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맥 끊어대는 뮤지컬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구리진 않음
아서 플렉은 현재 암울한 고담의 현실에 불을 지른 아이콘으로 수많은 지지자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본인은 그 영향력을 발휘할 능력도 방법도 없는 고립된 상태임
살인죄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아서에게는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음
불우한 과거는 그저 재판을 이용해서 스타가 되고 싶은 변호사에겐 변호를 위한 소재일 뿐이며 언론은 아서라는 가장 뜨거운 이슈를 이용해서 자극적인 방송으로 시청률을 뽑아내고 싶을 뿐임
재판 과정에서 아서의 과거는 파해쳐지고 민감한 사생활마저 노출되며 대중앞에서 조롱을 당하고 비난을 당하는 등 수모를 당하지만 그런 아서의 심리를 누구도 알아주지 않음
변호사조차 그저 다른 인격의 소행임을 주장하기만 할 뿐 그 과정에서 상처입을 아서는 이미 관심밖에 있었음
그 중 고담에서 유일하게 위대한 일을 했다며 할리 퀸젤만이 자신을 긍정해 줌
하지만 사실 할리가 주장하는 아서가 고담을 불태운 조커임을 긍정하게 되면 재판에서 무조건 패배하고 아서는 사형을 피할 수 없음
즉, 사형을 당하던 조커로서 위대한 카리스마로 다시 고담을 불태우던 할리는 조커의 영향력을 가장 크게 발휘할 수 있는 대리자의 위치만을 탐하는 사람이었음.
할리는 아서에게 관심이 없음 아서를 통해 조명된 자기 자신이 너무도 사랑스러울 뿐
극중 분위기 역시 아서에게 큰 결단을 내리게끔 조성이됨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성인들의 행진'은 조커가 앞서서 가면 그를 따라갈 사람들이 준비되었다며 끊임없이 아서를 충동질함
그리고 감옥에서 학대당하고 할리에게 충동질 당하며 재판장에서 인격이 난도질된 아서는 조커가 되기로 결심함
그리고 조커까지 단 한 발자국 남았을 때 '아서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유일하게 나에게 잘해준 사람이잖아. 난 너무 무서워' 라는 발언과 자신을 따라오겠다며 성인들의 행진을 부르다가 사망하는 동료를 보며 자신이 조커를 택하면 가져올 결과를 보게되며 인간 아서로 남게 됨
그리고 미친사람들만의 소통방식이던 노래로 더 이상 할리와 소통할 수 없어짐.
사실 그저 불행한 인생에서 쌓인 분노가 폭발했을 소시민인 아서는 누군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환호해주는게 기뻐서 광기어린 현장에서 춤췄을 뿐인 평균 이하의 남자였을 뿐임
그런 남자는 뿌리부터 썩어버린 고담을 불태울 아이콘이 되어버렸고 본인이 그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해도 이미 붙어버린 불이 꺼질리가 없었음
아서가 조커임을 부정했기에 이제 누구나 조커가 될 수 있음. 고담의 뿌리깊은 부패와 분노는 언제든 새로운 조커를 만들어내고 고담은 다시 불타오를 것임.
아서는 인간으로 죽기를 원했지만 그는 형제 배트맨의 숙적 조커로서 영원히 도시에 붙들려버렸음.
대충 감상과 함께 리마인드 해보니 나에게는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였음. 물론 볼거리가 좀 적긴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함.
진짜 지독하게 맥 끊어대는 뮤지컬이 이 영화 악평 지분의 80%는 차지할꺼라고 생각함...
이렇게 글로만 보면 진짜 이런 갓스토리가 없는데....
뮤지컬만 반절로 쳐냈어도 이만큼 평가가 폭락하진 않았을거임 ㅋㅋㅋㅋ
루리웹-1471307649
2024/10/04 02:32
뮤지컬만 반절로 쳐냈어도 이만큼 평가가 폭락하진 않았을거임 ㅋㅋㅋㅋ
안드로스
2024/10/04 02:32
딱 2번만 했으면 좋았을것 같음...
티에리아 아데
2024/10/04 06:11
이렇게 글로만 보면 진짜 이런 갓스토리가 없는데....
안드로스
2024/10/04 07:10
맥을 끊어도 너무 끊어먹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