는 마즈유미 함장이 베허호를 공격하라는 상부의 명령에 '저 배는 비무장 민간 상선이다. 다시한번 재고해 달라.'고 상부에 상신했지만 상부가 이를 묵살하며 공격을 강요한점이 감안되어서라고 합니다.

  (나치 독일 크릭스마리네 사령관이자 히틀러의 뒤를 이은 독일 국가 수반이었던 칼 되니츠 제독은 두가지 혐의가 인정되어 10년을 먹었는데 하나가 침략전쟁에 적극 가담한 죄, 다른 하나가 전쟁법 위반이었습니다.

  이때 추축국도 아니고 연합군 해군 장교들이 벌때같이 들고 일어나서 판결이 부당하다고 항의 했는데 어떤 영국 장교는 "되니츠가 10년이면 해리스는 종신형이다!" 라고 어마어마한 발언을 쏘아 붙이기도 했다고...(여기서 해리스는 그 유명한 영국 왕립공군 원수 아서 해리스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양반은 드레스덴 폭격처럼 무자비하게 폭격을 갈겨대긴 했어도 작정하고 민간인을 학살하거나 한 전적은 없어서 좀 억울할지도요...)

  하여간 이때 되니츠 제독에게 걸린 전쟁법 위반이 중립국 함선 공격과 무제한 잠수함 작전인데 문제는 이 중립국 함선이라는게 2차대전 참전 이전의 미국 상선이 거의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건 히틀러도 '미국 배는 좀...'하면서 억제하고 있던 거였는데 그걸 쏴 재껴 버린거.(...)

  무제한 잠수함 작전은 그 자체로 전쟁법 위반인데 되니츠 제독은 처음부터 무제한 잠수함 작전으로 적의 해상을 봉쇄할것을 주장하며 U보트 300척을 뽑아 달라고 했던 양반이기도 했고...그런데 재미있는건 미 해군의 제독 이자 잠수함 덕후 체스터 니미츠 제독이 되니츠 제독을 전격적으로 지지하며 선처를 바라는 서신을 보냈다고 합니다. 뭐 근데 솔직히 병원선을 공격하거나 위장 병원선을 병력 수송선으로 쓰는 등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게 워낙 많아서 결국 10년 먹고 들어갔다 나왔다고...-ㅅ-;;;)

  덤1.


  H8K 2식 대형 비행정.


  아키츠시마에서 크레인으로 운반중인 2식대정.

  아키츠시마의 함재기로 운용된 H8K 2식대정은 일본제 답지않게(...) 매우 우수한 폭격기였습니다.

  "일본은 전쟁에서는 졌지만,비행정으로는 세계를 이겼다." 라는 평가를 미군에서 받을 정도로 우수한 항공기 였는데...

  기존의 일본군 정규 폭격기는 빈약한 소구경 대공화기에 어떻게든 한방만 쳐버리면 바로 불이 붙는다는 의미로 원 샷 라이터(...)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신나게 털려나가고 있었습니다만...

  이 기체는 일본기답지 않게 견고한 골격에 대구경 대공화기를 갖추고 있었고, 수상기모함에서의 운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덕에 매우 견고한 골조를 가지고 있어 여타 일본제 비행기에 비해 단단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엔진등의 중요구획을 피탄 당하지 않는 다음에야 구멍 몇개 뚫린다고 불타오르는 일이 없어서(...) 어느정도 손상을 입고도 살아 돌아오는 기체가 꽤 많았습니다.

  물론 방탄판 따위 엿바꿔 먹은 일본군 답게 중요구획에 방탄판이 없어 거길 맞으면 속절없이 원 샷 라이터 신세였지만.(...)

  단독 운용되는 사례가 많아 적 전투기와 만나면 생존을 담보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원판이 워낙 단단한 기체라 동체가 걸래가 된 상황에서도 살아돌아오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전황이 악화되는 대전 후반에는 이륙도 못해보고 지상에서 격파 당하는 경우도 꽤나 많았다고...

  이 기체가 친 대형사고로 유명한 사건이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 전사 후 연합함대의 사령관이 된 코가 미네이치가 이 기체를 타고 이동 중 필리핀에서 기상 악화로 인해 추락하여 사망하고, 참모장 후쿠도메 시게루 중장이 현지의 필리핀 게릴라에게 생포당해 Z작전(마리아나, 팔라우, 뉴기니 방면에 관한 방어작전 입니다.) 관련 기밀문서를 통채로 미군에게 조공한 사건이 있습니다.(...)

