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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들에 대한 재미로 보는 썰 ㄷ ㄷ

모 시장을 선도중인 기업의 외국 지사에 근무중인 지인이 있는데, 이 친구가 제법 재미있는 썰을 풀어서 포럼분들도 재미로 보시라고 공유합니다.
- DSLR의 수장인 모 회사(이하 ‘ㄱ사’로 표기)는 2012-2013년에 큰 판단 미스를 했다.
- 미러리스 시장을 선도해가는 모 회사(이하 ‘ㄴ사’로 표기)가 기념할만한 풀프레임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때, ㄱ사는 심각한 내부 회의를 거쳤지만, ㄴ사의 역사적 사례(?)로 볼때 5년 안에 시장성을 잃고 철수할 것으로 판단했다.
-주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ㄴ사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공격적인 스펙과 가격정책으로 패권자에게 도전하며, 빠르게 발전하할 것이다.
2. 그런데 카메라 시장은 전자제품 시장과 달라서, 고객들은 보수적이며, 제품의 교체시기는 평균 4-5년으로 ㄴ사의 빠른 제품 출시 시기는 오히려 독이 되어 투자금 대비 이익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3. 또한 신기술 개발비용의 회수 문제로 인해, 1-2년마다 신기술,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ㄴ사의 제품은 매번 출시가가 높아지는 전형적인 럭셔리 모델 위주의 판매전략을 취하게 될 텐데, 이는 보급기에서 큰 마진을 남기는 카메라 시장의 판매형태와는 정 반대로, 결과적으로 이득을 볼 수 없는 구조다.
- 그런데 2012년 이후 스마트폰이 발전하고 ‘큰 마진을 남기던’ 컴팩트 카메라 및 보급기 시장이 말라 죽어버리면서 + 카메라가 매니아 위주의 하이엔드 시장으로 변해가면서 ㄱ사의 예상과 달리 ㄴ사가 순조롭게 판매를 이어가는 중이다.
- ㄱ사는 그룹의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해 변화를 거부하며 과거의 유물(이 친구의 표현이고 제 표현은 아닙니다만.. 어울린다는 느낌은 확실히..-_-;;)이 카메라의 이상형이라고 믿는 늙은이들이 회사의 톱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러리스를 한때의 유행 정도로 취급해 왔다.
- ㄱ사는 소위 위상차 센서를 채용한 라이브뷰 기술 개발을 보고받은 뒤, 이제 우리 DSLR은 미러리스의 장점이라던 빠른 라이브뷰도 갖추고 있으니, 미러리스를 쓸 이유가 없다며 떠들고 다녔지만, 멍청하게도 미러리스의 장점이 그것뿐만은 아니라는 점은 망각했다.
- ㄱ사는 2014-2015시장을 분석하고는, 보급기와 컴팩트 시장은 죽었지만 중급기 이상 판매량을 늘었으므로 카메라 시장은 죽어가는 시장이라 볼 수 없다고 ja위했다.
- ㄱ사가 소속된 그룹은 솔직히 말해 컨슈머 카메라보다 영상용 카메라나 산업용, 사무기기 시장에 훨씬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컨슈머 시장의 고객들을 굉장히 안이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자면, 현재 미러리스로 넘어가 있는 과거의 ㄱ사 고객은 언제가 됐든 우리 회사에서 괜찮은 제품 하나 내 주면 다시 돌아올 ‘예정’(역자 왈 : 누구 맘대로?? -_-;;) 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이 약간 낮아지는 정도로는 크게 신경쓸 필요 없다고 여긴다.
- ㄱ사는 마케팅 회사로 시작한 전력 때문에 모든걸 마케팅 관점에서 보는 카메라 회사로서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기가 막힌 급나누기와 딸리는 스펙이 비해서 잘 유지중인 점유율은 그 덕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당연하게도 부작용도 있다. 예를 들자면, ㄱ사는 한번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나면, ‘애프터 케어’거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같은 제품에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혜택의 이벤트를 시행하는 경우, 먼저 시행한 이벤트에 참여했던 고객이 항의하면 ㄱ사 내부에서는 ‘어찌됐던 혜택을 받고 구매한 사람이 왜 항의를 하는가?’ 라는 의문을 제시하고는 한다.
- ㄱ사에서 시장을 선도할만한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안 쓰고 있다는 소문의 진위는 불확실하지만, 이렇게 얘기해보고자 한다. 지난 몇년간 발매한 제품의 프로토타입 중에는 ㄴ사의 최근 발매한 플래그십 제품을 스펙으로 이길만한 제품도 있었다. 취소된 이유는, 글쎄,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 였을거다. 물론 이건 타사에서도 비슷하게 이루어지는 일이므로, 꼭 ㄱ사가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 ㄱ사와 ㄴ사의 라이벌은 ㄷ사는 상황이 나쁘다. 다시 말하지만, 좋지 않다 가 아니라 나쁘다. 라이벌에 비해 좋은 제품을 내놓고도 판매량에서 밀리는 중이다.
대강 이런 내용들인데, ㄱ사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더군요.
근데 이친구 ㄱ사 제품 씁니다. -_-;;;
댓글
  • 아톰주먹날라간다 2017/10/26 10:10

    요즘은 낼 수 있으면 빨리 내놔야 하는게 추세인것 같아요
    850 나오니깐 기다렸다는 듯이 r3 나오는것 처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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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9]MartinU 2017/10/26 10:15

    ㄱㅋ
    ㄴㅅ
    ㄷㄴ
    일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ㄷㄷ
    저도 A9만 안만져봤으면 대충 만족하고 살았을건데 체험회를 내가 왜 가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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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muban 2017/10/26 10:17

    ㄱ ㅡ 캐논 ㄴ ㅡ 소니 ㄷ 니콘?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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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주민감사패 2017/10/26 10:20

    니콘은 딱 한줄 나오네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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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sie. 2017/10/26 10:24

    재밌는 썰이네요.
    문제는 컨슈머 카메라 자체가 다 같이 말라죽어서 미칠 지경이라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만
    요즘 소니의 약진이 흥미롭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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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제2 2017/10/26 10:27

    “근데 이 친구가 ㄱ 사 제품을 씁니다”
    더이상은 의미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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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단결 2017/10/26 10:29

    잘 읽었습니다. 아직까지 루머에만 있는 ㄱ사나 ㄷ사 FF 미러리스가 나오면 시장상황이 더욱 재밌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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