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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글 보고 씁니다. 37%의 경우였을까요?

안녕하세요. 장기기증 글을 보다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인지, 쓰려고 결심하니 이 게시판이 맞는 지 고민했습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랄게요. 자세한 기증 이야기가 써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 싶지 않으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저는 올해 5월 31일 사랑하는 아빠가 사고로 인해 돌아가셨습니다. 


아빠가 살아계셨을 때 평소 장기기증을 원하셨고 자주 말씀하셨기 때문에 가족들도 그 뜻을 존중하고자 했으나, 사고 후에 뇌사 판정을 받기 애매한 증후들로 인하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기기증인 신장, 폐, 심장 등의 장기는 기증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기에 한국장기기증원에 연락해두었던터라 각막과 기타 사후에 기증 가능한 피부와 뼈 등 인체조직기증을 하였습니다. 


사망 선고가 되고 난 뒤에 연락을 취하고 바로 기증원에서 담당자 분이 나오셔서 가족들에게 100% 동의 하지 않으신다면 하지 않을 것을 여러 번 당부하셨습니다. 또한 절대 강요하지 않으셨을 뿐더러 일적으로 접근하는 하는 게 아니라 아빠를 아시는 분일까 싶을 정도로 위로 해주시고 같이 슬퍼해주셨습니다. 장례식장과 기증원이 왕복 2시간 거리로 그다지 가깝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오셨고 오래 계시면서 유가족에게 꾸준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장기기증원에서 장기기증을 원하지 않는 것일까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여하간 결정한 후, 담당자 분께서 인체조직기증 후에 2가지 방법으로 시신을 운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첫번째는 기증 후에 병원 측에서 화장을 해주는 방법과 두번째로는 조직 기증 후에 시신이 그대로 오는 방법이었습니다. 보통 장례비용이나 화장비용이 걱정되거나, 입관식을 하지 않는 분들은 첫번째 방법을 많이 하신다고 하였으며, 두번째는 입관식이나 직접 화장을 원할 때 진행한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는 두번째 방법으로 진행하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친척 중 한 분이 인체조직기증을 하는 것을 모르는 상황이어서 만약 입관식에서 뼈나 피부가 없는 모습이 보일까 염려되었고 이런 상황을 담당자 분께 전달해드렸더니 뼈는 기증 후에 안을 플라스틱으로 채워 팔의 모양을 만들어줄 수 있고, 피부 역시 안 보이는 부분만 채취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분까지 전달받은 후에 시신은 손님이 많지 않은 첫날 밤에 전남대 병원에서 직접 차가 와서 운구하였으며, 기증 후 이동 시간까지 포함하여 약 6시간 후 새벽에 다시 전남대 병원에서 이동해주었습니다. (참고로 장례식장과 전남대 병원은 차로 한시간이 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의사 분께서 말씀하시길 신경써서 기증 후 처리를 한 것 같다고 하셨고 입관 때도 전혀 뼈가 없음이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기증 했다는 것에 대해 기증원에서 근조화환을 보내주셨고, 장례비용도 지원이 있었으며 그 액수가 크게 장례를 치루지 않는다면 엄청나게부족한 액수는 아니었습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화장할 때도 아버지께서 키도 크시고 체격이 좋으신 편이라 오래 걸릴 줄 알았으나 뼈가 아닌 플라스틱이어서 그랬는지 화장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후 상 치루고 나서도 기증원에서 상을 치루느라 고생하셨다는 말과 함께 고맙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 하셨습니다. 한달? 정도 지난 후 여름쯤에는 기증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분기 별로 합동 49제 같이 치루는데 오시겠냐는 연락도 있었으나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분기였는지, 상반기 하반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하여간 이렇게 장례를 치루고 또 기증을 하면서 오히려 저희 가족 모두는 장기기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멘붕게에 있는 글을 보니 제 가족이 겪은 일이 37%밖에 되지 않는 사실에 감사해야했던 것인지.. 또 저 기사를 가족들에게 보여줘야하는 것인지 참 멘붕입니다. 좋은 장기 기증이었던 것 같았는데 참 복잡한 밤입니다.. 
댓글
  • 뎁힌콩 2017/10/11 06:47

    앞으로는 37%가 아닌
    100% 모든 분들이 이렇게 진행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3RFrsd)

  • 마치가장 2017/10/11 07:07

    기사 자체에 문제가 좀 있어보입니다.
    작년 한국장기기증원에서 관리한 기증자가 551명인데
    총 기증자 573명 중에 67% 라는건
    대체 어디서 나온 통계인지 모르겠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dical&no=19721&s_no=19721&page=1
    해당 기사에 대한 의문사항입니다.

