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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로]맨부커 수상 한강 NYT 기고, 미국사회에 잔잔한 울림

맨부커 수상 한강 NYT 기고, 미국사회에 잔잔한 울림 
 
-평화 아닌 어떤 해법도 의미 없어, 승리는 단지 공허한 구호 
-한국 전쟁은 강대국들이 일으킨 대리전쟁, 또 하나의 대리전쟁 원치 않아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런 가운데 맨부커 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얻고 있는 소설가 한강씨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이 미국사회에 울림을 주고 있다. 미국인들도 겪어보지 못한 트럼프의 막말과 말폭탄에 아연하던 미국인들이, 북의 핵 위협(누구를 향한)에도 한국인들은 무관심하다는 악의적인 보도가 나오고 하루에 2만여 명씩이 죽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그곳이 미국이 아니고 한국이니 괜찮다라는 어감으로 말하는 트럼프에 아연실색하던 미국인들이, 이미 전쟁을 겪은 한국인들이 또 다시 한국에서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한강의 기고문을 통해 공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이 전쟁의 참화에 빠지는 것을 누구도 바라지 않듯, 한국에서 그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강은 기고를 통해 미국사회에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강은 지난 7일 뉴욕타임스에 ‘While the U.S. Talks of War, South Korea Shudders-미국이 전쟁을 이야기할 때 한국은 몸서리를 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에게 ‘또 하나의 대리전쟁을 결코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지금 한반도에 살고 있다’고 분명하게 짚었다.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우리는 승리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매일 2만 명의 한국인이 죽게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전쟁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에서만 벌어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미국 뉴스와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트럼프, 이처럼 날선 대립의 상황에서 대화와 평화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들은 한 가지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에 대해 한강은 ‘정확히 맞는 말이다. 한국인들은 정말로 한 가지만 알고 있다. 한국인들은 평화가 아닌 어떤 해법도 의미가 없으며 “승리”는 단지 공허한 구호로서 터무니없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한강은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그 3년의 잔인한 세월 동안 도살당했고, 이전 국토는 철저히 파괴되었던 한국전쟁은 ‘이웃 강대국들이 한반도에서 일으킨 대리전쟁이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뒤 이 비극적인 전쟁 중, 공식적으로 우리 동맹국이었던 미국 군대가 남한의 시민들을 학살한 여러 사건, 특히 노근리 학살 사건을 예로 들며 ‘만약 그들이 남한 난민들을 “인간 이하”로 보지 않았다면, 만약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온전하고 진실하게 인식했더라면, 그러한 일이 가능했을까?’라고 미국사회에 물었다. 이들이 ‘인간을 인간으로 남아 있게 하는 최후의 방어선인 타인이 겪는 고통에 대한 온전하고 진실된 인식’이 있다면 미국이 아닌 한반도에서 일어난다는 이유로 전쟁을 용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한강은 미국에게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외신들이 이상하다, 초월했다고 지적한 한국인들의 무관심하리라만큼 차분한 모습에 대해서도 한강은 공포를 초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긴장과 공포는 우리 내부 깊이 파고들어 있으며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잠깐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며 공습대피소를 확인하고, 생존배낭을 준비하고 점차적으로 격해지는 말다툼이 실제 전쟁으로 진행될까 두려워한다고 전한다.
 
한강은 ‘우리에게는 아직 보고 싶은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한반도의 남쪽에 5천만 명이 살고 있으며, 그중 70만 명의 유치원생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그냥 단순한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다’며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한국인들이 신중하게 차분함과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한 가지 이유는 우리가 북한의 존재를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더 구체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 뒤 ‘누구를 위해 전쟁이 벌어지는가? 이런 유형의 오래된 질문은, 생생하게 느껴지는 현실로서 지금 바로 우리와 마주하고 있다’고 한국의 현실을 전하고 있다. 한강은 촛불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촛불이라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구를 통해 사회를 바꾸고자 원했을 뿐이며, 이를 결국 현실로 만든 사람들, 약하고 순수한 생명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인간적 고결함을 지닌 수천만 명의 사람들은 매일 카페와 찻집, 병원과 학교의 문을 열며 매순간 새롭게 밀려오는 미래를 위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그들에게 누가 평화가 아닌 다른 시니리오를 말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으로 기고문을 마무리했다.
 
한편 한강의 기고문을 청와대가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하자 조선일보 등 한국 보수언론들이 맹폭을 퍼붓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씨 기고문은 한국전쟁을 강대국 간 ‘대리전(proxy war)’으로 규정하고 최근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묻는 듯한 논지를 담고 있다’며 “北도발 침묵하는 글에 청와대가 동조하는 것이냐”고 해묵은 색깔논쟁을 끄집어 내어 청와대와 한강작가를 공격하고 있다. 미국인들에게도 트럼프의 막말이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가고 있는 가운데 한강 작가의 기고문이 서로 공유되는 등 잔잔하게 울림을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선동과 트집을 일삼는 조선일보에게 ‘그럼 당신들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냐’고 묻고 싶다.
[저작권자: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부분을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댓글
  • 거지을 2017/10/12 09:02

    대리전 아냐? 나와봐라 토론하자
    대리전 아니면 뭔데?
    한강 흥해라

    (hcBv6G)

  • 척사광 2017/10/12 10:00

    미국인들도 한국내의 전쟁 위협에 조금은 감정이입하나요? 전 너무 울림이 크네요.
    핵무장 주장하는 이들도 이 글 좀 봤으면..

    (hcBv6G)

  • 털레반 2017/10/12 10:10

    전 무식해서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성기세운일보와 피쓰당이  저거들의 이득을 위해  안보팔이 한다는 건 알겠네요

    (hcBv6G)

  • 늉뮹늉뮹 2017/10/12 12:17

    누가 매국일보 아니랄까봐
    저렇게 전쟁 부추기는 놈들 중에 진짜 전쟁 때 징집 대상자는 과연 몇이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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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끼2 2017/10/12 14:35

    글을 읽는 내내 너무나도 깊이 공감되요.
    콧날이 시큰하고 매워집니다.

    (hcBv6G)

  • 키키킥킥 2017/10/12 14:35

    조선일보는 미국신문인가? 도저히 이해할수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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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날머하노 2017/10/12 14:47

    제발 전쟁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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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레옹 2017/10/12 14:47

    조선이 이렇게까지 발끈하는거 보니, 정말로 한반도에 전쟁이 나길 기원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야 503이 조용히 풀려나니까.

    (hcBv6G)

  • 최신닉넴 2017/10/12 14:49

    도대체 '자칭'보수라는 조신일보에 한강을 비난하는 글을 적는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인지 알 수가 없군요

    (hcBv6G)

  • 달님아래 2017/10/12 15:03

    ㅎㅎ 자칭 정치평론가

    (hcBv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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