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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협전)''당문의 마지막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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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문이 고요하다.


최근 무림 일대 자체가 평화로워진 탓도 있겠지만


현세의 당문이 고요한 것은 비단 그러한 이유 뿐만이 아니었으리라,






외성제자 '조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동안


당문에서 온갖 천대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수고해주었던


그의 빈자리가 당문에 쓸쓸한 바람을 몰고온 것이다.






"안돼... 죽지마.... 사형... 날두고가지마......."


"묵령.... 미안....."


"피...피가....말하지말고 있어....내가 어떻게든.....!!"


"미안....미안하오.... 묵령....... 그대와 더 함께 있고 싶었건만... 하늘이 허락치 않는구려"


"아...아니야....! 사형은 여기서 안죽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달라며!!! 평생 함께 해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아아.... 소사매.... 용서하시오....사랑하는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한심한 이 놈을....."


"사... 사형.....!! 눈 감지마..... 제발... 제발.......!!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최근 무림 일대에 흉악한 피바람을 몰고 왔던 시대의 악인 "서생"


그와 결맹하지 않은 문파들을 모조리 베어낸다는 소문이 당문에까지 들려왔고 


이에 소문을 알게되어 당문에서의 일상이 깨질까 두려워떠는 소사매,



그러나, 원체 감정을 숨기는데 익숙했던 그녀였기에


근심의 늪에 사로잡힌 묵령의 심정을 알아주는 이는 없었다.


'단 한 사람'을 빼고,





"소사매? 무슨 일 있는가? 얼굴 빛이 어둡고 방울이 구슬프게 우는구려"



"어.... 어....? 사형....!"



"최근 문파들을 숙청하고 다닌다는 그 놈 때문에 그러오?"



소사매는 당황하면서도 기뻤다.


그 누구조차 알아주지 못한 자신의 고민과 두려움을 알아주는 이가 있었기에,



"걱정마시오!! 서생이 오든 동생이 오든 이 한 몸 바쳐 당문은 지킬테니!!"



조활의 미소띄운 얼굴이 햇빛처럼 소사매의 마음을 비춰주었고


마음 속에 있던 근심이 눈 녹아내리듯 사라지는 기분을 소사매는 느꼈다.



"그대의 행복은, 이 조가놈에게 맡기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드리이다''












그러나, 운명이 이를 질투한 것일까,


한평생 선하게 살아온 그를,


마지막까지도 선한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던 그를 무참하게도 데려가버리었다.










밥만 축내는 돼지 같은 녀석,


10년동안 인정 받지 못하던 한심한 놈의 빈자리는 생각이외로 컸다.



당문의 모두가 조활의 빈자리를 느끼며 티는 내지 않더라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뒤늦게 그 노고에 그리워하더라도 죽은 사람이 돌아오지는 않으니......














"자 당문 일가분들이 모이셨으니 금월 당가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매 새로운 달이 되면 당문의 주요 인원이 모여 진행하는 회의,


오늘따라 유독 두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을 침울하게 하였다.




"그... 오늘 당가 어르신은 지병이 도지시어 부득이하게 참가를 하지 못하게 되셨습니다... 

회복이 우선인지라 요양에 집중하시는 것을 납득해주시길"



삼사형이 슬픈 어조로 당중령이 당문 회의에 참가하지 못한 이유를 읆조렸고


모두가 같은 기색으로 어르신의 안위를 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유독 한자리가 더 비는군요, 우리의 사형제, 아니 친형제와 같은 이가 떠나갔으니 말입니다''



외성제자였으나 그 수고를 인정 받아 당문 회의에도 참여하며 여러가지 기발한 재치와 입담으로 당문 부흥에


힘써주었던 그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것을, 


대사형도, 이사형도, 삼사형도, 사사형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 하고 있던 와중이었는데


한 사람, 한 여인만이 분위기에 맞지 않게 햇살 같은 미소로 그저 웃고 있었다.





"그 막내야,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게냐? 한동안 안보여서 걱정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나와준 것은 기쁘다만...."



"응? 아.. 별 일 아닙니다. 삼사형께선 너무 괘념치마셔요"



조활이 세상을 떠난 이후, 방에 틀어박혀 식사도 거른다는 소사매의 소문이


당문 일가에 맴돌았다. 심지어 하루는 밤사이에 기별도 없이 사라졌다가


이른 새벽에 나무를 캐러 갔던 제자의 의해 조활의 무덤 옆에서 기절한채로 발견되기도 한 것이니,


그랬던 소사매가 어찌된 영문인지 하루 아침에 근심 걱정이라는게 무엇인지 모르는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주었기에 사형들은 내심 안심하면서도 의아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 한동안 힘들어보이길래 모두 걱정했었는데 우리가 괜한 염려를 했나보구나

조활이 죽은 일에 니가 미련을 못 버리는 줄 알았ㄷ......."




"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




일순간, 엄청난 기색이 당가 회의를 위해 정심당에 모인 사형들에게 뻗쳐나갔다.


방금전까지만해도 생글 생글 웃던 소사매의 미소는 온데간데 없고


창백한 안색과 분노한 눈빛으로 몸을 떨어대는 그녀의 모습이


흡사 격분한 당가 어르신의 기세보다도 무겁고 서늘했기에


일동은 당황하여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요 삼사형?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씀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그나저나 조 사형은 왜 안오는거죠? 무리한 잡무로 인해 골병이라도 든 것 아닙니까?"




조활의 죽음을 언급한 이후로 쉽사리 들을 수 없었던 묵령의 방울 소리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귓전을 아프리만치 때리기 시작했다.


이내 식은 땀을 흘리며 조활의 행방을 묻던 소사매는 횡설수설하다가


곧이어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조 사형 좀 찾으러 다녀오겠습니다. 아마 골병이 든게 맞다면 간병도 할려고하오니


사형들께서는 저의 복귀를 신경쓰지 마시고 회의를 진행해주시길 바랍니다.


본녀의 언동이 무례했다면 용서해주시길"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 하던 그녀의 큼지막한 발걸음이


정심당의 문을 열어젖힘과 동시에 다시 한번 서늘한 바람을 불러왔고


이윽고 문이 닫힌 뒤에도 정적은 이어졌더라....



오래간 이어진 침묵,


그것은 깬 것은 대사형의 탄식이었다.



"조가놈 이놈아.... 혹시라도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하루 빨리 돌아와서 막내 좀 돌봐다오....."











이튿날 아침, 묵령은 다시 한번 조활의 무덤 옆에서 발견되었다.


피가 묻은 그녀의 비수를 쥔 채로,

댓글
  • 돌고래는 맛있어 2024/09/30 10:20

    새로운 양갈비가 안나오니까
    다들 본인들이 창조하고있어 이제 ㅋㅋㅋㅋ

  • 루리웹-1355050795 2024/09/30 10:20

    마지막을 보면 자결한거 같은데 자결하기 직전 씬에서 조활의 죽음을 부정하잖아?
    그런데 왜 자결함?


  • 돌고래는 맛있어
    2024/09/30 10:20

    새로운 양갈비가 안나오니까
    다들 본인들이 창조하고있어 이제 ㅋㅋㅋㅋ

    (q4jdk5)


  • 루리웹-1355050795
    2024/09/30 10:20

    마지막을 보면 자결한거 같은데 자결하기 직전 씬에서 조활의 죽음을 부정하잖아?
    그런데 왜 자결함?

    (q4jdk5)


  • 루리웹-797080589
    2024/09/30 11:12

    부정하다가 결국 깨달아버린거 아닐까

    (q4jdk5)

(q4jdk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