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18년 만에 신작을 공개해서 팬덤에게 극강의 존버 성공을 안겨준 게임 수도고 배틀 시리즈
안 그래도 회사가 영 소식이 없어서 나이 먹은 레이싱 게임 팬들마저 다들 죽었다고 판단한 지 오래였던지라 갑자기 신작을 공개해서 경악한 팬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낚시용 아니냐는 의심과는 다르게 의외로 꽤 오래 전 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중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워낙 신작이 가뭄인 레이싱 게임 팬들의 기대작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스팀 상점 페이지에 처음 올라왔을 당시에 설명을 보고 의아함을 품은 팬들도 있었는데
바로 저 '차단된 미래의 도쿄'라는 부분. 원문이 Block-off라는 걸 보면 '봉쇄'라는 의미도 된다.
레이싱 게임, 특히 공도 레이싱 장르에서는 영 보기 힘든 흉흉한 표현인지라 해외에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냐?' 라는 반응도 몇몇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아니고
사실 저건 일종의 책임 회피용 꼼수에 가까운 설정이다. 의외로 꽤 오래 전 부터 일본산 레이싱 게임들이 써먹은 방법으로 유명함
아니 뭔 레이싱 게임에 책임 회피에요?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이니셜D의 고향인 일본이라 해도 공도 레이싱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절대로 좋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그 만화들의 배경이 된 당시에 현실에서 자기들 차를 타고 날뛰던 폭주족들 때문에 이리저리 안 좋은 시선이나 사회적 지탄도 꽤 받았던지라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었는데
2000년대 PS2 시절에 들어서 이니셜D의 히트에 힘입어 공도 레이싱 게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실제 차량을 등장시켜 차덕들을 끌어모으려 한 게임 제작사들은 당연히 현실의 자동차 회사들에게 브랜드 사용권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안 그래도 현실의 폭주족들에게 제대로 데였던 자동차 회사들은 게임사들의 이러한 요청을 그닥 쉽사리 받아들여주진 않았다
물론 회사별로 분위기는 달라서 미쓰비시나 마쯔다처럼 잘 내주는 회사도 있었던 반면에
토요타나 닛산 처럼 등장은 시켜주는 대신 표현에 제한을 거는 회사들도 있었고 (외장튜닝 금지라던가)
혼다는 고속도로 배경이면 아예 절대로 안 내주는 걸로 유명했다 (최근엔 내주긴 함)
하지만 그래도 현실의 유명한 차들은 넣고 싶었던 제작사들은 일종의 꼼수를 찾아냈는데
바로 배경 자체는 현실의 공공도로를 그대로 옮겨오되 대충 서킷처럼 장식물들을 추가한 다음에 '아 이건 공공도로가 아니라 시가지 서킷이라니깐요?' 라고 변명하기 시작한 것(...)
어떤 멍청한 자동차 회사가 저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속임수에 넘어가겠냐 싶겠지만 놀랍게도 이게 먹혔다(...)
위의 예시인 이니셜D가 대표적인데, 찐 공도를 배경으로 했던 만화판과 다르게 게임판은 저렇게 골 포인트나 광고판 같이 서킷 처럼 보이게 만드는 오브젝트를 넣고 서킷이라 주장해서 위에 언급된 모든 회사들의 브랜드 사용권을 따내는 데 성공한 케이스
사실 이 회사의 전작인 카이도 배틀 시리즈 부터가 현실의 고갯길 도로들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설정상으로는 '우회도로 건설로 폐쇄된 고갯길을 안전장치를 설치해서 서킷으로 개장했다' 라는 면피용 설정을 넣어서 온갖 차량들을 가져오는 데 성공한 걸 보면 아예 전적이 없진 않은 셈
저러면 몰입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겠지만 말 그대로 면피용 설정이라 게임 내에서 저 부분이 크게 반영될 일은 없을 가능성이 크고
무엇보다 그 몰입감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빠꾸 먹여서 자기가 좋아하는 차가 안 나오는 것 보단 백배천배 낫다는 점 때문에 게이머들도 넘어가주고 있으니 윈윈이 아닐까
설정상 우회로 건설로 폐쇄 된 고갯길을 서킷화 이건 실제사례가 일본에도 많기 때문에
갖다 붙이는건 현실적으로 이질감도 없긴함 ㄹㅇㅋㅋ
사실 요새도 꽤 많이 써먹는 수법임
포르자 호라이즌이 누가 봐도 공도 레이싱이지만 자동차 페스티벌이라는 설정 계속 밀어붙이는 이유도, 화폐 단위가 달러가 아니라 크레딧이라는 가상의 단위인 것도 이래야 라이센스 받기가 쉬워짐
물론 니드포스피드 처럼 그런 거 생까도 잘만 받아오는 게임도 있긴 한데 그건 걔네들이 특이한 거고....
코코아맛초코우유
2024/10/19 21:21
사실 요새도 꽤 많이 써먹는 수법임
포르자 호라이즌이 누가 봐도 공도 레이싱이지만 자동차 페스티벌이라는 설정 계속 밀어붙이는 이유도, 화폐 단위가 달러가 아니라 크레딧이라는 가상의 단위인 것도 이래야 라이센스 받기가 쉬워짐
물론 니드포스피드 처럼 그런 거 생까도 잘만 받아오는 게임도 있긴 한데 그건 걔네들이 특이한 거고....
Kasumigaoka_Utaha
2024/10/19 21:25
설정상 우회로 건설로 폐쇄 된 고갯길을 서킷화 이건 실제사례가 일본에도 많기 때문에
갖다 붙이는건 현실적으로 이질감도 없긴함 ㄹㅇ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