  전후에는 단 세대만이 남았고(실제 생산량은 200대가 넘었습니다.) 기체를 가져가 조사한 미군이 왠일로 일본에게 도로 가져갈거냐고 물어 본 결과 일본이 반환 받기를 원해 현재는 ja위대 박물관에 전시 중입니다.(위의 첫번째 컬러사진.)

  사실 반환이 된 1978년 시점에서 저런 대형 비행정을 운용할 이유도 없고, 미국은 날려보고, 뜯어보고, 재조립도 해 보고 오만 실험 다 해본 뒤라 가지고 있어봤자 의미도 없고, 일본과도 우호적으로 관계 개선이 이루어 졌으니 반환이 이루어져도 이상할건 없었던 상황이긴 했습니다.

  미군 측에서 2식대정을 가져다가 테스트 해 본 결과 영국, 미국의 비행정보다 고속인데다 항행거리도 길었던 2식대정의 설계에 꽤나 감탄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96육공: 왜 나한테는 이랬어요?

  일본측에서는 이 기체가 미군에게 있어서 오파츠급 오버 테크놀로지였다고 주장하는 자뻑성 주장도 종종 보이는데, 그딴거 없고 미군은 이런 대형 비행정은 카탈루냐 정도만 양산해서 쓰면 땡이었던데다 비행정 없이도 그냥 항공전력이 X나 세서(...) 의미 없었던것 뿐입니다.

  뭐 하여간 세이란과 함께 상당히 빼어난 일본제 항공기인건 사실입니다.

  세이란 수상기에 대해서는 이후 정신나간 일본제 잠수함 소개할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덤2. 어제 히요, 준요에 대해 소개 하면서 적으려다 깜빡 잊고 그냥 글을 올렸는데...

  히요의 마지막 함장인 요코이 도시유키 함장(일본 항공모함 함장 중에는 유일하게 파일럿 출신 함장이었습니다.)은 히요 최후의 순간에 배와 함께 죽기위해 승조원들에게 퇴함 명령을 내린 뒤 히요에 남았습니다.

  허나 히요가 폭발하는 충격에 실신해 버렸고 그가 있던곳이 붕괴하며 물이 들어오자 그가 깔고 앉아 있던 나무상자가 물에 동동 뜨면서 같이 떠올라서 살아 남았다고 합니다. 참 운도 억세게 좋습니다.

  그런데 일설에는 히요와 같이 죽으려고 남았다가 순간 뽕기운이 빠졌는지(...) '잠깐만 있어봐...ㅅㅂ 내가 지금 뭘하고 자빠진거지!?' 라고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근처에 있던 나무상자를 들고 전속력으로 달려서는 냅다 바다에 뛰어내려 살아 남았다는 뭔가 굉장히 현실감 있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뭐가 진짜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 유즈드 2017/10/25 23:23

    매번 진짜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언제나 봐도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삽질기행 보는건 질리지가 않네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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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두기 2017/10/25 23:30

    매번 잘 읽고있습니다
    秋津洲(あきつしま)는 검색해보니
    1. 혼슈本州의 옛 이름
    2. 일본의 옛 이름중 하나
    이라고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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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ldGuTo 2017/10/25 23:50

    덤이 상당히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워있는데 나무판자랑 떠오른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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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한국사 2017/10/26 00: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꿀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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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eStyleBoy 2017/10/26 01:34

    항상 잘 보고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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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그람이 2017/10/26 07:33

    재미있어요!!
    "잠깐 내가 새벽 한시에 뭐하는 짓이지?" 하며 이불을 들고 침대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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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소콘 2017/10/26 07:34

    배틀쉽이 영화로서는 꽝이라 욕도 많이 먹었지만
    중간의 할배 대사 ‘전함은 이정도로 쓰러지지 않아’ 이건 뭔가 뭉클한? 명대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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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모작 2017/10/26 07:42

    ㅋㅋㅋㅋㅋ 마지막에서 빵터지고 갑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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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모님구인중 2017/10/26 10:42

    정성글엔 추천!! 잘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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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마스터 2017/10/26 11:15

    미야자키 하야호의 만화에 나올법한 재미있게(?) 아름다운 기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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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칠마왕 2017/10/26 11:53

    2차대전 당시 일본군 보면..진짜로 무슨생각으로 미국한테 선빵날린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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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uple 2017/10/26 12:48

    艦名は明治期の防護巡洋艦秋津洲に続き2代目。秋津洲とは、日本の別称。
    일문 위키에 따르면 1대 아키츠시마는 메이지 시절 방호순양함이었고 이 녀석은 2대 아키츠시마라고 합니다. 아키츠시마는 일본의 별칭이고요. 우리로 치자면 '청구' 같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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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비럴시비월 2017/10/27 00:46

    zz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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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ga 2017/10/27 00:50

    남자라면 도리프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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