    (3RFrsd)

  • 조라 2017/10/11 09:42

    장기기증자 가족입니다(아버지)
    서울대병원에 계셨었고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더이상 가망이 없다는 이야길 들었었습니다
    그러다 담당의사가 장기기증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었고
    아버지 또한 살아생전에 장기기증을 한다는 의견을 하셨었기에
    저희 가족또한 동의를 했습니다(어머니, 저, 동생)
    동의를 함과 동시에 뇌사판정을 위한 병원비용은 들지 않았으며(병원측에서 부담)
    장례비또한 일부지원된다는 사실에 안도하였습니다
    동의 한지 몇시간 되지 않아 바로 한국장기기증원에서 코디네이터 두분
    (의료자격및 일정경력을 가진사람만이 코디네이터를 할 수 있다 들었습니다)
    오셔서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과 과정등을 이야기 해 주셨었습니다.
    뇌사판정을 받기까지 2박3일인가 3박4일이 걸렸는데
    그 기간동안 두 코디네이터 선생님은 퇴근도 하지 않으시고 병원에 상주하시며 진행하였습니다
    뇌사판정을 하기 위해선 6~8명의 의사 및 의료전문변호사 등이 전부 동의를 해야만 뇌사판정을 내린다 하였고
    단 한명이라도 뇌사가 아닌거같다라는 의견을 내비치면 절대 뇌사판정을 내릴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여튼 그렇게 뇌사판정은 진행이 되었으며 6월20일에 뇌사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이후 장기기증을 위한 수술실로 이동이 되는데 여기서 예우를 충분이 갖춘다 들었습니다(의사들과 함께 고인에 대한 감사인사와 묵념등등)
    이 때 코디네이터 선생님들이 수술실에 직접들어간다 했습니다. 수술에 직접참여여부는 모르겠으나 감독관?으로써 들어가는듯 합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5분에게 새 생명을 주셨으며 전국각지 필요한 환자분들께 장기가 이식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는 서울대병원내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루기로 했었고
    장기기증을 위한 수술이 끝나고 아버지께서는 병원에서 코디네이터 선생님과 함께 장례식장 영안실로 오셨습니다.(병원 구급차로 이동)
    그 때까지도 한국장기기증원 코디네이터 선생님은 계속 동행하셨고 모든 일을 마치고 그제서야 퇴근을 하셨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도 만약 서울대병원내 장례식장이 아니라 다른곳에서 한다 하더라도
    기증자를 이동하는건 병원측에서 하는걸로 들었었습니다.
    다만 저희는 장례식장을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기로 한거라 ..
    코디네이터 선생님은 피로누적으로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만치 보여서
    고생많으셨습니다 힘드시겠어요 하니 가족분들보다 힘들진 않다며 오히려 위로를 해주셨었습니다
    장례가 무사히 마치고 난 뒤에 저희 가족관리담당으로써 사회복지사님이 파견되셨고(물론 그 중간에도 오셔서 뵙긴했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으며
    매년 기증자를 위한 추모식도 진행하고 있고
    분기에 한번씩 유가족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행사? 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제 이야기는 마치구요
    장기기증을 진행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의 경우 꼭 '한국장기기증원' 에다가 문의를 하시는게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냥 병원에서 진행하는 장기기증보다는 어찌되었든 나라에서 진행을 해주는거기 때문에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기증자의 가족으로써 그리고 기증신청자로써 그 뉴스를 보고 열이 안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꼭 '한국장기기증원'에다가 문의를 하시길 바랄께요!

    (3RFr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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