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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에서 중견으로 이직을 취소했습니다.

일단 저는 40대 초반으로 중소라고 하긴 뭐하지만 한 300명 되는 공장의 공장장입니다.

나이에 비해 직급이 높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실력보다는 사람을 좀 남들보다 

잘 컨트롤 한게 컸던거 같습니다. 자랑은 그만하고 그냥저냥 일하고 있는데 고객사(대기업) 형님이 

XX회사 공장장급 자리 있다고 추천해줬다고 연락해보라고 하더군요. 딱히 이직할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회사보다 훨씬 큰 중견기업이고 당연히 연봉도 오를것이기에 임원 될 가능성이 없는 저에겐 어찌보면 

마지막 기회일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연락하고 면접을 봤습니다..(이력서에 희망연봉도 쎄게 불렀음)

일단 중견급 면접은 처음이라 몰랐는데

무슨 5명 정도가 있더군요 반원형 테이블에 저를 센터로 앉아있더군요. 이게 압박면접인가? 싶었습니다.

이력서를 보더니 "나이가 젊으시네요? 경험이 공장장 할 정도는 안될거같은데 노력을 많이 하셨나봐요?"

"아 네. 제 노력보다는 제 밑에 있는 직원들이 잘들 해줘서 어쩌다보니 좀 빨리 올라간거 같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쎄한걸 느꼈습니다. 그뒤엔 일반적인 스킬이나 운영방식등 전반적인걸 물어봤고 저도 무난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에 도저히 못참고 질러버렸습니다. 

"보니까 회사를 많이 옮기셨네요. 지금 계신 회사도 나쁘진 않은데 이직하실려고 하시고.. 우리회사 오시면 이러시면 안되는데.." 

"뭔가 오해가 있으신거 같은데 전 이직할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애초에 XX에 계신 OO이사님 요청건이 없었으면 지원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제가 알기론 귀사가 먼저 구인 요청을 하셨고 그게 제게 닿은거 같은데 이런 면접은 좀 아닌거 같습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더군요... ㅋㅋ 기왕 지른거 "그럼 죄송하지만 가보겠습니다. 면접 보면서 커피한잔 안주는데는 처음이네요"

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어차피 이직할 생각도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 전 걍 중소체질인가봅니다.

웃긴건 다음날 연락와서 지금회사 퇴직하시고 오실려면 얼마쯤 기다리면 되냐고 연락오네요. 미친.. 후달리는건 지들이면서 

뭔 부심으로 그딴 압박면접을 한거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좀 더 생각해볼걸 했지만 그땐 크게 질러버렸습니다..

"20년 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 어찌보면 통쾌했지만 연봉을 쎄게 불렀는데 ok 했는데 차버린건 좀 후회가 되긴 하네요..

뭐 고민거리라고 하기도 뭐하고 어떤 조언을 듣고자 한 글은 아니지만 마지막 승진 기회를 너무 쿨하게 버린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어디 글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끝으로 주제에 안맞는 글 올려 죄송합니다.. 



댓글
  • bethel212 2024/10/04 02:46

    멋졍~!(▰˘◡˘▰)

  • 새루리당총수 2024/10/04 02:56

    키야.. 남자답다..ㅎ

  • dormil 2024/10/04 07:01

    멋지십니다!!! 더 좋은 기회 더 좋은일만 가득 하실겁니다!!!


  • bethel212
    2024/10/04 02:46

    멋졍~!(▰˘◡˘▰)

    (sfXyOK)


  • 새루리당총수
    2024/10/04 02:56

    키야.. 남자답다..ㅎ

    (sfXyOK)


  • dormil
    2024/10/04 07:01

    멋지십니다!!! 더 좋은 기회 더 좋은일만 가득 하실겁니다!!!

    (sfXyOK)

(sfXy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