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무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까?
교회에 매장하는 방식을 말하는건가, 아니면 흙을 쌓아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건가?
후자입니다. 그쪽 방식도 알고 계신 걸 보니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선생님, 여우는 무덤가에 자주 나타난다는 이유로 부정하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는 사실를 아십니까?
잘 알고 있지.
선생님, 알고 계시겠지만 여우는 그저 볕이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에 드러눕고 싶었을 뿐 입니다.
단지 그 장소가 양지바른 무덤이었을 뿐.
여우는 그저 평소에도 하고 싶었던 일을 했을 뿐 인데, 주변 환경 때문에 나쁜 인식이 생겨버렸습니다.
선생님? 저는 그저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했을 뿐 인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환경과 장소의 차이 때문일까요?
아니면 사람 때문일까요?
선생님?
제가 만일,
총학생회의 방위실장 옆이 아니라...
샬레의 선생님 옆에 있었다면...
저도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그러니... 양지바른 무덤 위에 드러누운 여우 처럼 선생님 옆에 기대어도 괜찮을까요?
그말 선생을 무덤에 눕히겠단 소리를 돌려서 하는중인거 아니지?
거기까진 생각이 미치지 않았는데, 그것도 괜찮군요. 누워!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더니...